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Lockout Laws 2).jpg

NSW 주 정부의 ‘Lockout Laws’의 폐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수천여 명의 행렬들. 정부 정책을 넘치는 기지의 문구로 표현하며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수천여 명 시민들, ‘Lockout Laws’ 반대 시위 벌여

 

‘시드니, 1788-2014, 피어보지도 못하고 떠난’(Sydney, 1788-2014, Taken before its time)이라고 적힌 묘비와 함께 검정색 관 모양의 스피커(연사?)가 붉은 글라디올러스(gladioli. 붓꽃과의 풀로 높이 80~100cm이며, 잎은 긴 칼 모양) 다발을 늘어뜨리고 서 있다.

지난 주 일요일(21일) 시드니 도심 일대 업소에 적용되는 ‘새 음주법’(Lockout Laws)에 반대하며 센트럴 역(Central Station)에서 하이드 파크(Hyde park)까지 이어졌던 수천 명의 가두시위 행렬 가운데 대중의 공감과 시선을 가장 사로잡았던 부분은 바로 ‘절반은 해학, 절반은 극적’인 컨셉이었다.

주최 측 추산 1만5천 명(일부 언론은 그 절반으로 추산)의 인파가 이날 평화적 시위에 참여했다.

어떤 이들은 디스코 볼 피켓을 드는 한편, 대부분 ‘Keep Sydney Open’(시드니의 밤 여흥을 개방하라)이라고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은 시위자들은 이 법으로 인한 업소의 인원감축, 폐업, 개인적 자유의 침해와 젊은 대중음악인들을 대한 기회 상실을 강하게 항의했다.

이날 시위자들로부터 최대 타겟이 된 인물은 얼마 전, 현재 시행중인 ‘새 음주법’에 대해 단호한 지지 의사를 재차 확인한 NSW 마이크 베어드(Mike Baird) 주 수상이었다.

한 시위자는 들고 있는 피켓에 “베어드는 아직 (밤에) 외출할 나이가 아니예요!”라는 문구와 함께 베어드 주 수상을 곰돌이 인형을 들고 엄지손가락을 빨고 있는 어린 소녀로 묘사, 통렬하게 비판했다.

또한 ‘새 음주법’의 대상지역 지정 과정에서 스타 카지노(Star Casino)와 제임스 패커가 추진 중인 바랑가루(Barangaroo) 계획 사업이 제외된 사실에 대한 항의 시위 팻말에서는 베어드 수상을 “도대체가 예측 불가능한 사람”(joker in the pack)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다른 팻말에는 “그냥 지나쳐라, 특히 카지노 악마는 더더욱”(Hear No Evil, Casino Evil)이라고 적었는가 하면 다른 시위자는 제임스 패커가 친구에게 주먹으로 얻어터지는 사진 및 “닮고 싶은 사람”(Role Models)이라는 글과 함께 지난 2014년 패커와 본다이 비치의 한 주택가에서 우연찮게 주먹질을 벌인 어린 시절 친구이자 호주 공영방송 ‘채널 9’의 데이빗 진젤(David Gyngell) 사진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새 음주법’ 적용대상에서 벗어난 패커(바랑가루 새 카지노 건설 중)를 한 대 패 주고 싶다는 강한 욕망을 담은 것이었다.

이날 호주의 유명 락 밴드 ‘후두 구루스’(Hoodoo Gurus) 멤버인 데이브 포크너(Dave Faulkner)씨는 하이드 파크에 모인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리어 리프에는 너무나 많은, 죽어버린 산호초가 있다. 영원히 죽었다.” 'Lockout Laws‘가 존재하는 한 대중음악가는 물론 유흥업소들이 그렇게 될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기타리스트 줄리아 와일리(Julia Wylie)씨는 ‘새 음주법’ 시행으로 많은 비즈니스들이 폐업을 하고, 자신은 물론 친구들도 실업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음주폭력 때문이라고 하지만) 폭력 문제가 다른 지역들로 확산되면서 마음 편히 다닐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킹스크로스의 머저리들이 뉴타운으로 옮겨왔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호주의 오페라 바이올리니스트 아드리안 키팅(Adrian Keating)씨는 일반 대중이 선호하는 음악과는 매우 다른 색다른 장르의 음악으로 주목 받았으나, “우리 쪽 음악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며 “이제 사람들은 이전처럼 밤에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전했다.

