부동산(주택가치 성장 1).jpg

펜데믹 사태 이후 호주 주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의 가격 성장은 지난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달 시드니 경매에서 470만 달러에 거래된 시드니 이너시티(inner city), 어스킨빌(Erskineville)에 자리한 4개 침실 테라스 주택. 사진 : Ray White Erskineville

 

‘CoreLogic National Home Value Index’... 전국 부동산 가치 20% 이상 상승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봉쇄 조치 연장 속에서도 최고 호황을 이어가는 호주 부동산 시장이 30년 만에 가장 강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컨설팅 회사 ‘코어로직’(CoreLogic)이 발표한 9월 분기 ‘CoreLogic National Home Value Index’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지난 1년 사이 호주 부동산 가치는 전국적으로 20% 이상 상승하여 지난 1989년 이래 가장 빠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주택가격 지수 결과 12개월 사이 시드니의 가격 상승률은 23.6%, 멜번(Melbourne)은 15%에 달했다.

다만 월별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되어 9월 전국 주택가격은 1.5% 성장에 그쳤으며 이로써 중간 가격은 67만4,848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로, 월별 상승은 3월 2.8%가 정점이었다.

호주 주택가격은 각 주(State)의 모든 도시에서 올랐으며 최고 기록 또한 각 주 주도에서 이루어졌다. 호바트(Hobart, Tasmania)의 지난 달(9월) 주택가격 성장은 2.3%로 호주 전체 대도시에서 가장 높았으며, 캔버라(Canberra)는 9월 한 달 내내 공개적인 주택 인스펙션이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2.0%가 올랐다. 이어 시드니(1.9%)가 뒤를 이었다.

다윈(Darwin, Northern Territory)과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는 전국의 부동산 시장 강세에서 다소 비켜가 가격 상승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각 0.1% 및 0.3%에 그쳤다.

독립형 주택(단독주택)은 시드니를 비롯해 브리즈번(Brisbane), 애들레이드(Adelaide), 호바트, 캔버라에서 2% 이상 상승을 이어갔다.

지방 지역의 9월 주택가격 상승은 전국 평균 1.7%로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NSW, 빅토리아(Victoria), 퀸즐랜드(Queensland), 타스마니아 지방 지역의 연간 성장률은 20% 이상에 달했다.

‘코어로직’의 엘리자 오원(Eliza Owen) 선임연구원은 지난 1989년 이래 호주 부동산 가치는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을 보였으며 올해 6월까지 지난 12개월 사이에만 22.6%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오웬 연구원은 “이는 주택시장의 실적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많은 역풍의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 배경은 저렴한 가격 제약과 더 증가한 주택 재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주택가격 지수는 올 1월에서 7월까지의 1 주택자에 대한 담보대출이 20.5%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현재 1년 넘게 지속되는 주택가격 상승은 금융규제 당국이 주택 구입자들의 부채 증가 수준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대출 기준 도입을 고려하는 가운데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주택 구매자 5명 중 1명 이상은 ‘내집 마련’을 위해 가계소득의 6배 이상을 대출받고 있는 상황이다.

연방 재무부 조시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 장관은 이미 높은 부채비율 대출을 억제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OECD 및 국제통화기금(IMF)도 대출 규제를 강화해 주택시장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호주 금융규제 당국에 권고한 상황이다.

호주 중앙은행(RBA)의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는 올해 초, (금융규제 당국의) 거시적 개입 도화선은 소득 증가율이 부채 증가율보다 낮게 지속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오웬 연구원은 이 같은 각 기관의 우려 배경에 대해 “지금 호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주택 부채는 올 6월까지 지난 1년 동안 5.6%가 높아진 반면 소득 증가는 1.6%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녀는 “금융규제 위원회의 모든 위원들이 제기한 여러 우려를 보면 조만간 당국의 개입이 있을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웬 연구원은 이전 주택시장 사이클에서 투자자 대출이 최고 45%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현재는 29%임을 언급하면서 규제 당국이 투자자 대출과 이자전용 대출(interest-only loan)을 목표로 했던 2014년 및 2017년의 시장 개입과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녀는 금융규제 당국이, 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더 높은 상환 가능성 평가 비율을 도입하거나 아니면 소득 대비 주책 비율이 6 이상인 대출 비율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주택가치 성장 2).jpg

