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메인).png

호주 각 지역의 올드 타운(Old town), 버리진 철길, 기차 역사(station building) 등 사라져가는 풍경을 사진에 담아 기록으로 남기려는 아마추어 사진가 그렉 데이비스(Greg Davis)씨가 소셜 미디어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퀸즐랜드 주 서던 다운스 지역(Southern Downs Region) 워윅(Warwick)에 있는 오래된 기차역(사진). 1880년대 세워진 헤리티지(heritage) 등록 건물로, 서던 다운스 지역의 주요 승객 및 화물운송 기차역이었다.

 

그렉 데이비스씨, “소중한 역사의 흔적,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

 

도시와 내륙 각지를 이어주는 철도는 백인 정착 이후 가장 먼저 시도한 국가 기반 사업 중 하나였다. 시드니 등 도시를 기반으로 사람들은 각 지역으로 가는 도로와 함께 철도를 놓았고, 그 길을 따라 내륙 곳곳으로 들어가 삶의 터전을 일구었다. 그리고 다시 그 길을 따라 도시의 공산품이 내륙으로 전해졌고, 내륙 곳곳에서 생산된 농산품, 광산 자원들이 다시 도시로 흘러들어 국가 발전의 기틀이 됐다.

국가 형성 초기, 광물이나 목재 등의 원자재를 생산하던 지역 가운데는 자원 고갈이나 기타 이유로 발굴이 중단된 곳은 수없이 많다. 농장 또는 거대한 목축지로 개발됐다가 지독한 가뭄 등으로 폐허가 된 곳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런 지역들은 오늘날 ‘고스트 타운’(ghost town)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흔적만 남겨놓았을 뿐이다.

그 흔적들 가운데 오랜 철길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사람이 있다. 아마추어 사진가로, 오래된 철도 라인, 버려진 건축물 등을 사진에 담아 시간의 흔적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그렉 데이비스(Greg Davis)씨가 바로 그 사람이다.

시드니를 기반을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데이비스씨는 호주 전역의 오래된 건물, 방치된 다리, 황폐해져 가는 작은 기차 역사(驛舍) 등을 카메라에 담는 작업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한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번영을 구가하던 타운 가운데 폐허가 된 곳들 가운데는 여전히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 주는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그는 “누군가는 이를 기록해야 한다”면서 자신의 작업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취미로 사진을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틈나는 대로 여기저기 출사를 나갔던 그의 사진 작업은, 폐허가 된 오랜 타운들을 기록해야겠다는 열정으로 바뀌었다.

불과 3년 사이, 그는 NSW 각 지역은 물론 빅토리아(Victoria), 퀸즐랜드(Queensland),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일부의 오래된 마을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그는 장시간 서부 호주 여러 지역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시간의 흔적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래된 마을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자신의 사진에 대한 기본 정보를 확인, 편집함으로써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의 힘

 

데이비스씨는 오래된 풍경이면서 또한 낯익은 ‘현장’ 또는 ‘사물’에 대한 관심에 대해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호주 각지를 여행하면서 갖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작업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리면서 오래된 타운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데이비스시의 작업이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매거진 2.png

퀸즐랜드 서던 다운스 지역(Southern Downs region)의 굼부라 철도라인(Goomburra railway line) 상에 있는 알로라(Allora) 마을의 버려진 간이역.

 

매거진 3.png

NSW 주 서부 내륙, 리버리나 지역(Riverina region)의 작은 타운 쿨락(Coolac. 인구 약 350명)에 있는 옛 목재 다리.

 

매거진 4.png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퍼스(Perth) 남동부 약 27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 코존업(Kojonup) 타운에 있는 기념관(Memorial Hall). 제1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이 지역 참전 군인을 기리는 기념관이다.

