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경매 1).jpg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한 호주 용사가 지난 60여 년간 거주했던 라이드(Ryde)의 2개 침실 주택은 잠정 가격에 다소 못 미치는 124만2천 달러에 낙찰됐다. 사진은 이 주택의 경매를 진행하는 토비 르웰린(Toby Llewellyn) 경매사. ‘도메인’ 뉴스 화면 캡쳐.

 

전반적인 시장 둔화 속, 북부-도심 인근 지역 거래는 여전히 ‘활발’

 

지난 주말(28일) 시드니 경매에서 가장 화제가 된 매물 중 하나는 라이드(Ryde)에 있는, 한 역사적 주택이었다. 1950년대 지어진 이 주택은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에 나온 매물이었다.

약 30여 그룹이 경매 현장에 모여든 가운데 매매를 진행한 ‘Morton Green Square’ 사의 다미안 케네디(Damian Kennedy) 에이전트는 “이 주택 현장은 시간을 되돌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경매가 진행된 2개 침실의 이 매물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한 호주 용사가 구매하여 계속 거주해온 주택으로, 지난 60여 년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뿐 아니라 부엌과 다이닝 룸에는 오래된 가전제품과 기기들, 주인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침실에는 참전용사의 과거를 보여주듯 왕립 호주공군(Royal Australian Air Force)의 오래된 군복이 걸려 있었다. 한 경매 현장 참가자는 “마치 작은 박물관을 보는 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1955년, 2차 대전 참전용사는 메이즈 애비뉴(Maze Avenue) 상에 자리한 이 주택을 675파운드에 구매했다. 그것이 이 주택의 마지막 거래 기록이었다.

이날(28일) 현장에는 3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한 가운데 경매는 느리게 시작됐다. 입찰자 가운데 선뜻 가격 제시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Cooley Auctions’ 사의 토비 르웰린(Toby Llewellyn) 경매사는 매매를 진행한 부동산 중개회사와 몇 차례 전화통화를 했고, 경매 시작 가격을 118만 달러로 확정했다. 이어 펜리스(Penrith)에서 온 한 커플이 119만 달러를 제시한 이후 다른 입찰자들이 수천 달러 단위로 가격을 올려나갔다.

그리고 펜리스 커플의 입찰가가 124만2천에 이르자 다른 입찰자들이 포기했고, 이 주택은 잠정가격(125만 달러)보다 낮은 이 가격에 낙찰이 결정됐다. 현재 라이드의 중간 주택 가격은 166만4천 달러로 집계되어 있다.

낙찰자로 결정된 펜리스의 칼리안(Kalyan)과 란지타(Ranjita)씨는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었다”면서 “우리가 낙찰받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 커플은 이 주택을 임대로 내놓았다가 적당한 시기에 재건축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매매를 진행한 케네디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 주택이 매물로 나온 뒤 50여 그룹이 인스펙션을 했지만 경매 당일 입찰자는 3명에 불과했다. 그는 “이번 가을 시즌의 둔화된 주택 시장을 감안할 때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면서 “매물이 나오면 수십 명이 인스펙션을 하고 경매 당일에서 10개 그룹 이상이 가격 경쟁을 펼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케네디 에이전트의 말처럼 시드니 주택 시장은 지난 2015년 이래 크게 둔화된 상태이다. 부동산 정보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이 이달 3주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분기 시드니 주택 가격은 전년도 동기 대비 2.6%가 하락했다.

실제로 시드니 주말 경매에 나오는 매물도 줄어들고 있다. 라이드 주택 경매를 맡았던 르웰린 경매사는 “주택을 매매하고자 하는 이들은 많지만 이들은 현재의 둔화된 시장을 감안, 적절한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드니 전역에서 매물로 등록된 주택은 670채였으며, ‘도메인 그룹’이 집계한 378채 주택의 낙찰 결과는 58.1%로 4월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런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경매 결과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채스우드(Chatswood)에서는 소유자가 사망하면서 매물로 나온 3개 침실 주택이 잠정 가격에서 무려 75만 달러 남는 가격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종합(경매 2).jpg