‘코어로직’(CoreLogic)이 집계한 9월 분기 ‘CoreLogic National Home Value Index’ 결과 지난 1년 사이 호주 전역 주택가격은 20% 이상 성장을 보였다. 사진은 브론테 비치(Bronte Beach) 옆에 자리한 한 주택. 시드니 동부 브론테는 팬데믹 이후 주택가격이 무려 35.5%나 치솟았다. 사진 : Real Estate

   

현 상황에서는 낮은 금리와 부족한 주택 공급이 전국 주택가격에 계속해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 달(9월)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 수는 8월 중순의 최저점 이후 15.7%가량 증가했지만 ‘코어로직’ 수치는 이 기간 동안 여전히 지난 5년간의 평균에 비해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현재 주택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지난 5년간의 평균보다 약 28% 낮은 수준이다. 반면 주택 판매는 같은 기간 평균에 비해 약 25.5% 증가했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의 통계분석 선임연구원인 니콜라 파월(Nicola Powell) 박사는 “더 많은 주택이 시장에 나오면서 변화를 가져올 초기 징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고 우리는 여전히 각 지역 대도시에서 아직도 식지 않은 시장을 갖고 있다”는 그녀는 “현재 우리가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것은, 올해 최 우리가 보았던 경쟁조건 수준”이라며 “이는 매우 드물고 이례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박사에 따르면 시드니의 경우 매물이 시장에 공급될 수 있는 것보다 빨리 매매됨으로써 전체 재고 수준을 감소시킴에 따라 한동안 시장에 등록된 매물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새로 매물 목록에 등록되는 주택이 수요를 초과할 수도 있다.

그녀는 “여기에다 높아진 주택가격은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근래의 가격 상승은 첫 주택 구입자들의 구매 활동에 큰 타격을 주었지만, 이는 업사이징(upsizing. 현재보다 더 넓은 주택을 원하는 이들)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지적이다.

이어 파월 박사는 “주택 신용과 가격 상승이 임금성장을 앞지르는 상황에서는 주택가격 경제성이 문제가 된다”며 “소득 대비 부채 비율에 대한 규제가 (커플 소득자가 아닌) 단일 소득 구매자(single-income buyer)와 첫 주택 구입자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도시별 주택가격 상승률

(도시 : 월 / 분기 / 연간 / Total return / 중간가격)

