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NT 여행 1).jpg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 정부가 북부의 풍성한 원주민 문화를 주요 관광 전략화 한다는 계획 하에 ‘Aboriginal Tourism Strategic Plan for the Northern Territory’를 입안하는 가운데 해당 지역 원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Northern Territory 북동부, 아넘랜드( Arnhem Land)에서 열리는 연례 원주민 문화 축제인 ‘Garma Festival’에 출연한 원주민 어린이.

 

고대 유적 탐방 여행자 증가... 관광 관련 부문에서 해당 지역 ‘원주민 소외’ 지적

 

호주 대륙에 인간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약 6만5천 년 전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호주에 600여 부족으로 남은 원주민의 조상들이다. 이들이 남긴 고대 유적(주로 암벽화)들은 오늘날 곳곳에 남아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실, 이집트 기자(Giza)나 올림포스(Olympians)의 피라미드를 위해 거대한 암석을 깎기 수만 년 전, 이미 이 땅의 거주자들은 곳곳의 바위에 그들의 조상으로부터 전해진 부족 이야기를 그림으로 남겨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오랜 역사의 풍부한 흔적들은 그러나 다른 국가의 유적지에 비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일(일) ABC 방송은 ‘원주민 문화’를 앞세운 NT 정부의 새 전략을 언급하면서 관광정책에 원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이 지역 원주민 커뮤니티의 입장을 전했다.

호주 원주민 거주 비율이 높은 북부 호주 관광부(Northern Territory tourism department)에 따르면, 빼어난 자연 경관은 물론 원주민 문화를 풍성하게 간직하고 있는 카카두 국립공원(Kakadu National Park)의 2017년 방문자 수는 10년 전인 2008년에 비해 4만 명가량 감소했다.

원주민 문화를 찾는 호주인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2018년의 경우, 그해 9월까지 카카두 국립공원을 찾은 내국인 가운데 원주민 문화체험 기회에 참여한 이들은 15%에 불과했다. 오히려 해외여행자들의 문화체험에 대한 관심이 69% 비율로 훨씬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NT 정부가 35만 달러 넘는 비용으로 ‘북부 호주의 원주민 관광 전략 계획안’(Aboriginal Tourism Strategic Plan for the Northern Territory)을 발주했으며 몇 주 이내 이 계획이 나오는 대로 공표한다는 것이다.

NT 정부가 원주민 관광 활성화 계획 입안에만 이처럼 상당 비용을 들인 것은, 그만큼 원주민 문화체험을 NT지역 여행의 핵심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종합(NT 여행 2).jpg

호주 중앙 내륙의 울룰루(Uluru)는 관광 당국의 여행자 유치 전략과 달리 이곳을 기반으로 살아온 응구라리짜(Nguraritja) 및 아낭구(Anangu) 원주민 부족은 바위에 오르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서로의 입장이 상충돼 왔다.

 

‘원주민 문화’ 주제 여행업

지난 10년 사이 50% 성장

 

올해로 22살이 되는 ‘달라봉’(Dalabon. Arnhem Land를 기반으로 살아온 호주 원주민의 한 부족) 원주민 후손인 브룩스(Brooks)씨는 캐서린(Katherine)의 닛밀룩 국립공원Nitmiluk National Park) 투어 가이드로 일하며 “원주민 문화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여행자들에게 8천 년 전 그려진 원주민 바위그림을 보여주면서 ‘3만 년 이상 된 그림과 비교하면 얼마 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면 한결 같이 놀라는 표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우리 부족이 이 지역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룩스씨는 “이는 호주 내국인 여행자들 또한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학교 정규 교육 과정에서 원주민 문화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북부 호주 곳곳에 남아 있는 원주민 유적에 대한 이야기가 전 세계 여행자들 사이에 점차 알려지고 있으며, 이를 보기 위해 아이슬란드 등 먼 국가에서도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NT 여행 3).jpg

