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학업 평가 1).jpg

전 세계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평가하는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2015 결과, 호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수준이 전 세계 국가 학생들에 비해 거의 2년 뒤진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학업성취도 수준 하락세, 호주 교육개혁은 여전히 ‘교착 상태’

 

호주 학생들의 학업 평가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금주 월요일(5일, 프랑스 현지시간) 발표한 PISA(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2015 결과에 따르면, 평가에 참여한 70개국 중 만15세 호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과학, 읽기, 수학 부문에서 상위권 국가의 학생들보다 2년 뒤쳐져 있을 뿐 아니라 전반적인 수준도 하락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PISA는 OECD가 만 15세 이상 학생을 대상으로 각국의 학업 성취도를 비교 평가하는 시험으로, 지난 2000년부터 3년을 주기로 읽기, 수학, 과학 과목의 시험을 시행한다. 이번 평가는 작년 8~9월 사이에 시행되었으며, OECD 회원국 35개국과 비회원국 37개국 등 72개국 만 15세 학생 54만 여명이 참여했다. 호주는 750개교에서 14,500명이 참가했다.

이번 평가에서 호주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OECD 평균을 가까스로 넘어서는 수준으로 전체 72개국 중 과학은 14위, 읽기는 16위, 수학은 25위를 기록했다.

금주 화요일(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번 결과를 보도하면서 호주 학생들이 같은 나이의 상위권 국가 학생들보다 학업 수준 부문에서도 뒤쳐져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번 평가에서 일본과 더불어 상위권을 기록한 싱가포르보다 과학은 1년 반, 읽기는 1년, 수학은 2년 반이 뒤쳐져 있었다. 뿐 아니라 과학 점수는 슬로베니아, 뉴질랜드, 베트남보다 낮았고, 읽기는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폴란드에 뒤쳐졌다. 수학은 특히 낮아 스웨덴, 러시아, 아일랜드를 포함한 국가들보다 낮은 점수였다.

전반적으로 16년 전과 비교해 15세 호주 학생들의 과학 평균은 2006년 평균보다 7개월, 수학 평균은 2003년보다 1년, 읽기는 2000년보다 1년 뒤쳐져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하위권의 학생 수가 더욱 증가했고 최상위권 학생은 줄어 학업성취도에서 전체적인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16년간의 성취수준 하락은 사립, 공립, 가톨릭 학교를 불문하고 모든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 학업성취도에서도 큰 격차를 보였다. 사립학교와 가톨릭학교는 평균 1년, 가톨릭과 공립학교는 사이에는 2년의 격차가 존재했다.

세부적으로 이번 ‘PISA 2015’ 결과는 실용적 문제해결능력에서 호주 학생들의 수준이 지난 달 29일(화) ‘수학-과학 학업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TIMSS, 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가 발표한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TIMSS’ 자료는 호주 학생들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는 소폭 뒤쳐져 있지만 국내 성취 수준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빅토리아(Victoria) 주는 모든 주와 테리토리를 통틀어 유일하게 하락이 없이 이전의 수준을 유지했다. NSW 주는 과학, 읽기, 수학 성취도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여, 45%의 학생들이 수학능력이 떨어지거나 수학을 실생활에서 활용하지 못했다. 반면 싱가포르의 경우 80%의 학생들이 평균 수준을 넘어섰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이민자와 현지 출생 학생들간의 차이다. 평균적으로 호주 이민 1세대의 자녀들이 호주 또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학생들보다 현저하게 높은 학업성취도를 보였다.

호주 정책연구기관인 ‘그라탄 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피터 고스(Peter Goss) 연구원은 이번 결과를 통해 “도시에 있는 상위권 학교들이 혜택 받지 못한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우려감을 드러냈다.

호주교육연구협의회(ACER, Australian Council for Educational Research)의 수 톰슨(Sue Thomson) 연구원도 이번 결과에 대해 “호주 학생들이 수학 및 과학적 지식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절대적인 능력이 하위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톰슨 연구원은 “국제적 순위보다 국내 학생들간의 학업성취도 격차가 더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주민 및 외곽지역,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학생들과 혜택 받은 학생들간의 차이는 무려 3년에 달한다”며 “16년 전이나 변함이 없는 이 격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종합(학업 평가 2).jpg

‘PISA 2015’ 결과에 대해 연방 교육부의 사이먼 버밍햄(Simon Birmingham) 장관(사진)은 “부진한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교육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정치적’ 발언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부, 우려 속 낙관

 

사이먼 버밍햄(Simon Birmingham) 연방 교육부 장관은 조만간 예정된 각 주 교육부 장관들과의 학교 예산안 관련 논의를 앞두고 “부진한 현실을 인정해야한다”면서도 “국가적인 부와 투자 능력을 감안했을 때 호주는 앞으로 충분히 세계 교육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국가 교육예산이 2003년 이후 50%까지 증가했다”며 “OECD 회원국들 중 다섯 번째로 높은 액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017년 교육 예산안은 여전히 합의를 보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있다. 수요에 기반한 지원금으로 국가 전반의 학생 수준을 높이자는 ‘곤스키’(Gonski) 모델에 대해 연방 정부는 퇴짜를 놓은 상태다. 주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 교사의 질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이끌어내려는 수동적 학교 양산이 우려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NSW 주 교육부 아드리안 피콜리(Adrian Piccoli) 장관은 “이번 ‘2015 PISA’는 호주 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의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데에 있어 어려움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우려했다.

