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호주 언론인).jpg

호주 국적으로 알 자지라(al-Jazeera)에서 근무하다 이집트 군부 정권에 체포됐던 피터 그레스테(Peter Greste) 기자가 금주 월요일(23일) 재판 도중 투옥된 구치소 철망 앞에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그레스테 기자와 함께 동료기자 2명은 각각 7년에서 10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캐나다인 알 자지자 소속 동료와 함께... 부실 재판 지적

정부 비방 허위 뉴스 유포 혐의... 국제사회, 강하게 반발

 


이집트 법원이 아랍 언론사인 알 자리자(al-Jazeera) 소속 저널리스트인 호주인 피터 그레스테(Peter Greste) 기자와 그의 두 동료에게 이집트 정부를 비방하는 허위 뉴스를 유포했다는 혐의로 징역 7년에서 10년형을 구형,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금주 월요일(23일, 이집트 현지시간), 그 동안 이집트 정부에 의해 구금돼 있던 이들의 재판이 열리던 법원에는 이들 가족은 물론 호주,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라트비아 외교관 및 각국 언론인이 방청석을 메운 가운데 이들은 이집트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일제히 분노를 터뜨렸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들 세 명의 기자들이 이집트 법원 판결에 불복, 항소할 수 있지만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인 그레스테 기자의 부모인 로이스와 주리스(Lois and Juris Greste)씨는 이집트 법원의 이 같은 판결에 대해 “(인권을) 유린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호주 외교부의 줄리 비숍 장관 또한 “호주 정부도 이 같은 판결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숍 장관은 “판결 내용에 크게 경악했으며 지나친 판결에 질겁했다”고 강하게 표현했다.

이어 장관은 이번 호주인을 비롯한 알 자지라 언론인 재판과 관련, 호주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 새 이집트 정부와 수준 높은 외교적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인 노동당의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 또한 호주인 기자를 석방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쇼튼 대표는 “그레스테 기자는 단순한 기사 하나로 이집트 감옥에서 7년 동안 수감되어 있어야 한다”면서 “오늘 밤 우리의 마음은 피터 및 그의 가족과 함께 있으며, 노동당은 그의 석방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검찰은 그레스테 기자를 비롯해 이집트 출신의 캐나다인으로 알 자리라 카이로(Cairo) 지국장 모하메드 파델 파흐미(Mohamed Fadel Fahmy), 이집트인 프로듀서 바헤르 모하메드(Baher Mohamed) 등 알 자지라 소속의 세 기자들이 거짓 정보를 방송하고 이집트를 비방하기 위해 허가받지 않은 장비를 사용했다는 혐의를 부과했다.

 

게다가 파흐미와 모하메드에게는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 1928년 이집트 이슬람 학자인 하산 알 반나<Hasan al-Banna>가 이슬람 가치 구현과 확산을 목표로 설립한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 폭력 노선 대신 병원과 학교 건설 등 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통해 아랍권에서 폭넓은 지지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1954년 이집트 가말 압둘 나세르 전 대통령 암살 시도의 배후로 주목되는 등 이집트 군부와는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회원이라는 혐의가 추가됐다.

 

지난 2월 이집트 군부 과도정부가 공개한 리스트를 보면 체포된 알 자지라 소속 언론인은 17명에 달한다.

 

하지만 알 자지라 방송은 카이로지국에 근무하던 자사 언론인은 9명이라고 말했다. 군부가 밝힌 17명 가운데는 네덜란드 국적의 레나 넷제스(Rena Netjes)라는 이름의 기자도 있지만 그녀는 알 자지라 소속이 아니며, 시나이 반도 지역 취재를 위한 사전 정보를 얻기 위해 알 자지라 소속 기자들을 만났다가 이집트 군부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스테 기자와 파흐미는 지난 해 12월29일 밤 카이로 소재 매리어트 호텔의 임시 사무실에서 이집트 경찰에 체포됐다. 그 얼마 전 이집트 당국은 이들이 소속된 알 자지라 방송의 카이로 지부를 습격한 뒤 알 자지라 카이로 지국 폐쇄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체포 직후 이집트 방송은 알 자지라 언론인들이 사용하던 임시 사무실을 ‘매리어트 테러 거점’이라고 보도했다.