채스우드(Chatswood) 젠킨스 스트리트(Jenkins Street) 상의 3개 침실 주택. 537스퀘어미터의 이 주택은 잠정 가격(175만 달러)을 크게 넘은 250만 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젠킨스 스트리트(Jenkins Street) 상에 자리한 537스퀘어미터의 이 주택 경매에는 무려 10명의 입찰자가 나서 가격 경쟁을 펼쳤으며 짧은 시간에 잠정 가격(175만 달러)을 크게 넘은 250만 달러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매매를 맡은 ‘Shead Property’ 사의 휴 오닐(Hugh O’Neill) 에이전트는 “이처럼 좋은 낙찰 결과가 나올 것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높은 낙찰가로 화제가 된 주택은 이너 웨스트(inner west)에서도 있었다. 매릭빌(Marrickville)의 해리엇 스트리트(Harriet Street)에 있는 2개 침실의 낡은 주택은 5명의 입찰자가 가격 경쟁을 이어갔으며 잠정 가격(98만 달러)을 크게 넘긴 105만 달러에 낙찰됐다.

아난데일(Annandale)에서도 소유자가 사망하면서 매물로 나온 작은 코티지(cottage)가 사전 경매를 통해 150만 달러에 거래됐다. 387스퀘어미터 부지의 작은 주택으로, 경매 매물로 등록하면서 설정된 잠정 가격은 141만 달러였다.

반면 시드니 도심에서 40킬로미터 거리의 북서쪽 외곽 지역인 아카디아(Arcadia)의 5개 침실 주택은 매물로 등록된 후 50여 그룹이 인스펙션을 했으나 막상 지난 주 경매는 무산됐다. 지난 1997년 마지막 거래됐던 이 주택의 당시 매매 가격은 38만5천 달러였으며, 이날 경매 잠정 가격은 300만 달러였다.

한편 콩코드(Concord)에서는 한 가족이 지난 50년간 거주해 온 3개 침실 주택이 매물로 나왔으며 6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해 잠정 가격(240만 달러)을 간신히 넘긴 241만 달러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매매를 진행한 ‘Devine Real Estate Concord’ 사의 올리비아 투마(Olivia Touma) 에이전트는 “지금의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대체로 만족할 만한 거래 결과”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

 