23세의 학생 레오 고든(Leo Gordon)씨는 주 정부가 호주 문화의 추악한 모습과 싸우기 위해 입법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교육정책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엿 먹이는 방법에도 정말 호주스러움이 있다”고 강하게 꼬집었다.

 

NSW 주민 3분 2,

“Lockout Laws 존속 필요”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 기관인 갤러시(Galaxy)가 NSW 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조사대상자 3분의 2가 ‘Lockout Laws’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음주법 관련 시위가 벌어진 이날(21일), 의료계 및 경찰 관계자들은 현행 음주 규제법 유지를 촉구하기 위해 정부 기관을 방문했다.

음주와 이에 관한 사건 사고 관련 민간단체인 ‘Last Drinks’의 토니 사라(Tony Sara) 대변인은 “Lockout Laws 시행이 사람들을 살렸다”면서 “이 법은 사람들에게서 즐거운 시간을 뺏으려는 것이 아니라, 여흥의 마지막 순간에 그들의 안전한 귀가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고등법원 전 판사였던 이안 컬리넌(ian Callinan)씨는 오는 8월 이 법에 대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Lockout Laws 2).jpg (File Size:55.2KB/Download:3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37 호주 호주 부동산 시장... 매물 공급 감소-경매 낙찰률 상승으로 가격 하락 ‘주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536 호주 호주 중앙은행, 10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3.6%로 11년 만에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535 호주 호주 정규직 여성 임금, 남성 동료에 비해 연간 약 13,200달러 적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534 호주 long COVID 증상, 지속적 보고... 백신 접종한 이들에게도 흔하게 나타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533 호주 2022년 호주 사망 인구, 예상보다 거의 2만 명 늘어... 절반이 COVID 원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532 호주 NSW 주 선거... 유권자들의 ‘표심’을 지배하는 한 가지는 ‘생활비 부담’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531 호주 Cost-of-living crisis... 10대 청소년들을 취업 전선으로 내몬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530 호주 2022년 연방 선거 이어 2023 NSW 주 선거에서도 ‘Teals’ 바람, 이어질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3.09.
529 호주 Bankstown Arts Centre, 차세대 아티스트 육성 프로그램 진행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8 호주 ‘tree-sea change’ 바람으로 호황 누렸던 지방 지역 주택가격, 큰 폭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7 호주 주택담보대출 상환금 증가율, 임금상승 크게 앞서... 가계 재정 압박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6 호주 QLD의 Bundaberg-Fraser Coast, 지난해 ‘new kids on the block’으로 부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5 호주 “물가지수 정점 불구하고 내년 말까지는 실질임금 혜택 얻지 못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4 호주 시간당 10달러? 광역시드니의 노상주차 비용이 가장 비싼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3 호주 Housing affordability crisis... 임대 스트레스 벗어나려면 얼마를 벌어야 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2 호주 여성 작가 대상의 ‘스텔라 문학상’, 호주인의 독서 습관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1 호주 NSW State Election... 무소속 후보 ‘약진’ 속, 양대 정당 힘겨운 접전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20 호주 WHO의 ‘팬데믹 선포’ 3년... COVID-19가 호주에 남긴 타격과 향후 대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19 호주 ‘베이비부머’보다 많아진 젊은이들, NSW 주 선거 결과는 청년 유권자 손에... file 호주한국신문 23.03.16.
518 호주 브리즈번, 미 주간지 ‘타임’의 ‘World's Greatest Places’ 중 한 곳으로 선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