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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참수된 시리아 정부군의 목을 들고 있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 충격을 준 바 있는 시드니 출신의 호주 국적 테러리스트 칼레드 샤로프(Khaled Sharrouf). 그는 어린 나이에 불법 마약 사용으로 정신질환을 겪어 왔으며 건설업계를 전전하며 폭력과 갈취를 일삼기도 했던 인물이다.

 

심각한 정신분열증 환자... 동생 여권으로 호주 출국

“자신에 대한 자각 없는 우둔한 인물... 단순한 광대일 뿐...”

 


참수된 시리아 정부군의 목을 들고 있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해 충격을 던진 데 이어 일곱 살 된 아들에게 잘린 머리를 들게 하여 사진을 찍은 뒤 소셜 미디어에 올림으로써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는 호주 국적의 칼레드 샤로프(Khaled Sharrouf)는 이라크 및 시리아 테러 활동가로 ‘글로벌 인물’(?)이 됐다.

 

특히 그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 단체에서 활동하는 호주인 테러리스트 그룹에서도 ‘공인’(?)이 될 정도로 유명 인물로 부상했다.

 

그가 보인 이 충격적 행동 하나만으로 그는, 시드니에 거주하다 중동의 반국 조직에 가담한 테러리스트로서의 이야기를 넘어 과거 행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연 칼레드 샤로프는 누구이며, 어떻게 하여 이슬람 극단주의 반군의 상징이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16일) ABC 방송은 ‘7.30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과거 행적을 언급, 눈길을 끌었다.

 

그의 과거 행적을 보면 불법 마약범죄, 만성 정신질환을 불러온 약물남용 등 본래 의미의 지하드(Jihad) 활동과는 전혀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호주 대법원(Supreme Court)의 전 앤서니 윌리(Anthony Whealy) 판사는 “이상한 행동을 보여 아주 이른 나이에 학교생활을 그만 둔 인물”이라고 말했다.

윌리 전 판사는 “어린 나이에 불법 마약을 소지했고 사소한 범죄에 가담했으며, 이후 과격 이슬람 종교의 극단적 형태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5년, 샤로프는 호주 역사상 가장 큰 테러를 구상했다가 시드니에 거주하는 다른 여덟 명의 남자들과 함께 기소됐다. 당시 그의 기소는 대형 쇼핑센터인 ‘Big W’에서 훔친 6개의 시계, 140개의 배터리 등 테러 활동에 사용될 물품을 소지한 혐의였다.

 


“심각한 정신분열 증상을 가진 환자”

 


전 윌리 판사는 이들의 테러 시도 재판을 주도했던 사람으로, 그는 샤로프를 진료했던 정신과 의사들로부터 이른 나이에 LSD, 엑스터시, 암페타민 등을 복용함으로써 발생되는 만성 정신분열증세를 갖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받았다.

 

그는 샤로프에 대해 “상당한 정신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망상의 고통 속에서 심각한 정신분열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샤로프는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신에 대한 변론 능력이 없었던 사람”이라며 “이는 법정 케이스가 무엇인지 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윌리 전 판사는 “그에게 있어 바뀐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힌 뒤 “샤로프가 사람들을 속였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조금도 그렇게 믿지 않는다”면서 “그는 정말로 심각한 환자였으며 나는 그의 정신적 문제가 지금도 여전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시드니의 유명한 법정 변호사인 찰스 워터스트리트(Charles Waterstreet)씨는 샤로프에 대해 “함께 기소된 여러 명의 피고인 중 하나였다”며, 법정에서 그를 유심히 관찰했었다고 말했다.

 

“내가 본 특징 중 하나는 그(샤로프)가 멋진 광대였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워터스트리트 변호사는 “그가 보인 태도 중 많은 부분이나 이들 그룹이 가진 (테러를 위한) 전술은 웃음을 자아내게 할 뿐이었다”며 “약간은 우둔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는 정말 광대놀이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가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면 그는 충분히 이라크로 건너가 참수된 머리를 들고 있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과 의사, “정신질환이 급진화에 영향” 진단

 


고등법원에 샤로프의 정신질환 진단서를 제출했던 정신과 의사 스티븐 알너트(Stephen Allnutt) 박사는 샤로프의 정신질환이 그의 급진화에 미친 영향을 상세하게 언급했다.