-Sydney : 1.9% / 5.7% / 23.6% / 26.5% / $1,056,093

-Melbourne : 0.8% / 3.3% / 15.0% / 17.9% / $775,142

-Brisbane : 1.8% / 5.9% / 19.9% / 24.7% / $625,291

-Adelaide : 1.9% / 5.5% /19.1% / 24.0% / $529,376

-Perth : 0.3% / 1.2% / 18.1% / 23.2% / $524,589

-Hobart : 2.3% / 6.4% / 26.8% / 32.5% / $659,622

-Darwin : 0.1% / 1.7% / 20.2% / 26.8% / $481,767

-Canberra : 2.0% / 6.9% / 24.4% / 29.0% / $838,904

-Combines capitals : 1.5% / 4.7% / 19.5% / 22.9% / $579,753

-Combines regional : 1.7% / 5.1% / 23.1% / 28.6% / $503,609

-National : 1.5% / 4.8% / 20.3% / 24.1% / $674,848

Source : CoreLogic National Home Value Index, September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부동산(주택가치 성장 1).jpg (File Size:108.8KB/Download:14)
  2. 부동산(주택가치 성장 2).jpg (File Size:103.4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551 호주 호주 주택위기 심화... 구입 경제성,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50 호주 올해 겨울 시즌, ‘호주 기상 기록상 가장 따뜻한 계절’... 기상청 확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49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태양열 패널 설치 주민에 자금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48 호주 ‘Intergenerational Report 2023’... 주요 그래프를 통해 보는 호주 미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7 호주 NAPLAN 평가의 근본적 개편 이후 NSW 3분의 1 학생, ‘기준 충족’ 미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6 호주 호주 다수 지역들, 올해 봄 시즌 높은 수준의 ‘심각한 산불’ 경보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5 호주 성적 괴롭힘 관련 ABS 전국 조사, 젊은 여성 35% 이상 ‘피해 경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4 호주 보건-의료 부문에 매월 5천 명 신규 인력 추가... 그럼에도 직원부족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3 호주 주택담보대출 상환 스트레스... 대출자들에게서 종종 보이는 실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2 호주 “생활비 압박에 따른 ‘식품경제성’ 위기, 괴혈병-구루병 위험 높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1 호주 단 7주 만에 수백만 달러... ‘돈세탁’에 이용되는 NSW 최악의 펍과 클럽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0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지역사회 지도자들, 폭력 문제 해결 위한 ‘한 목소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39 호주 40년 후 호주 인구, 거의 1,400만 명 추가... 총인구 4,050만 명 이를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8 호주 허위 고교 졸업장-영어평가서로 대학에... 시드니대, 상당수 ‘부정입학’ 적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7 호주 “연방정부의 주택 계획, 향후 10년간 임차인들 320억 달러 절약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6 호주 “2023년의 ‘Matildas’, 여자축구-스포츠 이벤트의 ‘게임 체인저’로 기억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5 호주 ‘off-market’ 주택 거래... “일반적으로 매매가격 낮추는 경향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4 호주 Sydney Royal Wine Show 2023... 국내외 전문가가 선택한 최고의 와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3 호주 NSW 각 학교 학생들의 교내 ‘베이핑 문제’ 심각... 교육부, 실태파악 나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2 호주 SA 주 연구원들, 대변검사 없이 대장암 여부 확인하는 ‘조작’ 박테리아 설계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1 호주 지속되는 생활비 위기... ‘기후변화 행동’ 지원 호주인 비율, 빠르게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0 호주 캐나다베이 카운슬, 오랜 역사의 이탈리안 축제 ‘Ferragosto’ 개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9 호주 7월 호주 실업률 3.7%... 일자리 14,600개 실종-실업자 3,600명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8 호주 CB 카운슬, 예술가-지역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거리 예술’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7 호주 호주 여자축구, 사상 첫 월드컵 4강에 만족해야... 결승 진출 좌절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6 호주 호주 각 대학에서의 ‘표현의 자유’ 위협, 2016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5 호주 시드니 시, 헤이마켓에 한국-중국 등 아시아 문화 및 음식거리 조성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4 호주 인플레이션 수치, 호주 중앙은행 목표인 2~3% 대로 돌아오고 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3 호주 NSW 주 정부, 신규 주택 위해 시드니 11개 교외 공공부지 재조정 알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2 호주 수천 명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온라인상에서 각 지역의 잊혀진 역사 공유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1 호주 호주 전역 대도시 주택가격 오름세 보이지만... 상승 속도는 더디게 이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0 호주 라이프스타일-대도시보다 저렴한 주택가격이 ‘지방 지역 이주’의 주요 요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9 호주 CB 카운슬, ‘War on Waste’ 관련 무료 워크숍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8 호주 그림을 통해 보여주는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의 양면성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7 호주 생활비 압박 속 ‘생계유지’ 위한 고군분투... ‘multiple jobs’ 호주인 ‘급증’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6 호주 대학 내 만연된 성폭력 관련 ‘Change The Course’ 보고서 6년이 지났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5 호주 획기적 AI 혁명, “수용하거나 뒤처지거나”... 전문가-학계-기업 관계자들 진단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4 호주 No dance, No gum, No 방귀! 10 of the silliest laws around the world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3 호주 공실 늘어가는 시드니 도심의 사무 공간, 주거용으로 전환 가능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2 호주 일단의 정신건강 전문가들, 장기간의 실직과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 확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1 호주 시드니 부동산 시장 회복세 ‘뚜렷’, 주택가격 치솟은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0 호주 “NSW 주 ‘유료도로 이용료 감면’ 대신 ‘바우처’ 도입해 통행량 줄여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9 호주 NSW 전역 캥거루 개체 크게 증가... 과학자들, 생물다양성 문제 경고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8 호주 “뜨개질 그룹에서 치매-손 떨림 예방하고 새 친구들도 만나보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7 호주 2022-23년도 ‘금융’ 부문 옴부즈맨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 9만7천 건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6 호주 ‘메트로 웨스트’ 기차라인 건설 지연, NSW 주택건설 계획도 ‘차질’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5 호주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가격 2.3% 상승... 일부 교외지역 성장세 두드러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4 호주 호주에서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은 누구...? 노년층 아닌 중년의 남성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3 호주 새로운 계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초기 단계 환자에 ‘효과 가능성’ 보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2 호주 올해 6월까지 12개월 사이, 광역시드니의 임대료 최다 상승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