 

이집트 정부가 이들을 구금하자 호주, 미국, 캐나다 정부는 물론 국게 인권단체, 언론인 자유 그룹 등은 일제히 이집트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2012년 6월 이집트 첫 민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모하메드 무르시(Mohamed Mursi)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낸 이집트 군부 과도 정부는 알 자지라방송에 대해 무슬림 형제단의 대변지였다고 주장했다(무르시 대통령은 이슬람 형제단을 기반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집트 재판부는 이들 알 자지라 기자들에 대해 “국제 여론에 영향을 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테러리스트 조직을 지원하기 위해 알 자지라 채널을 통해 이집트 사태 장면을 방송했다”며 “이들의 미디어 자료에는 첨단 기술 프로그램과 편집기기를 사용해 (사실을) 왜곡시키고 다르게 편집한 비디오 클립(판촉용 등으로 짧게 제작한 영상)이 담겨 있으며, 이 장면은 거짓이며 국가 안보에 손상을 주었다는 게 전문 보고서에서 드러났다”는 기소문을 낭독했다.

하지만 법원은 그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호주인 그레스테 기자와 2명의 동료는 정부가 지원하는 보안기관의 탄압에 체포된 셈이다. 이들이 체포되기 전, 무르시 정부를 지원하던 무슬림 형제단 4만여 명이 군부에 의해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수백 명은 사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이집트 군부 정권의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국제사회는 “이집트 언론은 죽었다”면서 일제히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민간 차원의 인권운동 단체인 국제 엠네스티는 “언론인으로서 당연한 보도 행위에 대해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함으로써 이집트 언론에 암흑기가 왔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은 “(이번 재판을 통해) 이집트 군부 과도 정부가 민주주의로 전환하려 한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캐나다 정부는 “이번 재판은 증거도 없으며 재판 절차상 문제도 있다”며 “언론인 구명을 위해 모든 외교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2401 호주 NSW 주, 하계 학교 정비에 1억1천만 달러 전격 투입 file 호주한국신문 17.12.20.
2400 호주 부동산 화제- 싱가포르 거물, 버클루즈 저택 매물 리스트에 file 호주한국신문 17.12.20.
2399 뉴질랜드 프로 골퍼 최경주, 내년 3월 뉴질랜드 오픈 골프 참가 NZ코리아포.. 17.12.20.
2398 뉴질랜드 10년 이내 뉴질랜드 남북섬 사이 큰 지진 발생 가능성 NZ코리아포.. 17.12.20.
2397 뉴질랜드 외국인 NZ 주택 구입 금지, 국회 1차 독회 통과 NZ코리아포.. 17.12.20.
2396 뉴질랜드 “국민 1인당 연간 20kg 전자쓰레기 배출한다” 국가적인 처리 규정은 전무 NZ코리아포.. 17.12.19.
2395 뉴질랜드 호주에서 대학 공부하는 NZ학생들, 학비 지원 중단 취소 가능성 NZ코리아포.. 17.12.19.
2394 뉴질랜드 뉴질랜드관광객 증가, 71만명 이상 와인 투어 NZ코리아포.. 17.12.18.
2393 호주 눈부신 햇살 아래서 즐기세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톱뉴스 17.12.15.
2392 호주 빛으로 영상으로, 환상의 세계와 마주하다 톱뉴스 17.12.15.
2391 호주 시드니 FC, 시드니 더비 역대 최대 득점차 승리 톱뉴스 17.12.15.
2390 호주 세상을 바꾼 거대한 상자 ‘컨테이너’ 톱뉴스 17.12.15.
2389 호주 시드니-멜버른 부동산 붐, ‘새로운 재테크’ 촉진 톱뉴스 17.12.15.
2388 호주 호주중앙은행 총재 ‘비트코인은 범죄자에 매력' 톱뉴스 17.12.15.
2387 호주 "국제유가 상승압력 약해진다…셰일오일 증산효과" 톱뉴스 17.12.15.
2386 호주 “법정 임금 현실적인가….? 깊어지는 호주 사업체의 고민 톱뉴스 17.12.15.
