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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호주 부동산시장은 전국적으로 22%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성장 속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ABC 방송 'Business' 프로그램 화면 캡쳐

 

주요 은행들, "올해에도 가격 상승 이어지나 2023년 하락세로 돌아설 것" 예측

지방 지역 주택시장 강세는 지속... 금융규제당국, ‘대출 규정 강화’ 본격화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이어가던 주택가격이 지난해 11월 들어 둔화 양상을 보인 가운데 욜란다 자린스(Yolanda Zarins)와 루크 앤드리(Luke Andree) 커플처럼 호주 전역의 첫 예비 주택구입자들은 올해 집값이 하락하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 하고 있다.

16개월 전, 첫 아이인 자니스(Jannis)를 낳은 후 이들은 도심의 주거지가 임대료에 비해 적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임대주택의 좁은 공간으로 인해 정말로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이들 부부는 “좀더 넓은 주택으로 이사할 곳을 찾기 시작했지만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 주택가격은 전국적으로 22%가 성장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성장 속도는 주춤했다. 자린스와 앤드리씨는 지난해 호주 전역에서 가장 인기 높은 부동산 시장이었던 호바트(Hobart, Tasmania)에 거주하고 있다. 이 도시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12개월 동안 호주 평균보다 훨씬 높은 27.7%의 상승을 기록했다.

각 도시별로 보면 시드니는 25.8%, 브리즈번(Brisbane) 25.1%, 캔버라(Canberra) 24.5%, 애들레이드(Adelaide) 21.4%, 다윈(Darwin) 16.7%, 멜번(Melbourne) 16.3%, 그리고 퍼스(Perth)가 14.5%였다.

부동산 컨설팅 사인 ‘코어로직’(CoreLogic)의 엘리자 오웬 선임연구원은 “이는 1989년 이래 가장 높은 12개월 간의 성장률”이라며 “하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는 약 13개월 동안 계속됐다”고 말했다.

1989년, 욜란다 자린스씨는 한 살이었다. 그리고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록적인 주택가격 상승으로 그녀의 가족은 부동산 시장에서 밀려났다. 자린스씨는 “(지나치게 높아진 주택가격으로 인한) 감정적 피해로 인해 구매할 주택 검색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 금융기관의 올해 시장 예측은= 자린스씨뿐 아니라 예비 주택구입자들에게 있어 현재 예상된 향후 시장 전망은 희소식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올해에도 가격 상승이 이어지지만 2023년부터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물론 지난 12개월 이상 이어진 주택시장 붐 동안의 높아진 상승률을 상쇄하기에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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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컨설팅 사 '코어로직'(CoreLogic)의 엘리자 오웬(Eliza Owen. 사진) 선임연구원. 지난해의 주택시장은 1989년 이래 가장 강한 성장률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ABC 방송 'Business' 프로그램 화면 캡쳐

 

NAB는 올해 주택가격이 4.9% 성장을 보인 후 내년에는 4%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ANZ은 올해 6% 상승에 2023년 4%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커먼웰스은행은 올해 7%가 성장하지만 내년도에는 10%까지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웨스트팩 은행은 올해 8%가 올랐다가 내년에는 5% 하락을 예상했다.

 

▲ 주요 은행들, 고정금리 인상= 지난해 주택시장이 강세를 보인 배경에는 2% 미만의 기록적으로 낮은 모기지(mortgage) 이자율이 자리하고 있다.

주택가격은 금리가 인상되기 전까지는 결코 하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인 2~3%에 도달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RBA가 기준금리를 오는 2024년이 아닌 2023년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은행들은 이미 고정금리(fixed rate)를 인상하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변동금리(variable rates)를 인하했다.

이런 점에서 금융상품 정보 사이트인 ‘RateCity’(ratecity.com.au)의 금융 전문가 샐리 틴들(Sally Tindall)씨는 “주택담보대출자들이 2023년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녀는 “현 기준금리는 비상설정 수준으로 심각한 문제가 없는 한 이 시점부터 인상될 것”이라며 “각 은행이 점진적으로 모기지 금리를 인상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은 상환금 지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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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정보 사이트인 ‘RateCity’(ratecity.com.au)의 금융 전문가 샐리 틴들(Sally Tindall. 사진)씨는 주택담보대출자들에게 “2023년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 : ABC 방송 'Business' 프로그램 화면 캡쳐

 

▲ 지방 지역 주택시장은= 팬데믹 상황에서 COVID-19 록다운을 벗어나려는 도시 거주자들의 이주로 지방 지역 주택가격 성장은 지난 12개월 사이 30.4%가 상승, 각 도시(24.6%)를 앞질렀다.

글로벌 온라인 부동산 광고회사인 ‘REA Group’의 엘리너 크레아(Eleanor Creagh)씨는 “지방의 경우 원활한 교통망, 제반 기반시설 및 서비스 제공이 좋은 지역의 주택가격 성장이 두드러졌다”며 “이런 지방 도시의 주택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염병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멜번 및 시드니를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이 퀸즐랜드(Queensland) 주 해안 도시로의 이주가 늘어난 가운데 이 같은 형상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브리즈번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에이전트 웬디 러셀(Wendy Russel)씨는 “지난해의 경우 특히 다른 주(State)에서 이주하려는 고객들로 인해 그 어느 해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 대출 규정, 강화될까...= 지난해 10월, 금융규제 당국인 ‘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APRA)는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율 상환 완충장치를 해제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APRA가 현재 위험 수준에 있는 대출금 대비 소득 비율에 제한을 설정하는 것으로 다시 개입하리라 보고 있다. 규제 당국은 또한 대출금 대비 평가 비율인 LVR(loan-to-valuation-ratios)이 80~90%인 대출자들에게 한도를 부과할 수도 있다.

모기지 브로커인 안젤리크 짐머(Angelique Zimmer)씨는 “이런 변화가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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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형 단독주택과 고밀도 주거지의 중간가격 격차가 33%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예비 구매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고밀도 아파트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 : ABC 방송 'Business' 프로그램 화면 캡쳐

 

▲ 올해 첫 주택구입자 감소할 듯= ‘RateCity’의 틴들씨는 “첫 주택구입자들은 지난해 초부터 기록적인 대출 건수를 보이며 한 해를 시작했지만 그 수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다”고 말했다.

호주통계청(ABS) 대출 지표에 따르면 첫 주택구입자의 모기지 건수는 1년 사이 11%가 줄었다. 반면 이들이 대출한 금액은 1% 증가했다. 이는 지속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투자자들의 담보대출 규모는 83%가 늘어났다.

 

▲ 고밀도 주택, 인기 더할 것...= 지난해의 경우 특히 독립형 단독주택 가격은 아파트 등 고밀도 주거지 가격 상승을 훨씬 능가했다. 이로써 단독주택과 유닛의 중간가격 격차는 38%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고밀도 주거지에 대한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자 오웬 연구원은 “저렴한 가격 제약이 수요자들에게 부담을 주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주택 수요가 유닛 부문에 더 쏠리는 것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번에 거주하는 케이티 듄(Katie Dunne)과 맥스 로저스(Max Rogers)씨 부부는 도심과 지방 지역의 주택가격을 비교한 뒤 멜번 도심(CBD) 인근에서 아파트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3년에서 5년 정도 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이를 디딤돌 삼아 단독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들은 주변의 첫 주택구입자들에게 나름의 조언을 제공하지만 사실, 이미 크게 치솟은 주택가격은 기대를 가진 예비 주택구입자들의 예산 범위를 크게 넘어선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아직은 보다 저렴한 고밀도 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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