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공화제 1).jpg

공화제 전환에 대한 호주인들의 의식을 조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직은 군주제 지지기반이 강하다는 진단이다. 지난 2014년 토니 애보트(Tony Abbott) 당시 수상이 호주를 공식 방문한 영국 윌리엄 왕자와 캐서린 왕세자비, 조지 왕자를 접견하고 있다(사진).

 

‘애보트 전 수상의 헌법 개정 반대 여론’ 더 많아

 

지난 주 Australia Day를 기해 ‘Australian Republican Movement’(ARM) 등이 호주의 공화국제 추진 움직임을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키려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군주제에 대한 지난 50여년 간의 연구는 공화제 추진을 강력 추진할 만큼 호주인들의 보편적인 정서가 아직은 약한 편이며, 특히 공화제 추진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별히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지난 주 금요일(2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최근 ‘Australian Journal of Political Science’에 게재된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 20세에서 80세 사이의 호주인들 사이에서 영국 여왕 및 왕실에 대한 지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물론 지난 50년 사이 공화제로의 전환 이슈가 강하게 대두된 적이 있다. 바로 지난 70년대 노동당 고프 휘틀럼(Gough Whitlam) 수상이 호주 총독(Governor-General)에 의해 수상직에서 해임됐을 당시, 12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 그룹에서는 공화제 전환 필요성에 대한 정서가 크게 일기도 했다.

당시 휘틀럼 수상을 해임한 총독은 영국 여왕을 대신하는 권한을 갖고 있으며 호주 수상을 해임할 수 있다.

당시 그 청소년 그룹은 1961년에 태어난 세대로, 현재 공화제 전환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ARM의 피터 피츠사이먼스(Peter FitzSimons) 의장도 61년 생이다.

시드니대학교 박사과정의 루크 만실로(Luke Mansillo)씨가 박사과정 논문 작성을 위해 실시한 이 연구는 1967년도 학술조사와 1993년 정치과학자 클리브 빈(Clive Bean) 교수의 연구 자료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당시 빈 교수의 관련 연구에서 영국 왕실의 군주제 지지가 크게 감소했음은 1992년 요크 공작부인 사라 퍼거슨이 연관된 ‘toe-sucking’ 사건과 같은 스캔들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만실로씨의 연구에서는 당시 호주인들 사이에서 약화됐던 군주제 지지가 반등된 것은 1999년 공화제 전환을 두고 벌인 찬반 투표에서 공화제 채택이 거부된 이후라는 결론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1998년 34%의 호주인들이 ‘공화제가 되어야 한다’는 반응이었으나 2013년 이 같은 정서는 26%로 떨어졌다.

특히 만실로씨의 연구는, 지난 1975까지 10여년간 사회화 의식을 갖고 있던 일명 ‘휘틀럼 세대’가 오늘날 군주제를 반대하는 확고한 그룹이라는 진단이다.

비록 2016년 ‘올해의 호주인’(Australian of the Year)으로 선정된 호주 육군 데이빗 모리슨(David Morrison) 중장(Lieutenant General), 호주 수장인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 등이 공화제 전환을 상기시키고 있지만 턴불 수상이 언급한 것처럼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재임하는 동안에는 공화제에 대한 공개적인 찬반 움직임(극민투표 등)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군주제 지지자 중 하나인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전 수상은 “공화제는 가끔 부상하는 것이지만 현존하는 호주 헌법을 지지하는 이들은 영국 왕실의 젊은 왕족에 대한 열정에 힘입어 해가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만실로씨는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 폴 키팅(Paul Keating) 전 수상이 했던 것처럼 공화제 전환에 대해 정치인들로 하여금 빠른 결정을 촉구하는 등의 강력한 요구가 부족하다고 언급하며 “사람들은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공화제 전환을 추진하는) 현재의 정치인들은 군주국이 없는 것으로의 변화에 큰 문제를 느끼는 대다수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실로씨의 이번 연구에서는 △호주 내에서 군주제를 지지하는 이들은 퀸즐랜드와 남부 호주 주가 가장 강했고 △평민 출신으로 덴마크 왕실에 시집간 매리 공주의 사례가 영국 왕실에 대한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으며, △지난 2004년 이전까지만 해도 유럽 및 아시아 이민자 그룹의 경우 군주제에 반대했으나 현재는 지원 그룹으로 분류되고 있음은 물론, △특히 개신교 그룹에서 아주 강력하게 군주제를 지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공화제 1).jpg (File Size:34.9KB/Download:3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77 호주 광역시드니 각 지역의 성적 우수 학교들, 등록 학생 크게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76 호주 “현 기준금리 유지, 추후 이자율 인상 없으리라는 것 보장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75 호주 아웃백 캠핑 여행 증가... SA 주 당국, COVID로 중단했던 내륙 여행 허용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74 호주 만성적 주택 부족 상황... 11개월 만에 주택가격 상승... 임대료 고공 행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73 호주 시드니 경전철 이용객, ‘COVID 제한 해제’ 이후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72 호주 ‘Work from Home’ 협상... ‘호주 사무실 문화의 미래’, 새로운 도전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71 호주 “생산성 낮은 기업들, 대개는 이주 노동자에 의존... 생활수준 위협”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70 호주 생활비 위기 속 ‘빠질 수밖에 없는 함정’... BNPL 이용자 ‘고군분투’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69 호주 ‘Science of pokies’, 도박자를 유혹하는 포커머신의 설계와 작동방식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68 호주 연방정부,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 감안해 최저 소득계층 임금인상 ‘지지’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4.13.
467 호주 농업 체험 여행자 증가... TAS 농장-식품업체들, 방문객 유치 ‘본격화’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66 호주 Class warfare... NSW 각 학교에서의 폭력 행위, 지난 10년 사이 50%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65 호주 호주 일자리 호황 속 ‘안정적 실업률’ 이어져... RBA의 이자율 인상 ‘압력’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64 호주 호주인들, 지난 한해 갖가지 사기 행각 피해로 총 31억 달러 손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63 호주 시드니의 불평등 심화... NSW 거주민 100만 명 ‘빈곤’ 상태서 생활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62 호주 상위 10% 계층이 전체 경제성장 이익의 93% 차지... 호주, 경제 불평등 심화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61 호주 자유당 지지자들, 당 지도부 ‘반대’ 불구, ‘Voice’ 관련 ‘Yes 캠페인’ 준비...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60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총리, ‘Time’ 지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59 호주 멜번, ‘세부기술 측면에서’ 시드니 제치고 호주 최대인구 도시로 발돋움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0.
458 호주 Cancer Council, 상당수 호주인 건강에 영향 미치는 희귀암 ‘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