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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호주 출신의 의사 켄(Ken)과 부인인 조설린 엘리엇(Jocelyn Elliott)씨 부부. 이슬람 무장단체 소행으로 추정되며, 금주 수요일(20일) 현재까지 이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80세 엘리엇씨 부부... 호주 언론, 알 카에다 언급 인용 보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IS(Islamic State)의 테러 위협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에는 서아프리카에서 의료 활동 중이던 고령의 호주인 의사 부부가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3년간 서부 호주 퍼스(Perth) 출신의 호주인 의사인 켄 엘리엇(Ken Elliott)씨와 부인인 조슬린(Jocelyn)씨는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에서 그들만의 병원을 설립했다. 벽돌 하나하나를 직접 쌓았고 진료를 위한 침상도 손수 만들었다. 서아프리카의 극심한 모래바람도 인간애를 실천하려는 이들 부부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켄씨 부부의 노력은 제2의 조국으로 선택한 국가의 경제적 현실에 맞선 힘든 일상이었다. 엑스레이 기기도, 의사도 없는 그의 자선병원에는 진료만 할 수 있는 지극히 간단한 의료기기 몇 개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그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200만 주민을 위한 유일한 외과 의사이자 이들의 희망이었다.

지난 주 토요일(16일) 새벽 4시(호주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가 바라불(Baraboule) 지역에 있는 엘리엇씨의 주택에 침입, 잠을 자고 있던 엘리엇씨 부부를 납치해 말리(Mali) 국경 쪽으로 향했다는 알 카에다의 언급을 인용, 호주 언론들이 호주인 의사 부부의 납치 소식을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지난 일요일(17일) 호주 현지의 엘리엇씨 가족은 성명을 통해 “현지 뉴스는 금요일 밤에 발생한 켄과 조설린의 납치 의혹을 보도했으며 납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그들의 소재 역시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 호주 외교부는 가나(Ghana)에 주재하고 있는 호주 외교관을 급파, 이들 부부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프랑스 기반의 통신사인 AFP는 서아프리카 말리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무장세력 ‘Ansar Dine’ 소속의 하마도 아그 칼리니(Hamadou Ag Khallini)를 통해 엘리엇씨 부부가 지하디스트들에 의해 감금되어 있으며, 납치를 주도한 세력에 대해서는 말리 북부에서 활동 중인 무장 단체 AQIM(Al-Qaeda in the Islamic Maghreb) 지부인 ‘Emirate of the Sahara’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알카에다와의 동맹을 통해 IS에 대적하는 AQIM은 요인 납치, 마약 및 무기 밀매를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이 같은 세 가지 주 활동을 통해 테러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AQIM은 지난 주 금요일(16일) 부르키나 파소의 수도인 와가두구(Ouagadougou)에서 최소한 27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QIM 소행으로 보이는 엘리엇씨 부부 납치 사건은 호주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지만, 지난 40년 넘게 정신적 지주이자 인도주의 실천 의사를 잃었다는 점에서 현지인들도 큰 비탄에 잠겼다.

엘리엇씨의 지지자 중 한명인 압둘라예 딕코(Abdoulaye Dicko)씨는 “납치범들이 과연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다”면서 “엘리엇씨는 단순히 호주에서 온 여행자가 아니라 빈곤한 이들의 삶과 생명을 지켜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씨로부터 치료를 받았던 로저 베마혼(Roger Bemahoun)씨는 이번 납치 사건에 대해 “이는 수백 만 명을 피할 수 없는 질병으로부터 구해낸 누군가의 생명에 관한 일”이라며 충격을 드러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한 엘리엇씨 부부의 여정은 70여년 전 서부 호주의 농장에서 시작됐다. 엘리엇씨는 열다섯 나이에 학교를 그만 두고 농장 일을 시작했다. 21세 되던 해 의대에 입학했으며, 졸업 후에는 퍼스 남서부 프레멘틀 공립병원(Fremantle Hospital)에서 수련의를 거쳐 ‘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에서 근무했다. 부르키나 파소로 떠나기 전 호주 응급환자 항공 이송 서비스인 ‘Royal Flying Doctor Service’에 잠시 몸담기도 했다.

엘리엇씨는 부르키나 파소에서 봉사할 당시 ‘Friends of Burkina Faso charity’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곳에 빈손으로 왔으며 정신적인 부문뿐 아니라 의료적으로도 고립된 것을 실감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이 지역 주민들에게 엘리엇씨는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의료인이었다.

엘리엇씨의 호주 가족들은 “엘리엇씨 부부는 부르키나 파소 북부의 외진 곳에서 의료 활동에 삶을 바쳐 왔다”면서 “현지 지역민을 위한 이들의 헌신은 이들 부부가 지난 1972년 이후 단지 며칠간의 짧은 휴가만 가졌을 뿐이라는 사실에 잘 반영되어 있다. 엘리엇씨 부부는 지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존경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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