북부 호주 여행자를 대상으로 원주민 음식 사업을 하는 레일린 브라운(Raylene Brown. 맨 오른쪽)씨. 그녀는 “당국의 관광산업 진흥 계획에서 원주민들의 요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NT관광청에 따르면 다윈(Darwin)에서 열리는 ‘Aboriginal Art Fair’ 방문객은 지난 2014년 4,891명이었으나 5년이 지난 지난해에는 1만3,932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NT 북동쪽, 아넘랜드(Arnhem Land)에서 열리는 연례 원주민 축제인 지난해 ‘Garma Festival’는 입장권이 사전에 매진되기도 했으며 호주 전역에서 방문자들이 아넘랜드를 찾았다.

이 지역의 호주식 풋볼(Australian Football) 리그 결승인 ‘Tiwi Islands Grand Final’과 ‘Art Sale’은 퀸즐랜드(Queensland) 주 내륙의 버즈빌(Birdsville)에서 열리는 경마대회 ‘버즈빌 레이스’처럼 현지인보다 많은 외지 방문객들이 이들의 풋볼 경기를 즐기고 원주민 예술을 보고자 북부 호주를 방문한다.

NT 정부가 추진하는 ‘국립 원주민 미술관’(National Indigenous Art Gallery)은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준주 정부는 원주민 예술 탐방로 개발을 위해 1억600만 달러 투입을 약속했으며, 예술품 판매를 위해 100만 달러 지원을 밝히기도 했다.

NT 관광청에 따르면 북부 호주에는 약 144개의 원주민 관광 업체가 방문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사이 원주민 문화 주제의 관광산업은 약 50% 성장을 보였다.

 

종합(NT 여행 4).jpg

닛밀룩 국립공원(Nitmiluk National Park)의 여행 가이드로 일하는 제이미 브룩스(Jamie Brooks. 맨 왼쪽)씨는 원주민 문화관광이 교육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성장 잠재력 높은 반면

해당 원주민은 소외돼

 

그런 반면 노던 테러토리의 관광산업 정책이 이 지역 원주민들의 바람을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호주 중앙 내륙의 거대한 바위 울룰루(Uluru)에 대해, 이곳을 기반으로 살아온 원주민들, 특히 응구라리짜(Nguraritja) 및 아낭구(Anangu) 부족은 바위에 오르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 왔으며, 올해 10월부터 ‘등반 금지’를 결정했다.

NT 정부 당국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카두 국립공원의 육상 및 해상 접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 원주민 부족들과 갈등을 빚어 왔으며, 방문자는 증가했지만 원주민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북부 호주 여행자를 대상으로 원주민 음식 사업을 하는 레일린 브라운(Raylene Brown)씨는 “이런 정책은 분명 원주민들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관광산업 진흥 계획에서 원주민들의 요구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만간 ‘북부 호주의 원주민 관광 전략 계획안’이 나오겠지만 원주민들이 당국의 관광 정책에 좀더 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NT 당국의 관광 마케팅 전략에 원주민 문화가 장기적으로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을 믿지만 방문객들은 일단 이에 대한 접근이 여전히 어렵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어 브라운씨는 20년 전 이 지역에서 ‘원주민 전통 음식’ 사업을 시작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NT 당국의 지원이 있다면 원주민이 주도하는 관광사업이 방문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음식에 대한 여행자들의 반응은 놀라웠다”는 그녀는 “원주민 부족의 음식을 체험한 방문자들은 색다른 경험에 만족해했다”며 “하지만 원주민 문화를 통한 관광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종합(NT 여행 5).jpg

북부 호주 ‘달라봉’(Dalabon) 부족 출신인 제이미 브룩스(Jamie Brooks)씨.

 

관광 당국 지원으로

잠재력 극대화 필요

 

그 동안 주요 매체들은 북부 호주, 원시 상태의 자연 환경에 너무 많은 방문객이 몰려들고 원주민 문화가 훼손되는 문제를 지적하곤 했다.

