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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주택 가격이 고령자층의 순자산을 크게 늘려놓은 반면 젊은층의 주택소유 비율은 그만큼 하락, 부의 격차를 확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1981년에서 2016년 사이, 25-34세 연령층의 주택 보유 비율은 60%에서 45%로 크게 떨어졌다.

 

고령층, 갈수록 자산 확대... 젊은 계층은 상대적로 뒤쳐져

 

근래 수년 사이 크게 치솟은 부동산 가격으로 고령자층의 보유 자산은 더욱 확대되고 젊은 계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호주 주택시장 진입을 위해 최소한의 자금을 확보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45세 미만 세대들에게는 특히 실감나게 느껴지는 현안이기도 하다. 높은 주택 가격을 우려하는 이들의 눈에 비친 45세 미만 계층은 ‘Australian Dream’ 달성이 가장 애매한 세대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멜번을 기반으로 주요 뉴스와 연구, 분석 기사를 전문으로 다루는 비영리 온라인 미디어 ‘The Conversation’은 최근, 호주 주택 문제와 함께 젊은이들이 겪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진단한 호주 정책연구원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 연구원들의 분석을 소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자료를 인용, 국가 전체 부(nation’s wealth)에서 호주 고령자들의 자산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계층과의 자산 격차를 빠르게 벌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이 주택 가격 상승이다.

ABS 자료에 따르면 2015-16년을 기준으로 65-74세 사이 주택소유 고령층의 자산은 12년 전의 같은 연령대가 보유한 자산에 비해 48만 달러가 높다.

물론 이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더욱 큰 자산 격차를 만들었으며, 45-54세 사이의 주택소유자들 또한 12년 전의 같은 조건에 비해 40만 달러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달리,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35-44세 연령층의 평균 자산은 12년 전에 비해 12만 달러가 높아졌으며, 25-34세 연령층의 주택 소유자 자산 증가액은 4만 달러에 불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자산 격차의 핵심 요소는

‘부동산 소유’ 여부

 

호주 고령자들의 보유 자산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자리한다. AB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04년에서 2015-16년 사이 호주 각 주 대도시의 주택 가격은 평균 37%가 올랐다. 이 가운데 멜번(Melbourne)의 가격 상승폭은 50%에 달한다. 이 같은 주택 가격 상승은 대도시에만 한정되지 않고 일부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ABS 자료는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들의 순자산 증가에 4분의 3을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65-74세 및 55-64세 고령자 순자산 증가에서도 주택 가격 상승은 거의 절반을 기여했다.

하지만 이는 젊은 계층에게 상당한 거리감을 준다. 물론 25-34세 및 35-44세 사이의 젊은층 또한 모기지를 활용해 부동산 자산을 늘인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이들 베이비 부머(baby boomer)들은 자산 증식에 퇴직연금 제도인 ‘수퍼애뉴에이션 시스템’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이들 역시 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제공되는 ‘수퍼’ 관련 세금 감면 혜택을 적극 활용했다.

지난 2003-04년 이래 2015-16년까지 12년 사이, 65-74세 사이 연령층의 ‘수퍼’ 자산은 23만 달러 증가했으며, 55-64세 연령의 ‘수퍼’ 자산 증가는 15만 달러에 달했다. 당시 기간의 주식시장 수익률 또한 이들의 금융자산 확대에 일조했다.

 

젊은층, 자산증식 기회 잃어

 

주택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호주 젊은이들의 주택시장 진입을 가로막았다. ABS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81년에서 2016년 사이, 25-34세 사이 젊은층의 주택 보유 비율은 60%에서 45%로 떨어졌다. 35-44세 연령층 또한 75%에서 62%정도로 급락했다. 45-54세 중년층의 주택 소유율 또한 하락하고 있다.

이들 연령층의 주택 소유 비율이 하락한 데에는 사회적 변화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구직, 결혼,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주택구매 시기 또한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여전히 ‘내집 마련’을 원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로 인해 주택 가격이 치솟고 주택 소유 비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게 ‘그라탄 연구소’ 연구원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얼마 전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가 25-34세 사이 젊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가 ‘호주인들의 보편적인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주택 소유를 원한다는 답변이었으며, 절반 이상의 응답자는 ‘(높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주택을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는 강한 불안감을 느낀다’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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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호주국립대학교(ANU)의 설문조사 결과 25-34세 사이 응답자 가운데 3분의 2는 ‘호주인들의 보편적인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주택 소유를 강하게 원한다는 답변이었다. 높아진 주택 가격 이면에는 이런 의식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능력 있는 부모의 자산 상속,

‘부익부’ 심화 이어져

 

전문가들은 세대간 부의 격차가 동일 계층간 분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적정 가격의 주택 구입이 가능한 젊은층의 대부분은 부모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다시 말해 ‘능력 있는 부모’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 가격 상승으로 모기지(mortgage)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을 확보하는 데 있어 부모에게 손을 내미는 젊은층도 늘어나고 있다. ABS 자료가 보여주듯 지난 12년 사이 크게 증가한 고령자 계층의 순자산, 여기에 1960년에서 2000년 사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호주 가족 구성원의 감소는 고령자 계층이 자녀들에게 더 많은 자산을 물려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산 상속은 자녀를 부자로 만드는 길이며 이들은 물려받은 자산을 부동산에 투자해 순자산을 확대해 가고 있다.

호주인의 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상당 부분이 고령자 계층, 특히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에 집중되어 있다. 이 같은 경향이 바뀌지 않는 이상, 주택을 구입할 수 없는 젊은 계층의 상대적 빈곤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 2005-06년에서 2015-16년 사이

연령별 호주인 가구당 자산 변화

(연령별 : 2005-06년 / 2015-16년)

15-24세 : $112,000 / $116,000

25-34세 : $341,000 / $318,000

35-44세 : $589,000 / $646,000

45-54세 : $919,000 / $1,162,000

55-54세 : $1,044,000 / $1,308,000

65-74세 : $942,000 / $1,329,000

75세 이상 : $729,000 / $1,036,000

Source: ABS Survey of Income and Housing

 

■ 연령별 주택 소유 비율

(연령 : 1996년 / 2006년 / 2016년. 단위 %)

25-35세 : 52 / 51 / 44

35-44세 : 70 / 69 / 62

45-44세 : 79 / 78 / 72

55-54세 : 83 / 82 / 78

65세 이상 : 82 / 82 / 82

Source: ABS Census, Yates 2015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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