  • |
  1. 종합(경매 1).jpg (File Size:62.0KB/Download:18)
  2. 종합(경매 2).jpg (File Size:96.3KB/Download:19)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501 호주 기후변화와 관련된 극한의 날씨, “세계유산 위협하는 공통의 적...”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0 호주 시드니 주택 시장의 ‘FOMO’ 심리, 3개월 사이 7만 달러 가격 폭등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499 호주 Year 12 학생들, 대학 입학시 원격 수업보다는 ‘캠퍼스 활기’ 원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498 호주 ‘주거 스트레스’, 지방 지역으로 확산... 민간단체들, “정부 행동 필요”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497 호주 연방정부 최초의 ‘Wellbeing budget’, 호주인들 ‘더 부유하고 장수’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6 호주 정부 예산, 200달러 흑자 전망되지만... “올해 ‘생활비 경감’ 추가 조치 없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5 호주 ‘School zones’ 속도위반 적발 가장 많은 시드니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4 호주 12년 만에 가장 무더웠던 북반구의 7월, 올 여름 호주의 예상되는 기후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3 호주 스리랑카와 호주의 국가정체성 탐구 소설, 올해 ‘마일즈 프랭클린 문학상’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2 호주 Auction theory... 경매 통한 거래방식이 부동산 시장에 암시하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1 호주 ‘파워풀 여권’ 순위... 호주 186개국-한국 189개국 무비자 방문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90 호주 심화되는 이상기후... 시드니 다수 교외지역, 더 많은 ‘tree canopy’ 필요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89 호주 시드니 지역에서의 ‘은밀한’ 코카인 사용량,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88 호주 호주와 뉴질랜드 모두 인플레이션 수치 하락 중... 일부 주요 국가들 비교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87 호주 호주 실업률 다시 하락... RBA, 8월 통화정책 회의서 금리인상 가능성 ↑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7.
6486 호주 대다수 호주인들, “이민자 유입 너무 많다”... ‘적다’는 이들은 극히 일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5 호주 중앙은행 미셸 블록 부총재, 차기 총재 선임... 금리 인하 시작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4 호주 세금신고 정보- 새 회계연도의 세무 관련 변화... 환급액, 더 낮아질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3 호주 FIFA 주관의 첫 여자축구 국제대회, 그리고 1세대 ‘Matidas’의 도전과 투혼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2 호주 Mind the price gap... 기차라인 상의 각 교외지역 주택가격, 큰 차이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1 호주 치솟은 기준금리와 높은 인플레이션... 호주인 절반, ‘재정적 위기’ 봉착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80 호주 ‘재택근무’는 ‘획기적’이지만 CBD 지역 스몰비즈니스에는 ‘death knell’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9 호주 NSW 정부, 주택계획 ‘Pilot program’으로 5개 교외지역 ‘신속 처리’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8 호주 “아직은 모기지 고통 적지만 젊은 임차인들, 높은 임대료로 가장 큰 압박”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7 호주 HSC 시험 스트레스 가중... 불안-집중력 문제로 도움 받는 학생들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6 호주 NSW 보건부, 급성 vaping 질병 경고... 일단의 젊은이들, 병원 입원 사례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20.
6475 뉴질랜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3번째 키위사망자 발생 보고 일요시사 23.07.19.
6474 호주 2022-23년도 세금 신고... 업무 관련 비용처리가 가능한 항목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3 호주 잘못 알고 있는 도로교통 규정으로 NSW 운전자들, 수억 달러 ‘범칙금’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2 호주 차일드케어 비용, 임금-인플레이션 증가 수치보다 높은 수준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1 호주 2023 FIFA 여자 월드컵... 축구는 전 세계 여성의 지위를 어떻게 변모시켰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70 호주 시드니 주택임대료, 캔버라 ‘추월’... 임대인 요구 가격, ‘사상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9 호주 입사지원시 기업 측의 관심을 받으려면... “영어권 이름 명시하는 게 좋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8 호주 세계 최초 AI 기자회견... “인간의 일자리를 훔치거나 반항하지 않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7 호주 개인소득세 의존 높은 정부 예산... 고령 인구 위한 젊은층 부담 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6 호주 일선 교육자, “계산기 없는 아이들의 산술 능력,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5 호주 SA 주 8개 하이스쿨서 ChatGPT 스타일 AI 앱, 시범적 사용 예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4 호주 NSW, ‘세입자 임대료 고통’ 해결 위해 Rental Commissioner 임명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3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Dodgeball Sydney’와 함께 ‘피구’ 리그 마련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2 호주 CB 카운슬, 어린이-고령층 위한 대화형 게임 ‘Tovertafel’ 선보여 file 호주한국신문 23.07.13.
6461 호주 Millennials-Gen Z에 의한 정치지형 재편, 보수정당 의석 손실 커질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60 호주 고령연금 수혜 연령 상승-최저임금 인상... 7월 1일부터 달라지는 것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9 호주 다릴 매과이어 전 MP의 부패, NSW 전 주 총리와의 비밀관계보다 ‘심각’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8 호주 호주 대학생들, ‘취업 과정’ 우선한 전공 선택... 인문학 기피 경향 ‘뚜렷’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7 호주 보다 편리한 여행에 비용절감까지... 15 must-have travel apps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6 호주 각 대도시 주택시장 ‘회복세’, “내년 6월까지 사상 최고가 도달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5 호주 주 4일 근무 ‘시험’ 실시한 기업들, 압도적 성과... “후회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4 호주 연방 노동당, QLD에서 입지 잃었지만 전국적으로는 확고한 우위 ‘유지’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3 호주 호주 RBA, 7월 기준금리 ‘유지’했지만... 향후 더 많은 상승 배제 못해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2 호주 NSW 정부, 각 지방의회 ‘구역’ 설정 개입 검토... 각 카운슬과 ‘충돌’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