하지만 NT 정부 관광청의 스콧 러벳(Scott Lovett) 청장은 원주민 문화 관광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러벳 청장은 “오히려 이 지역 원주민들이 오랜 시간 NT 정부 관광 당국과 협력해 원주민 여행 사업을 전개, 성공한 사례가 많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원주민 토지에 대한 여행자들의 방문은 토지 관리인들의 바람과 권리법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NT 정부 관광부 로렌 모스(Minister Lauren) 장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원주민들의 예술적 표현, 영감을 주는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노던 테러토리의 풍부한 예술과 문화는 국내외 여행객을 끌어들이고 북부 호주 경제를 선도하는 동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브라운씨는 “원주민 공동체의 사적지를 유지 보존하고자 관광산업에 관여하지 않으려는 원주민들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캐서린의 여행 가이드인 브룩스씨는 “여행자들에게 노던 테러토리의 풍부한 원주민 문화를 체험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지역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북부 호주를 여행하는 이들은 이곳 원주민들의 과거와 현재, 그들의 문화 유적을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부 호주의 원주민 문화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 중 하나이며, 우리는 그것이 그대로 묻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NT 여행 1).jpg (File Size:61.8KB/Download:49)
  2. 종합(NT 여행 2).jpg (File Size:79.0KB/Download:35)
  3. 종합(NT 여행 3).jpg (File Size:91.4KB/Download:32)
  4. 종합(NT 여행 4).jpg (File Size:101.8KB/Download:33)
  5. 종합(NT 여행 5).jpg (File Size:80.0KB/Download:3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451 호주 호주 실업률 6.4%, 12년래 최고 기록 호주한국신문 14.08.14.
6450 호주 ‘Islamic State’의 소셜 미디어, 호주 내 테러 위협 높여 호주한국신문 14.08.14.
6449 뉴질랜드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오클랜드 통일강연회 개최 file 굿데이뉴질랜.. 14.08.15.
6448 호주 시드니 부동산, 전년 동기간의 ‘활황기’ 돌아오나... 호주한국신문 14.08.21.
6447 호주 스트라스필드 봄 축제, 한국계가 메인 무대 장식 호주한국신문 14.08.21.
6446 호주 한국관광공사, 명예 홍보대사로 임다미 위촉 호주한국신문 14.08.21.
6445 호주 이휘진 총영사, 한인 워홀러들 작업장 방문 호주한국신문 14.08.21.
6444 호주 한국 ‘장애청년드림팀’, 한인회 방문 호주한국신문 14.08.21.
6443 호주 외곽 오지 지역 센터링크에서도 시민권 시험 가능 호주한국신문 14.08.21.
6442 호주 “모든 고용주, 차별금지법 숙지해야...” 호주한국신문 14.08.21.
6441 호주 ‘나플란’ 시험 쓰기 과목, “너무 어렵다” 지적 이어져 호주한국신문 14.08.21.
6440 호주 이민부, 난민 아동에 임시보호비자 발급 계획 호주한국신문 14.08.21.
6439 호주 그린필드 파크서 칼에 찔린 남성 사망 호주한국신문 14.08.21.
