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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 전역의 산불 피해로 인한 보험금 보상 청구액이 2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장기적으로 이번 자연재해가 호주인의 생활수준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산불로 파손된 주택은 2천500채가 넘는 것으로 집계된 상태이다.

 

산불-우박 등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보상액, 20억 달러 육박

역대 최대 재해 비용... 경제학자들, “장기적으로 생활수준 악화” 경고

 

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 산불 및 이달 셋째 주 캔버라를 비롯해 일부 지역을 덮친 우박 등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 보상액이 20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 및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호주인의 생활수준에도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고 지난 토요일(25일) ABC 방송이 경제학자들의 진단을 인용, 보도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산불의 영향이 향후 6개월 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관광객에 의존하는 지역의 경우 내년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향후 자연재해에 적응하고 기후변화가 주는 위협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효율적 경제 성장을 위한 자원이 이번 사례처럼 복구비용으로 전용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불과 우박폭풍 등 최근에 벌어진 자연재해의 경우 호주의 역대 보험청구 사상 가장 값비싼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보험협회(Insurance Council of Australia)에 따르면 특히 극심했던 지난해 11월 8일 이후 산불 사태와 관련해 2만 건 이상의 보험이 청구된 상태이며, 아직도 산불이 진화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박 폭풍 피해에 대한 보험 청구 건수는 훨씬 많다. ACT와 NSW, 빅토리아(Victoria) 주 지역을 휩쓴 우박 폭풍피해자들의 보험 청구는 이달 넷째 주 현재 5만5천 건을 넘어섰으며 추정 손실액은 5억1,4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번 재해로 인한 보험 보상비용은 지난 2009년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던 빅토리아 주 산불인 ‘Black Saturday’ 당시의 피해 금액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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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재해는 농업 부문뿐 아니라 관광업 등 관련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미치고 있으며 2021년에야 회복될 것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진단이다. 지난해 연말 빅토리아 주 이스트 깁스랜드(East Gippsland) 지역 산불로 말라쿠타(Mallacoota) 거주민과 여행자들이 긴급 대피하고 있다(사진).

 

경제 컨설팅 사인 ‘BIS Oxford Economics’가 지난 주 금요일(2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번 재해로 호주 농업 부분이 입은 타격은 국내총생산(GDP)의 0.2%, 거의 4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BIS는 이번 여름 시즌 산불이 향후 수개월 지속될 수도 있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주택손실 측면에서 호주 사상 두 번째 최악의 상황으로, 현재까지 2천500채 이상의 주거지가 산불로 파손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보다 많은 피해 사례는 지난 1938-39년 빅토리아 주를 휩쓴 산불이었다.

BIS의 수석 경제학자 사라 헌터(Sarah Hunter) 연구원은 “특히 이번 산불은 휴가철 성수기에 크게 확산됐다”며 관광업에 미친 영향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헌터 연구원은 “이번 자연재해로 인해 호주 경제는 올 하반기까지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복구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2021년에야 경제 회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연재해에 대한 적응’, ‘기후변화 위협 완화’라는 정부 정책으로 인해 국인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더욱 클 것이라는 게 헌터 연구원의 진단이다. “기온 상승, 기후변화에 따라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 담수와 같은 기본 서비스를 위한 지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프라 및 서비스에 투자되어야 할 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헌터 연구원은 “이는 궁극적으로 모든 국민들의 생활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면서 “2025년까지 호주인 1인당 GDP 감소는 최대 1천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마크 트레바스키스(Mark Trevaskis)씨는 산불로 인해 관광 부문에서 타격을 받은 사람 중 하나이다. 그는 아내 피오나(Fiona)와 함께 지난해 헌터밸리(Hunter Valley)의 세스녹(Cessnock)에 주택을 구입, 에어비앤비(Airbnb)를 통해 숙소임대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여행자를 위한 숙소 임대 사업을 시작한 후 산불 사태로 인해 방문자는 뚝 끊겼다. 바로 지난해 9월 NSW 주 중북부에서 시작된 산불이 헌터밸리 지역으로 확대된 때문이다.

트레바스키스씨는 산불이 숙소임대업 등 관광 부문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 지역 호텔 등은 청소용역 회사에 호텔 및 객실 청소를 의뢰하고 있지만 방문객이 없다보니 청소용역 회사 또한 일이 줄어들었고, 이곳에서 일하는 캐주얼 노동자들도 직업을 잃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피해 지역을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National Australia Bank’(NAB)는 지난 주 금요일(24일) 3만 명의 직원들이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추가로 연례 휴가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NAB의 로스 맥이완(Ross McEwan) 최고경영자는 “우리 직원들에게 하루 유급 휴가를 제공해 지방 지역의 카페, 호텔, 레스토랑, 관광지를 방문하도록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소비심리는 하락한 상태이며 크리스마스와 복싱데이 시즌의 소매 지출은 감소했다.

컨설팅 사인 ‘UBS’의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12월 분기 및 올 3월 분기 경제성장률이 0.25%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산불로 인한 스모그 피해가 작업 환경에도 영향을 미쳐 건설업계의 간접적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전반적인 가격 상승으로 호주 가구의 소매 지출 또한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웨스트팩 은행(Westpac Bank)의 저스틴 스머크(Justin Smirk) 수석 연구원은 조만간 발표될 12월 소비자 물가지수에서 쇠고기, 양고기 및 돼지고기 가격이 2%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극단적인 가뭄 상태에서도 과일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채소는 약 20%가량 상승했으며, 이는 소매물가 4%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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