2385 호주 '꽃보다 청춘' 서호주 퍼스로 떠나볼까 톱뉴스 17.12.15.
2384 호주 호주 최대 유통기업 웨스트필드 해외 매장, 프랑스 기업에 "매각" 톱뉴스 17.12.15.
2383 호주 재연되는 “베넬롱 초박빙 전투”…12월 16일 톱뉴스 17.12.15.
2382 호주 제프리 러쉬, 데일리 텔레그라프 상대 명예훼손 소송 제기 톱뉴스 17.12.15.
2381 호주 동성결혼법 근거 이민규정 개정…동성 파트너, 배우자 비자 신청 허용 톱뉴스 17.12.15.
2380 호주 시드니 FC, 시드니 더비 역대 최대 득점차 승리 톱뉴스 17.12.15.
2379 호주 2017 HSC 성적 발표...동포자녀 최우연 양, 제2외국어 영어 및 한국어 수석 2관왕 톱뉴스 17.12.15.
2378 호주 사커루즈 차기 감독에 브라질 출신 명장 스콜라리 감독 영입설 톱뉴스 17.12.15.
2377 호주 베넬롱 보궐선거의 승자는?...50-50 초박빙 톱뉴스 17.12.15.
2376 호주 중국 유착 의혹 샘 다스티야리, 결국 낙마…상원의원 직 사퇴 톱뉴스 17.12.15.
2375 호주 케넬리 “아시아 교민사회, 턴불 총리 중국 혐오성 발언에 우려” 톱뉴스 17.12.15.
2374 호주 다스티야리 상원의원 파문, 호-중 설전 촉발 톱뉴스 17.12.15.
2373 뉴질랜드 길에서 10년 노숙자, 오클랜드에서 디플로마 학위 받아 NZ코리아포.. 17.12.15.
2372 뉴질랜드 향후 5년간 417억 달러 집행,노인 연금에는 77억달러 NZ코리아포.. 17.12.15.
2371 호주 취업시장 개선 속 ‘인력 충원’ 가장 어려운 20개 직종은...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70 호주 중국 억만장자 후앙 시앙모, 노동당 대표에도 기부금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69 호주 동성결혼 합법화 가결... 턴불, ‘경제 살리기’로 관심 돌려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68 호주 직장 접근성, 기대수명, 비만률 등 호주 각 도시별 생활지표는...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67 호주 아파트 등 고밀도 주거지에 ‘vertical families’도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66 호주 호주 내 가장 인기 있는 홀리데이 도시는 ‘멜번’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65 호주 시드니 지역 첫 주택구입자, 주거지 구매 더욱 멀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64 호주 호주인, 생활습관 변화로 암 사망의 40% 예방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63 호주 호주 내 외국인 소유 주거용 부동산, 40만 채 달해 file 호주한국신문 17.12.14.
2362 뉴질랜드 뉴질랜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고 골프 목적지 선정. NZ코리아포.. 17.12.14.
2361 뉴질랜드 지각 변동 지속, 뉴질랜드 지형 바뀌고 있어 NZ코리아포.. 17.12.14.
2360 뉴질랜드 “성인보다 키가 더 큰 ‘자이언트 펭귄’ 남섬에 살았다” NZ코리아포.. 17.12.13.
2359 뉴질랜드 전국적으로 암 환자 늘어, 치료에 몇 달씩 기다려야... NZ코리아포.. 17.12.13.
2358 뉴질랜드 [포토뉴스] 한-뉴 FTA 발효 2주년 기념행사 열려 NZ코리아포.. 17.12.13.
2357 뉴질랜드 해변 바위에서 점프 후 돌아오지 못한 타이완 출신 20대 NZ코리아포.. 17.12.12.
2356 뉴질랜드 키위들 35%, 크리스마스에 경제적 압박 받아 NZ코리아포.. 17.12.12.
2355 뉴질랜드 NZ, 인도네시아와 쇠고기 수입 제한 분쟁에서 승소 file 나우엔젯뉴스 17.12.11.
2354 뉴질랜드 NZ 첫 난민출신의원, 전범자 변론 과거 들어나 곤혹 file 나우엔젯뉴스 17.12.11.
2353 뉴질랜드 NZ 인공지능 정치지망생 등장, 샘 '편견없는 결정이 장점' file 나우엔젯뉴스 17.12.11.
2352 뉴질랜드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 NZ판매 1위 등극-전기차판매 부문 file 나우엔젯뉴스 17.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