 

매거진 5.png

NSW 주 오라나 지역(Orana region), 트랜지(Trangie)에 있는 기차역. 메인 웨스턴 철도라인(Main Western railway line)에 있는 기차역으로 1883년 세워졌다. 지금은 폐쇄되었지만 역사는 잘 보존된 상태로 남아 있다.

 

어떤 이들은 본인이 알고 있는 오랜 타운을 알려주면서, 이것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주기를 청하는 이들도 있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버리진 다리, 황폐해져가는 건물들을 찾아 많게는 하루 12개 타운을 방문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여 만들어낸 작업은 SNS를 통해 각 지역 카운슬(Council)이나 샤이어(Shire), 방문객 센터, 각 지역 역사를 공유하는 시민단체 등과 공유한다.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의견을 달아주는 이들에 대해 감사한다는 그는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사실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그의 작업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그가 사진으로 담아낸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자기 마을을 마치 ‘고스트 타운’인 것처럼 만든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데이비스씨는 “사람들로부터 자기 마을을 찾아달라거나 또는 오래된 건물을 갖고 있는 이들이 취재 여행을 제안해 오기도 한다”면서 “앞으로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많은 도시를 여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모든 사진은 그렉 데이비스씨의 페이스북 ‘Explored Visions by GD’에서 발췌한 것임).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매거진 1(메인).png (File Size:243.7KB/Download:21)
  2. 매거진 2.png (File Size:409.5KB/Download:17)
  3. 매거진 3.png (File Size:380.6KB/Download:20)
  4. 매거진 4.png (File Size:259.6KB/Download:20)
  5. 매거진 5.png (File Size:337.3KB/Download:20)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451 뉴질랜드 오클랜드 남부 한 바, 경찰관도 함께 노래 실력 보여 file NZ코리아포.. 20.11.30.
1450 뉴질랜드 2030년 “NZ 인구 5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 file NZ코리아포.. 20.12.08.
1449 뉴질랜드 아던 총리, 세계에서 32번째 영향력있는 여성 file NZ코리아포.. 20.12.10.
1448 뉴질랜드 술 사려고 9살짜리 아들 운전시킨 철없는 아빠 file NZ코리아포.. 20.12.10.
1447 뉴질랜드 “김치는 이렇게 담가야...” 자매도시공원에서 열린 ‘DIY 김치데이’ file NZ코리아포.. 20.12.10.
1446 뉴질랜드 전국 최초 “반려견 입양 전용 카페 문 연다” file NZ코리아포.. 20.12.11.
1445 뉴질랜드 뉴질랜드 정부, 호주 자유 여행 내년 1분기로 설정 file NZ코리아포.. 20.12.15.
1444 뉴질랜드 남북섬 오가는 인터아일랜드 페리, 한국에서 만들 예정 file NZ코리아포.. 20.12.24.
1443 뉴질랜드 2020년 NZ 아기 이름, '이슬라' '올리버'가 가장 인기 file NZ코리아포.. 21.01.08.
1442 뉴질랜드 미국인의 'NZ 이주', 구글 검색 최고치 기록 file NZ코리아포.. 21.01.08.
1441 호주 중국과 무역분쟁 속 성과 이끌어낸 서호주 농가 file 퍼스인사이드 21.01.12.
1440 호주 서호주인들, 코로나19 백신접종 늦추기 원해 file 퍼스인사이드 21.01.12.
1439 호주 서호주 진진-댄다라간 긴급 산불 경보, 감시 행동 경보로 내려가 퍼스인사이드 21.01.12.
1438 뉴질랜드 CHCH한국장학재단, 캔터베리 장학금 수여식 개최 file NZ코리아포.. 21.01.29.
1437 뉴질랜드 화려한 한복 옷맵시 뽐낸 모델들 file NZ코리아포.. 21.01.29.
1436 뉴질랜드 뉴질랜드, 2월15일부터 오클랜드 레벨 3... 그 외 지역 레벨 2 file NZ코리아포.. 21.02.14.
1435 뉴질랜드 하루 120차례 점프... 신기록 세운 스카이 다이버들 file NZ코리아포.. 21.02.14.
1434 뉴질랜드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 NZ 신용 등급 상향 조정 file NZ코리아포.. 21.02.23.
