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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여성 결혼연령이 늦어지는 가운데 이혼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싱글’의 삶에서 더 만족감을 느낀다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각자의 삶 전반에 행복감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강하다. 자기 삶을 스스로 설계하기 위해 싱글을 선택했다는 엠마 디뇽(Emma Dignon. 22)씨.

 

호주 결혼여성 갈수록 줄고 이혼 늘어... “하지만 최고의 친구는 꼭 필요하다”

 

호주의 결혼 여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결혼 후 이혼을 선택하는 여성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은 ‘솔로’로서의 새로운 삶을 선택할 때 각자의 인생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올해 초 ‘여성건강저널’(Journal of Women's Health)이 8만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는 남편(또는 남성 파트너)과 이혼하거나 별거를 선택한 여성이 전반적으로 더 건강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여성들의 ‘건강 증진’은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비만도 지수)와 허리둘레 감소, 정상 수치의 혈압뿐 아니라 보다 나은 식사 및 신체활동 증가 등이었다.

독신의 삶이 여성에게 더 긍정적이라는 연구 자료는 또 있다. 지난 2014년 호주인 3천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련 조사 결과 ‘싱글’을 선택한 것에 대한 만족도에서 남성 응답자의 67%가 ‘만족한다’고 답변한 반면 여성은 이보다 높은 67%였다.

지난 9월 이탈리아의 한 유명 여성은 “나 자신과 결혼했다”고 선언했다. 그녀는 “행복은 좋은 남성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우리는 먼저 우리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호주 여성들의 결혼 연령인 늦어지고 출산 자녀 수도 적어지고 있음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학업을 마친 뒤 직장을 갖고 남성을 만나 결혼한 뒤 육아를 전담하는 기존의 보편적인 사회 시스템을 거부하며 독신으로서의 삶을 더 누리려는 여성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 월요일(16일), ABC 방송은 몇몇 여성들의 사례를 통해 호주사회의 이 같은 경향을 언급, 눈길을 끌었다.

 

파트너와 만난 뒤

발견한 자신의 허울?

 

애들레이드(Adelaide)에 거주하는 22세의 여성 엠마 디뇽(Emma Dignon)씨는 좋은 남성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다고 말했다.

디뇽은 자신을 행복하게 했던 남자 파트너와의 관계, 그와 함께 했던 모든 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다.

“(남자 파트너와 함께 하면서) 나 스스로의 방향 결정력, 모든 일에 대한 동기조차 가질 수 없었다”는 그녀는 “과거, 활발했던 ‘본연의 나’는 사라진 채 껍데기만 남은 나 스스로를 보고 몸부림쳤다”고 고백했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는 디뇽은 이 같은 경험에 대해 “남자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생각을 바꾼 획기적인 변화”라면서 “스스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많은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디뇽은 “학업을 마치면 직장을 구하고 결혼을 한 뒤 아이를 갖는 것이 사회적 성장 절차이지만 그 한 가지 길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다.

디뇽의 이 같은 입장은 “남녀간의 사랑 자체를 나중으로 미루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데이트 분야 저자이자 데이팅 코치인 카리나 파마뮬(Karina Pamamull)의 말과도 들어맞는다.

“20대와 30대에 누군가를 찾는다면 우정이나 재미 부문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이 때문에 사랑 자체에 대한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파마뮬씨의 말이다.

디뇽이 남녀간의 관계를 영원히 갖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보다 세심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이다. “독신 여성으로서 나는 언제 어느 때이건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으며,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디뇽의 입장이다.

그녀는 “다만 남녀간의 관계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땅히 해야 할 것보다 덜 소중하다는 의미”라고 못박았다.

 

“나는 독신으로서의

내 삶을 사랑할 뿐이다”

 

지난 3년간 독신으로 생활해 왔다는 나타샤 드와이어(Natasha Dwyer, 39)씨는 새롭게 찾은 자유로움이 자신을 해방시킨 느낌이라고 말했다.

시드니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그녀는 “10대 시절부터 남자를 만나 사귀어 왔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이) 우스꽝스럽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드와이어는 한 남자와 오랜 관계를 이어오다가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됐다. ‘내가 왜 이런 관계에 얽매여야 하지?’라고. 그녀는 “우리 부모 세대들은 성인이 되어 남자 파트너를 만나 인생을 함께 하고 또 모든 이들이 대부분 그런 삶을 이어간다”면서 “나는 싱글로서의 자유를 좋아하며 내가 선택한 삶과 행복감을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드와이어는 지금의 자기 사업에 만족하며, 남자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집안의 힘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순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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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나타샤 드와이어(Natasha Dwyer. 39)씨. 그녀는 3년 전 ‘싱글’의 삶을 선택했다며, 그것이 자신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좋은 친구로서의 파트너,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퀸즐랜드대학교 심리학 대학원의 피오나 발로우(Fiona Barlow) 박사는 “일반적으로 여성의 행복에는 그에 따른 조건이 있지만 누군가에게 매이지 않는 측면에서 만족감을 느낀다는 증거가 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성인이 되어 짝을 만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때 여성들이 더 많은 행복감을 갖기도 한다는 것이다.

발로우 박사는 이런 배경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인적 네트워크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녀는 “싱글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고립될 위험이 더 크다”며 “때문에 행복한 결혼이 그들의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데이팅 코치인 파마뮬씨는 “사람은 애초부터 싱글의 삶을 살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녀는 “때로 여성은 여러 남성들 중에서 좋은 사람이 있다고 믿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싱글’을 선택하는 여성의 경우 “잘못된 사람과 데이트를 해 왔기에 새로운 파트너와의 만남을 포기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파마뮬씨는 또한 과거 남성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입은 경우, 이후 새로운 만남을 꺼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남성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학대를 받았거나 감정적 고통을 겪었을 수도 있다”는 그녀는 새로운 관계를 갖기 전, 심리학자 등 많은 상담 경험을 가진 이들로부터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마뮬씨는 “중요한 것은, 경험을 공유하는 또 다른 절반이 모든 이들의 삶에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어려움을 겪을 때 자신 옆에서 도움을 주고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친구(파트너이든, 남편이든)가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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