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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를 치료하는 의사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3일) 현재 이 바이러스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아프리카에서만 826명에 달했다.

 

사망자 800명 넘어서(3일 현재), 지난 2000년의 두 배 수준

 


서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 공포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일요일(3일)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수가 800명을 훌쩍 넘어섰다. 감염자 수도 1천5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 따르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이들은 이날 현재까지 826명에 달한다.

 

이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인명 피해가 극심했던 지난 2000년 당시보다 2배 가까운 수치이다. 특히 지난 7월28일부터 30일까지 3일 동안 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숨진 이들은 50명이 넘는 등 통제가 불가능한 실정이기도 하다.

 

앞서 WHO의 마거릿 챈(Margaret Chan) 사무총장은 “에볼라 감염 사례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 파멸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시에라리온, 가니, 라이베리아 등 에볼라 바이러스가 집중 발생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3개국은 지난 주 금요일(1일) 국경에 접한 바이러스 진원지를 격리지역으로 설정하고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WHO는 기니(Guinea), 라이베리아(Liberia), 시에라리온(Sierra Leone) 등 서아프리카 3개국의 경우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항공기를 통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바이러스 전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마련이다. 더욱이 치료법은 물론 백신조차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어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은 없는 셈이다.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최선의 방법은 감염 자체를 막는 것이며, 이미 감염된 이들에게는 이 바이러스로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 의료적 치료를 하는 것이 전부일 뿐이다.

 

기니의 경우 이 질병으로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주 4일간 기니 당국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0명 이상에 달했으며 339명의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라이베리아는 300명이 넘는 에볼라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정부는 휴교령을 내리고 시장을 폐쇄했으며 공무원도 필수인력 제외하고 한 달간 강제휴가를 명령한 상태다.

 

시에라리온은 250명 가까운 이들이 희생됐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Nigeria)에서도 지난 주말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첫 사망자가 보고됐으며, 라고스 당국도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는 에볼라의 확산을 막고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이다.

한국, 미국, 캐나다 등 각국도 서아프리카 여행 경보를 발령하는 등 에볼라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발 빠르게 취하고 있다.

 



■ 에볼라 바이러스는...

‘에볼라’(Ebola)라는 명칭은 아프리카 자이르의 에볼라 강에서 유래한 것으로, 지난 1967년 독일의 미생물학자 마버그에 의해 발견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난 1976년에 수단 서부에서 처음 발병했으며,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1995년에는 자이르에서만 단기간에 200명 넘는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80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형태는 포유류 바이러스와 전혀 다르다. 보통 바이러스가 원형이나 각진 형이 대부분인데 반해 에볼라는 실과 같이 길게 늘어진 모양으로, 현재 이 질병에 대한 백신은 없는 상태이며, 빠른 확산과 무서운 증상으로 가장 공포스런 바이러스의 하나가 되고 있다.

 


■ 감염 경로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는 과일박쥐, 침팬지, 고릴라 등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 동물들이 서식하는 열대 우림 등 거주자들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감염 경로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품고 있는 동물들의 땀, 혈액, 분비물, 기타 체액에 접촉해 감염된다.

또 감염자나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의 피나 땀, 분비물, 이들이 접촉했던 물건으로 인해 전염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와 함께 식사를 하거나 기타 생활용품을 함께 사용할 경우 감염 위험이 높다.

 


■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에볼라 바이러스의 증세는 유행성 출혈열과 유사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유행성 출혈열’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유행성 출혈열보다 병세가 더 심하며 사망률은 약 55% 정도에 달한다. 이전까지 치사율이 9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아프리카 지역의 열악한 의료 상황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 1주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이 나고 심한 두통, 근육ㆍ관절통과 더불어 체온이 갑자기 올라간다. 발병 3일째에는 위장과 소장 등의 기능장애로 식욕감퇴, 멀미, 구토, 설사가 나며, 발병 4~5일쯤이면 심한 혼수상태에 빠져 위독한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특히 호흡기나 위장관에서 심한 출혈이 나타나며 대개 발병 후 일주일 또는 8~9일째 사망에 이른다.

 


■ 호주의 에볼라 위험도는...

설사, 내출혈 및 외출혈을 일으키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법은 현재 없는 상태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경고만 내놓은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연방 보건부 의료국장인 크리스 바골리(Chris Baggoley) 교수는 유럽 연합이 아프리카에서 오는 이들로 인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있다는 조언도 있지만 호주의 경우 감염 위험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에볼라 바이러스가 호주로까지 확산될 위험은 적다”고 진단한다.

 

바골리 교수는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전염될 수 있는 감기 바이러스와는 다르다”면서 “나중에 질병이 발병할 경우에도 증상을 갖고 있지 않으면 전염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교수는 이어 “보건부 의료국 직원들이 지난 수 달 동안 이 질병의 확산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역과 관련해 우리는 믿을 만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그는 “(보건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바이러스 명확히 찾아낼 수 있으며, 의료 시스템 도한 이런 질병이 우려되는 곳을 관리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각국의 대처는...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급속히 확대되자 세계 각국은 이에 대한 대처에 발 벗고 나섰다.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는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서아프리카 3개국에 파견한다고 지난 주 발표했다.

 

이들 전문가는 현지에 활동 중인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긴급 대응센터를 설치하고 조기 진단 등 각종 의료지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러시아도 에볼라 확산 차단을 지원하기 위해 자국 바이러스 전문가 2명을 기니에 파견했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은 다음 달 백신 실험판으로 임상시험에 나설 예정이어서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NIH가 오는 9월 초기 단계의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실험판을 내놓고 효능 확인에 들어갈 계획이다. 특히 NIH는 “이 백신 실험판은 최근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올가을 임상시험에 쓸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승인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금주 월요일(4일, 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서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 도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2명이 실험용 치료약물 ‘지맵’(Zmapp)을 투여 받고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소규모 제약사인 ‘Mapp 바이오제’약이 개발한 에볼라 치료 실험약물 지맵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시스템을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치료제로, 담배와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시킨 실험용 쥐 세 마리의 항체에서 각각 추출해 만든 것이다.

 

지맵은 에볼라 치료 실험약물이지만 효능이 증명됐다. 에볼라에 감염된 원숭이 여덟 마리 중 감염 48시간 이내에 투약한 네 마리는 모두 생존했다. 지맵을 투여 받고 상태가 호전된 한 감염자의 경우 감염 9일 만에 치료제를 투입했음에도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지맵의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지맵은 이번에 2명의 미국인에게 사용된 것이 첫 시도로, 원칙적으로 투약 승인은 미국 보건당국의 승인을 얻은 약품만 사용될 수 있지만, 사태의 위급성을 고려해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이라는 명목으로 치료제 투약을 승인했다.

 

치료약을 개발한 맵 바이오제약은 2003년 전염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다. 직원 9명의 이 회사는 미국 국립보건원 및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과 함께 지난 몇 년간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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