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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호주 정치인들의 행보를 풍자한 각 미디어의 카툰을 선정, 소개하는 ‘Behind the Lines’(호주 민주주의 박물관 주최) 전시회가 지난주 12월 6일(금) 개막, 한 달 이상 진행된다. 올해 카투니스트들의 최대 주제는 지난 5월 치러진 연방 총선이었다. 사진은 메이저 정당의 선거 캠페인을 풍자한 베스 마운틴(Wes Mountain)씨의 카툰. 비영리 학술 매체 ‘The Conversation’에 소개된 것이다.

 

풍자와 익살... 호주 정치 상황 담은 카툰 전시회 개막

80여 풍자만화 선별한 ‘민주주의 박물관’의 ‘Behind the Lines’

 

올해 호주 정치의 최대 이슈는 연방 총선이었다. 지난해, 자유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국민당(National Party)의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대표 겸 연방 부총리가 담당 비서관과의 스캔들로 사임한 일, 정작 본인들조차 몰랐던 이중국적 신분이 드러나 다수의 의원들이 사임 후 보궐선거를 치르는가 하면 자유당 내 권력투쟁으로 토니 애보트(Tonny Abbott)를 밀어냈던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총리가 다시금 자리를 내주어야 했던 극적인 사건(?)에 비하면 밋밋할 수 있겠지만 올 한해 역시 캔버라에서는 정치인들의 화려한 말잔치가 이어졌고, 정치인들만큼이나 노련한 미디어의 풍자 만화가들은 때로 익살스럽게 각각의 상황을 한 컷의 만화에 담아냈다.

익살과 해학, 풍자를 기본 요소로 하는 카툰(Cartoon, 만화)은 보통 한 컷의 만화로 문제의 핵심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글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특히 정치 카툰은 특정 상황을 한정된 그림 칸 안에 보다 적절하게 담아내려는 의도에서 다소 과장된 신체적 특징이나 표정을 만들어내게 되고, 또 이것을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독자들을 때로는 공감하여 웃게 만들고, 때로는 분노를 느끼게도 한다.

 

권력의 핵심에 있는 정치권 상황은 종종 서커스의 곡예 이상 드라마틱한 장면을 만들어내곤 한다. 그리고 카투니스트들은 그것을 적절하게, 때론 날카롭게 그려낸다.

매년 이들 카투니스트들의 시사 풍자를 선별해 전시하면서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는 카툰 전시회가 문을 열었다. 캔버라 옛 의회(Old Parliament House)에 자리한 ‘호주 민주주의 박물관’(Museum of Australian Democracy. MOAD)이 매년 개최하는 ‘Behind the Lines’ 행사가 그것이다.

MOAD가 올해 전시를 위해 선정한 80개의 정치 카툰은 대부분 연방 선거 캠페인과 주요 정당 지도자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정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카투니스트들은 지난해 자유당 내의 권력 투쟁 와중에서 최후의 승자가 된 후, 올해 총선에서 예상 외로 노동당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를 꺾은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에 대해 ‘원 맨 밴드’(one-man band, 혼자서 여러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로 묘사한 반면, 쇼튼 대표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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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풍자와 함께 올해 카투니스트들이 주목한 것은 지난 6월, 연방 경찰이 ABC 및 Sunday Telegraph 정치부 기자인 애니카 스메서스트(Annika Smethurst)씨의 집을 급습, 압수수색을 벌인 일에 대한 비난이었다. 사진은 글렌 르 리브레(Glen Le Lievre)씨의 카툰. 경찰의 검은색 선글라스에 비친 그림은 ABC 방송의 어린이 만화 ‘Bananas in Pyjamas’의 주인공들이다.

 

MOAD에 의해 올해의 풍자만화가(Cartoonist of the Year)에 선정된 만화가 존 쿠델카(Jon Kudelka, 전국 일간지 The Australian 소속)씨는 자신의 카툰에 대해 “정치적 해석을 위해 유머와 얼굴 표정에 집중함으로써 정치 지도자들의 정직한 의도를 묘사하는 데 도움이 됐다”면서 정치풍자 만화에 대해 “강력한 힘을 불러일으키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스케치로 묘사해야 하며, 자신의 의도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유지해야 한다”고 자신의 방식을 설명했다.

그의 인기 풍자 카툰들 중 많은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록앤롤’ 테마의 만화였다. 이 카툰은 석탄을 채워 동력을 얻는 소형 버스(기후변화에 대한 무관심) 위에서 호주 지도 모형의 기타를 들고 투어공연을 하며, (자신의 정치적 방향과 다른) 쇼튼 대표가 등장한 TV와 토니 애보트 전 총리의 상징과도 같은 타이트한 수영복(budgie smugglers)을 창밖으로 집어 던지는 장면들을 그린 것으로서, 모리슨 총리의 일방적인 정치 행보를 비꼰 것이다.

 

올해 ‘Behind the Lines’ 전시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주제는 지난 6월 연방 경찰이 ABC 방송 및 일요일판 신문 Sunday Telegraph 정치부 기자 애니카 스메서스트(Annika Smethurst)씨의 집을 급습, 압수수색을 벌인 일에 대한 풍자였다.

앞서 지난 4월 스메서스트 기자는 마이크 페줄로(Mike Pezzullo) 국무부 차관과 그렉 모리아티(Greg Moriarty) 국방부 차관 사이의 일급비밀(top secret) 이메일을 공개, 사이버 정보기관이 일반 시민들을 감시하려는 계획을 고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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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ind the Lines’ 전시를 주관하는 호주 민주주의 박물관(Museum of Australian Democracy)에 의해 올해의 풍자만화가(Cartoonist of the Year)로 선정된 존 쿠델카(Jon Kudelka)씨의 만화는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 전시회 일정

- 개막: 12월6일(금)

- 관람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크리스마스 제외)

- 입장료: 성인 $2, 어린이 $1, Family(부모와 2명의 자녀) $5. 5세 이하 어린이 무료

- 주소: 18 King George Terrace, Parkes, Canberra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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