독립연구센터(Center for Independent Studies)의 제니퍼 버킹엄(Jennifer Buckingham) 박사도 하위권 학생 수의 증가와 상위권 학생 수 감소에 우려를 표하고 “학업성취도 향상에만 목표를 둔 호주의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방 노동당의 타냐 플리버세크(Tanya Plibersek) 의원은 “이번 결과로 수요에 기반한 학교 지원 모델의 필요성이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300억 달러의 학교 예산을 삭감하고 곤스키 교육개혁을 무마시킨 자유당의 행보가 놀랍기만 하다”고 비꼬았다.

 

■ 각 국가-과목별 학업평가(평균 점수)

(국가 : 수학 / 과학 / 읽기)

-Singapore : 564 / 556 / 535

-Hong Kong : 548 / 523 / 527

-Macao : 544 / 529 / 509

-Chinese Taipei : 542 / 532 / 497

-Japan : 532 / 538 / 516

-B-S-J-G(China) : 531 / 518 / 494

-Korea : 524 / 516 / 517

-Switzerland : 521 / 506 / 497

-Estonia : 520 / 534 / 519

-Canada : 516 / 528 / 527

-Netherlands : 512 / 509 / 503

-Denmark : 511 / 502 / 500

-Finland : 511 / 531 / 526

-Slovenia : 510 / 513 / 505

-Belgium : 507 / 502 / 499

-Germany : 506 / 509 / 509

-Poland : 504 / 501 / 506

-Ireland : 504 / 503 / 521

-Norway : 502 / 498 / 513

-Austria : 497 / 495 / 485

-New Zealand : 495 / 513 / 509

-Vietnam : 495 / 525 / 487

-Russia : 494 / 487 / 495

-Sweden : 494 / 493 / 500

-Australia : 494 / 510 / 503

-France : 493 / 495 / 499

-United Kingdom : 492 / 509 / 498

-Czech Republic : 492 / 493 / 487

-Portugal : 492 / 501 / 498

Source : PISA 2015 / OECD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학업 평가 1).jpg (File Size:23.4KB/Download:37)
  2. 종합(학업 평가 2).jpg (File Size:32.3KB/Download:40)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017 호주 “정부의 첫 주택구입자 지원 정책, 저소득 가구에 도움 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16 호주 정부 연료소비세 인하... ACCC 통해 휘발류 소매업체 ‘감시’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15 호주 호주 고고학자들, 5만 년 전 서부호주 사막의 고대 화덕-와틀과의 연관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14 호주 NSW 주 정부, ‘시니어카드’ 30주년 기해 디지털 옵션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13 호주 타스마니아 주 피터 거트웨인 주 총리, 정계은퇴 ‘깜짝’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12 호주 “거주 지역이 치매 위험에 영향 미친다”... 모나시대학교 연구팀 연구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11 호주 수십 명의 여성들이 누드 상태로 Perth CBD 거리에 선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10 호주 요양시설 거주 노인 5명 중 1명, 화학적 억제제인 항정신성 약물 투여 받아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09 호주 “팬데믹 상황이 힘들다고? 1846년 전, ‘인류 생존 최악의 해’가 있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08 호주 총선 겨냥한 연립 여당의 지원책 제시 불구, 노동당 지지율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2.04.07.
1007 호주 관개시설 되어 있는 타스마니아의 ‘Vaucluse Estate’, 매매 리스트에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1006 호주 정부 개입의 ‘임대료 통제’, 호주의 ‘주택 위기’ 완화에 도움 될 수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1005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무료 수상 스포츠 강사 교육과정 재개설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1004 호주 ‘Buy Now, Pay Later’ 증가... “부채에 시달리는 이들, 더욱 늘어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1003 호주 팬데믹으로 크게 감소한 멜번 인구, 2030년에는 시드니 능가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1002 호주 NSW 보건부, “첫 ‘Deltacron’ 및 혼합 COVID 감염 사례 보고”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1001 호주 50만 명 이상의 고령층, 65세에 은퇴 가능해질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1000 호주 Federal Election 2022- 5월 21일로 확정, 본격 선거전 돌입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999 호주 Federal Election 2022- 가장 큰 규모의 선거, 어떻게 치러지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4.14.
998 호주 토요일 오전의 주택 경매? 일부 전문가들, “좋은 아이디어는 아닐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2.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