1433 뉴질랜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10주년 국가 추도식 열려 file NZ코리아포.. 21.02.23.
1432 뉴질랜드 경비 때문에 올림픽 예선 못 가는 NZ농구팀 file NZ코리아포.. 21.03.09.
1431 뉴질랜드 첫날부터 치열한 레이스 펼쳐진 아메리카스컵 요트대회 file NZ코리아포.. 21.03.11.
1430 뉴질랜드 호주와의 트랜스-타스만 버블 시작일, 4월 6일 이후 발표 file NZ코리아포.. 21.03.23.
1429 뉴질랜드 오로라 보면서 프로포즈 한 남성 file NZ코리아포.. 21.03.23.
1428 뉴질랜드 웰링턴 한인회, 수익용 건물 구입 축하잔치 열어 file NZ코리아포.. 21.03.31.
1427 뉴질랜드 뉴질랜드, 4월 1일부터 최저임금 시간당 20달러로 인상 file NZ코리아포.. 21.03.31.
1426 뉴질랜드 호주 등반가 유해, 실종 42년 만에 서던 알프스에서 발견 file NZ코리아포.. 21.03.31.
1425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들도 한자리 모인다 file NZ코리아포.. 21.04.22.
1424 뉴질랜드 NZ “출생시 기대수명 남성80세, 여성은 83.5세” file NZ코리아포.. 21.04.28.
1423 뉴질랜드 ‘휘태커스 초콜릿’, 뉴질랜드서 가장 신뢰 받는 브랜드 file NZ코리아포.. 21.04.28.
1422 뉴질랜드 25년 전 받은 지원에 보답한 이민자 부부 file NZ코리아포.. 21.05.12.
1421 뉴질랜드 뉴질랜드에서 사육 중인 양의 숫자는? file NZ코리아포.. 21.05.12.
1420 뉴질랜드 오클랜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 올라 file NZ코리아포.. 21.06.10.
1419 호주 시드니 주말 경매- 맨리의 1침실 유닛, 110만 달러 낙찰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8 호주 호주 전역에서 주택 임대료 상승... 일부 지역, 최대 50%↑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7 호주 시드니 동부-노던비치 지역 주택 임대료, 가장 많이 올라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6 호주 부동산 투자자가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5 호주 캔버라, 호주 장편영화 제작의 또 하나의 허브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4 호주 ‘CHOICE’, 예약 취소시 환불 등 담은 소비자법 개선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3 호주 호주의 ‘화이자’ 백신 확보, 예정보다 한 달 앞당겨져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2 호주 파라마타 카운슬, 지역 커뮤니티 단체에 보조금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1 호주 “개방형 사무 공간의 잡다한 소음, 압박감 가중시킨다”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10 호주 일부 국가들, ‘백신 여권’으로 제한 완화... So why doesn't Australia?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09 호주 [호주 스포츠 역사] 원주민 올림픽 대표, 1964년에 처음 나와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08 호주 국민들 해외여행 막은 정부 조치, 헌법상 문제 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07 호주 오스트레일리아 토크스 내셔널 서베이, '삶에 대한 젊은 여성들의 의식' 조사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06 호주 “코로나19 극복, ‘백-투-노멀’까지는 시간 필요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05 호주 광역시드니 록다운, 호주 경제 전체에 상당한 영향 줄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04 호주 NSW 주, 비즈니스-일자리 보호에 최대 51억 달러 푼다 file 호주한국신문 21.07.15.
1403 호주 ‘Melburnians’의 이주 증가로 VIC 지방 임대료 두 자릿수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1.07.22.
1402 호주 퍼스 주택 임대료 급등... 전년 대비 주 80달러 이상 올라 file 호주한국신문 21.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