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우수학교 1).jpg

교정에서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세인트 존 파크 하이스쿨(St Johns Park High School)의 수 프렌치(Sue French) 교장. 이 학교는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에게 학업은 물론 인격 형성 부문에서 큰 성취를 일궈낸 것으로 평가된다.

 

NSW 주 교육부, 30여 학교 선정... 독특한 교육 방식도 주목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학교들이 호주 언론을 통해 소개되어 화제다. 이 같은 학교 중의 하나를 맡고 있는 이가 수 프렌치(Sue French) 교장 이다.

 

그녀는 출발선에서의 불리함을 잘 알고 있다. 시드니 남서부에 위치한 그의 학교 학생들 대부분은 입학 전 기본적인 읽기, 숫자 능력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학업을 시작한다. 또한 대부분 사회적, 경제적으로 저소득층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다.

 

이 학교 학생 중 하나인 라자 라자(Lazar Lazar) 군은 2009년 이라크를 탈출해 호주에 도착했다. 5년 전 영어를 한마디도 못했던 그는 올해 HSC에서 높은 점수를 기대하고 있다.

 

라자 군의 학교 친구로 16살인 파라미 라짜부스(Paramy Ratsabouth) 군의 부모는 10년 전 라오스에서 호주로 이민을 왔다. 라짜부스 군은 자신이 재학 중인 학교를 비롯해 시드니 남서부의 학교들은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는 나쁜 학교에 다닌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이 학교가 우리의 잠재능력을 끌어내고 있다는 사실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이 재학 중인 세인트 존 파크 하이스쿨(St Johns Park High School)은 전체 학생 중 90% 이상이 비영어권 국가에서 온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이다. 난민 출신도 100여명이나 된다.

프렌치 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 HSC에서 ATAR 점수 99점을 넘은 학생이 5명이나 되고, 90점을 넘은 학생은 15명, 그리고 전체 170명 중에서 146명이 대학 진학 자격을 얻었다고 자랑했다.

 

NSW 주 정부는 최근 이 학교를 비롯해 학업 성취를 이룬 30개 학교를 선정했다. 주 교육부 산하의 통계평가센터(Education's Centre for Statistics and Evaluation)에 따르면, 이 학교들은 학업성취 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둔 학교로 분류됐다. 또한 이들을 통해 교육자원이 풍족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큰 성공을 거두는, 여러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놀랍게도 이들 학교의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고, 또한 교사와 컴퓨터 등 지원되는 자원이 풍족하지 않은 데에도 NAPLAN 등 각종 시험 결과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학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성공한 학교들의 특징은 교사들의 교육방식이 ‘경쟁적’이라기보다는 ‘협동적’이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인간적으로 접근하고 융화가 잘 된다는 이야기이다.

 

성 존 파크 고교의 또 다른 성공 신화는 레온 응웬(Leon Nguyen) 군이다. 그의 부모는 난민 캠프에서 9년이나 보냈었는데, 그는 지난 해 ATAR 99.6점을 받았다.

 

앞서 언급됐던 라자 군은 이제 17살로 그린필드 파크(Greenfield Park)에 살고 있으며, 응웬 군처럼 학업 측면에서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학교에 오면 기분이 좋다”면서 “학교가 나를 스스로 똑똑하다고 느끼게 만든다”고 말했다.

 

프렌치 교장은 “성공의 열쇠는 교실 안에서 화합을 일깨우고, 동시에 동기부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높은 성적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장애가 있었던 이라크 소녀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쿠르드족 출신의 이 소녀는 오빠들이 미군 통역으로 일했기 때문에 미군이 물러나면서 이라크를 떠나야만 했다. 장애 때문에 소녀는 한 번도 학교에 정식으로 다녀본 적이 없었다.

 

성 존 파크 고교는 소녀를 받아들여 교사와의 일대일 수업을 제공했다. 4년이 지나 소녀는 기본적인 대화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돌보면서 학교 매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을 만큼 자립적인 인격으로 성장했다.

 

프렌치 교장은 “이민자 또는 난민 출신 가정의 학생들은 교사들이 초기에 개입, 일대일 인터뷰 등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체크하고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물론 HSC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면서도 “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자기 내면의 욕구와 자존심을 인지하고 참을성 있게 스스로를 표현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인격 형성에 도움을 주는 교육”이라고 단언했다.

 

주 정부에 의해 진정한 학업 성취를 달성한 학교 가운데는 맥카서 여고(Macarthur Girls High School), 체리브룩 기술고교(Cherrybrook Technology High School), 마당 애비뉴 초등학교(Madang Avenue Public School), 카지노 초등학교(Casino Public School) 등이 포함돼 있다.

 

아드리안 피콜리(Adrian Piccoli) 주 교육부 장관의 발언도 프렌치 교장과 유사했다. 장관은 “몇몇 학교들은 배움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을 진정으로 발전시켰다”면서 “부모들은 단순히 성적보다 자녀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임스 루스 고교는 아마도 언제까지나 최고의 성적을 내는 학교로 기억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에 거론된 학교들은 프리스쿨도 가본 적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교과 과정의 가르침도 훌륭하거니와 그 이상으로 학생들의 인격적 성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학교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경민 객원기자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397 호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부동산 투자자들의 세금공제 신청,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396 호주 호주 가정의 변화... 자녀 가진 부부의 ‘정규직 근무’, 새로운 표준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395 호주 그라탄연구소, 정부 비자개혁 앞두고 이주노동자 착취 차단 방안 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394 호주 CB 카운슬의 폐기물 처리 기술, ‘Excellence in Innovation Award’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93 호주 정신건강-자살예방 시스템 변화 구축, “실제 경험 뒷받침되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92 호주 퀸즐랜드 아웃백 여행자 11% 감소... 4년 만에 맞는 최악의 관광시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91 호주 기준금리 상승 불구, 5월 호주 주택가격 반등... 시드니가 시장 회복 주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90 호주 시드니 평균 수입자의 주택구입 가능한 교외지역, 20% 이상 줄어들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89 호주 악화되는 주택구입 능력... 가격 완화 위해 부유 지역 고밀도 주거지 늘려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88 호주 프랑스 식민지가 될 뻔했던 호주... 영국의 죄수 유배지 결정 배경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87 호주 NSW 주 소재 공립대학들, 등록학생 감소로 2022년 4억 달러 재정 손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86 호주 최저임금 8.6%-근로자 일반급여 5.75% 인상, 향후 금리상승 압박 ‘가중’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385 호주 4만 명에 달하는 범법 행위자 자녀들이 겪는 고통-복합적 불이익 드러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384 호주 호주 전체 근로자 거의 절반, 부채에 ‘허덕’... 정신건강 전문가들 ‘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383 호주 3월 분기 호주 경제성장률 0.2% 그쳐... 현저한 GDP 둔화 신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382 호주 그래프로 보는 호주 노동시장... 경제학자들, “전환점에 가까워졌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381 호주 NSW 노동당 정부의 첫 예산계획, ‘70억 달러 블랙홀’ 직면... 삭감 불가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380 호주 지난해 NSW 등서 매매된 부동산의 25%, 고령의 구매자가 모기지 없이 구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379 호주 연금 정보- 새 회계연도부터 고령연금 지급, 일부 변경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378 호주 호주 국민가수 슬림 더스티의 히트곡 ‘A Pub with No Beer’의 그 펍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