6438 호주 캔버라 지역, 호주에서 평균 임금 가장 높아 호주한국신문 14.08.21.
6437 호주 ‘국제적 비난’ 칼레드 샤로프, 그는 누구인가 호주한국신문 14.08.21.
6436 호주 애보트 수상, 테러가담 관련 법안 추진 설명 호주한국신문 14.08.21.
6435 호주 부동산 투자 비자 정책으로 주택가격 상승 호주한국신문 14.08.28.
6434 호주 취재수첩-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총회? 호주한국신문 14.08.28.
6433 호주 텔스트라 ‘콜센터’, 5년 이내 사라질 것 호주한국신문 14.08.28.
6432 호주 클리브 팔머 대표, 중국 정부에 대한 ‘막말’ 사과 호주한국신문 14.08.28.
6431 호주 시드니 시티, ‘인종차별 규탄안’ 만장일치로 통과 호주한국신문 14.08.28.
6430 호주 “아시안컵 성공 개최 위해 한인사회 적극 협력...” 호주한국신문 14.08.28.
6429 호주 “이너 시드니 아파트, 공급 과잉 불러올 수도...” 호주한국신문 14.08.28.
6428 호주 ‘크리스마스 섬 난민신청자 처우’에 집단소송 호주한국신문 14.08.28.
6427 호주 애보트 수상, 테러 억제 위해 6천400만 달러 배정 호주한국신문 14.08.28.
6426 호주 정부법률가, 총기소지 및 마약거리 혐의로 기소 호주한국신문 14.08.28.
6425 호주 “마리화나, 젊은 층 정신질환 치료 이용 가능” 호주한국신문 14.08.28.
6424 호주 NSW 새 음주법 도입 6개월, 뚜렷한 변화 드러나 호주한국신문 14.08.28.
6423 뉴질랜드 아시아권 언어교육에 1천만 달러 투자 굿데이뉴질랜.. 14.09.01.
6422 뉴질랜드 국민당, 소득 중하층 첫 집 구매 시 최고 2만 달러 지원 예정 file 굿데이뉴질랜.. 14.09.01.
6421 뉴질랜드 슈퍼마켓 주인, 3년간 매주 유치원에 과일 상자 기부 file 굿데이뉴질랜.. 14.09.02.
6420 뉴질랜드 남극지하 생태계는 외계 생명체 존재 시사 file 굿데이뉴질랜.. 14.09.02.
6419 뉴질랜드 NZ언론 초청- 공중보건 협회 주관 포럼 개최 file 굿데이뉴질랜.. 14.09.03.
6418 호주 올 겨울 기간, 시드니 부동산 가격 5% 급등 호주한국신문 14.09.04.
6417 호주 소비자 보호기관, 휴가예약시 주의사항 권고 호주한국신문 14.09.04.
6416 호주 한국문화원, 2014 한국어도서 독후감대회 성료 호주한국신문 14.09.04.
6415 호주 캐나다베이 카운슬 ‘페라고스토 축제’ 개최 호주한국신문 14.09.04.
6414 호주 어번 카운슬, ‘Festival of All Abilities’ 공동 주관 호주한국신문 15.11.05.
6413 호주 10월 마지막 주말 경매 낙찰률, 올 들어 최저 호주한국신문 15.11.05.
6412 호주 10월 마지막 주말 경매, 1840년대 코티지 화제 호주한국신문 15.11.05.
6411 호주 시드니 주말시장의 상징, ‘로젤 마켓’ 종료 호주한국신문 15.11.05.
6410 호주 시드니 도심 초등학교, 교실 부족 사태 직면 호주한국신문 15.11.05.
6409 호주 네드 켈리 수감됐던 빅토리아 주 감옥, 매물로 나와 호주한국신문 15.11.05.
6408 호주 올해 멜번컵, 예상치 못한 ‘Prince Of Penzance’ 우승 호주한국신문 15.11.05.
6407 호주 NSW 주 정부, 강화된 대테러 정책 발표 호주한국신문 15.11.05.
6406 호주 노틀담 대학 시드니 캠퍼스, IB 교수 과정 도입 호주한국신문 15.11.05.
6405 호주 50세 이상 호주 고령층, 단독주택 거주비율 높아 호주한국신문 15.11.05.
6404 호주 카운슬 합병, “확고한 계획 없다는 게 이상하다” 호주한국신문 15.11.05.
6403 호주 턴불 수상의 세제개혁안에 일부 자유당 의원들 ‘반발’ 호주한국신문 15.11.05.
6402 호주 투자의 귀재, 호주판 ‘워렌 버핏’은 누구일까 호주한국신문 1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