 

알너트 박사에 따르면 샤로프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깨달은 후 이슬람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자신을 신의 사람으로 간주하고 이슬람 사원에서 사람들과 교제하면서 매 기도시간에 참석했으며, 거기서 편안함을 느꼈다”는 게 알너트 박사의 진단이다. “그는 피해망상증을 느낄 때마다 신이 자신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샤로프는 라켐바(Lakemba) 홀든 스트리트(Haldon Street) 상에 위치한,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기도원의 이슬람 군중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던 중 2005년 8월, 호주에 대한 샤로프의 증오감이 도청장치에 포착됐다. 이 도청 기록에는 “호주 법은 집어치우고, 우리가 떠나도록 우리 여권 모두를 돌려 달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한 “나는 숨쉬기 힘든 이 나라를 가장 먼저 떠날 것을 신께 맹세한다”라거나, “이 나라에서 갇혀있는 것보다 무슬림 나라에서 고문을 당하는 것이 나은 것임을 맹세한다”며 (자신을 통제하는 이들에 대해) “개 X끼들”이라고 언급한 내용도 들어 있다.

 

2009년 멜번(Melbourne)에 거주하는 이슬람 성직자 압둘 나세르 벤리카(Abdul Nacer Benrika)는 시드니 및 멜번 시내를 폭파하려는 계획이 발각되어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벤리카를 비롯해 이들 일당의 계획에 연계됐던 샤로프는 최소 3년 11개월의 징역형을 받았지만 3주 만에 석방됐다.

 

“이는 심각한 범죄였지만 애처로운 범죄이기도 했다”는 윌리 전 판사는 “슈퍼마켓에서 약간의 시계와 배터리, 감자 칩을 훔치는 일로 오랜 징역형을 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윌리 전 판사는 그를 오랫동안 수감시켜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처벌은 범죄에 맞게 내려져야 한다”는 그는 “만약 사람들이 혐오감 때문에 이렇게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기소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친구들, “샤로프는 이슬람 성전에 참가하고자 했다” 진술

 


그의 친구들은 샤로프가 늘 이슬람 성전에 참가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테러 계획에 따라 재판을 받고 수감됐던 샤로프는 출소 후 다시 범죄세계로 빠져들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정신질환으로 인한 정부 장애연금을 수령하면서 건설업계에서 폭력과 갈취 행각을 벌였다.

 

그것은 위험한 게임이었다. 1년 전 그의 '갈취 비즈니스' 파트너인 바스코 보스코브스키(Vasko Boskovski)는 시드니 외곽의 한 거리에서 총을 맞아 사망했다. 이 일이 발생한 뒤 그는 다시 강경 이슬람에 빠져들었다. 3년 전부터는 시드니 서부에 있는 알 리살라(Al Risalah) 기도원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샤로프는 동생의 여권을 갖고 호주를 빠져나가 시리아로 향했다.

지난 3년 동안 샤로프와 친구가 되어 가깝게 지난 기도원의 위삼 하다드(Wissam Haddad) 씨는 “샤로프는 이슬람을 위한 싸움을 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하다드씨는 “마침내 그는 이를 시작했고, 기꺼이 이슬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며 “호주에서는 아무 것도 원하는 것이 없기에 돌아오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샤로프는 지금의 자신에 대해 만족하고 있으며 순교라는 죽음을 통해 신에게 자신을 선물로 바치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윌리 전 판사는 샤로프의 행동은 호주에 과장되어 소개된 것으로 화려하거나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다. “샤로프는 행동적 테러 활동을 하는 것이 명확하지만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니며 그는 자신에 대한 자각도 없고 지능적이지 않은, 그냥 불쌍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윌리 전 판사는 이어 자신의 의견임을 전제로 “그에게서 엿볼 수 있는 단 하나의 위험은 사람들을 과격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려 하는 것”이라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기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회에 불만을 갖고 분노하며 반항하는 젊은이들 사이를 파고들어 이슬람 급진주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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