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테러 1).jpg

산책 중인 한 주민에게 무차별 흉기 공격을 가한 사건으로 체포된 이사스 칸(Ihsas Khan)이 경차에 끌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드러나... 경찰, ‘테러행위’로 규정

 

시리아 내 극단 이슬람 테러조직인 IS(Islamic)가 지난 9월5일(월) 발행된 것으로 보이는 자체 온라인 잡지 ‘루미야’(Rumiyah)를 통해 호주 내 ‘론 울프’(Lone Wolf. 단독으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주요 시설 및 공공장소에서의 무차별 테러공격을 감행하라고 촉구, 긴장감을 주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 토요일(10일) 오후 시드니 남부 민토(Minto)에서 20대 청년이 지나는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태에 빠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을 저지른 22세의 이사스 칸(Ihsas Khan)은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됐으며, 경찰은 “이사스 칸이 ‘오늘 누군가는 반드시 죽는다’고 반복적으로 외치며 피해자를 물색하고 다녔다”는 목격자 진술에 따라 그의 이번 행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은 ‘911 테러’ 15주기 전날, 추가적인 반테러법 도입 관련 연설을 통해 이번 민토(Minto) 사건을 언급하면서 “호주에서 테러 위협은 실제 사실임을 상기시키는 사건”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주민들은 이날 사건의 피해자인 웨인 그린할프(Wayne Greenhalgh. 59)씨가 평소대로 공원을 지나가기 전, 이사스 칸이 10여분간 올프센 로드(Ohlfsen Road)의 저수지에서 서성대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그린할프씨가 이 길을 지나자 대형 칼을 꺼내들고는 수차례에 걸쳐 공격했으며, 칸의 공격으로 손과 몸에 치명상을 입은 그린할프씨가 필사적으로 근처 주택으로 피신하자 그를 뒤쫓아 간 칸은 이 주택의 유리문을 부수려 시도하면서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이곳에서 살롱을 운영하는 두옌 판(Duyen Phan)씨가 자기 집으로 피해자를 데리고 들어간 뒤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을 보았다고 전했다.

NSW 경찰청 캐서린 번(Catherin Burn) 부청장은 이번 공격에 대해, 사건 현장 근처에 거주하는 이사스 칸이 지나가는 행인을 공격하고 이어 경찰을 유인한 후 마찬가지로 테러 공격을 하려 했을 가능성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번 부청장의 이 같은 의혹은,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칸의 집에서 그를 체포할 당시 칸이 대형 칼을 들고 경찰에 대항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가 입수한 당시 사진들을 보면 체포된 용의자가 경찰 차량에 태워지기 전, 무려 세 명의 경찰관이 테이저 건으로 그를 제압하는 장면이 있다.

번 부청장은 “조사를 통해 이른바 이슬람 극단주의로부터 자극을 받은 이사스 칸이 이날(10일) 테러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부청장은 사건 다음날인 일요일(11일), “우리는 범인이 ISIS의 영향을 받은 이슬람 극단주의자이며 이날 테러공격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번 부청장은 이어 “이번 공격에는 우리가 알아내야 하는 어떤 계획이 있음이 분명하다”며 “이는 경찰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 매우 불안하고 끔찍한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그린할프씨는 이 지역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며 자신이 기르는 개와 함께 자주 산책을 했다. 한 주민은 그에 대해 “누구나 웨인씨를 알고 있다. 그는 누구에게나 인사를 건넸다”면서 “그는 결코 파리 한 마리도 해치지 못하며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죽음까지 불사할 사람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그는 위급 상태로 구급 헬기를 이용해 리버풀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건 다음날인 일요일, 그의 상태는 다소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번 부총장은 “같은 거리에 살고 있는 이사스 칸과 피해자가 서로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지만 이사스 칸이 피해자에게 즉각 공격을 가한 데에는 분명 계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이 ‘테러’로 규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린할프씨의 아내 브론웬(Bronwen)씨는 “이사스 칸이 사건 당일 오전, 손에 코란을 들고 다가왔었다”며 “우리는 그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등을 돌려 집으로 돌아갔다”고 진술했다.

페어팩스 미디어에 따르면 이사스 칸은 이전에도 경찰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테러 요주의 인물에서 제외되었고 당국의 주요 사건 리스트 상에서도 중요 인물로 간주되지 않았다.

페어팩스 미디어는 “이전에도 공공장소에서 비이슬람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위협한 바 있는 이사스 칸으로 인해 관할 경찰이 두 차례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바 있다는 사실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2013년 호주 국기를 훼손, 악의적 기물파손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이 사건은 ‘정신 이상으로 인한’ 단순 범죄로 처리됐다.

 

종합(테러 2).jpg

사건 직후 자택에서 경찰에 체포되는 용의자 이사스 칸. 경찰은 칸이 대형 칼을 들고 저항하자 테이저 건으로 그를 제압했다.

 

번 부총장은 이사스 칸이 호주 내 또는 해외 테러 조직과의 연계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칸은 이슬람 극단주의자이며 정신분열증과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

사건 당일인 지난 토요일 밤, 경찰은 범인의 자택 수사를 통해 이슬람 제국주의 잡지인 ‘다비크’(Dabiq) 전자 카피본과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에서 극단주의 관련 자료들을 검색한 증거를 찾아냈다.

페어팩스 미디어는 경찰과의 인터뷰에서 ‘칸은 IS의 지도자를 알고 있으며 수니파를 보호하고 이들을 위해 똑같은 방식의 보복을 하고자 사람들을 죽였다는 면에서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사스 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칸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악의 일을 저지르기를 원했다’는 진술과 ‘(피해자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그를 싫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에 대해 “대테러 당국이 ‘론 울프와이 전쟁’을 선포한 데 대한 전면적인 도전”으로 풀이하고 있다.

번 부청장은 “이번 사건은 우리가 대처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테러”라면서 “어떤 사건으로 인해, 어떤 이유로 인해 영감을 받아 경찰의 시선을 받은 적이 있는 개인들이 있는데, 이들은 어떤 자극을 받게 되면 결국 행동에 옮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올프센 로드 상의 한 주민은 이사스 칸이 사건 며칠 전, 집 밖에 서서 아랍어로 자신에게 소리를 지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우리 누구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사건 다음날인 일요일(11일), 파라마타(Parramatta) 지방법원은 이사스 칸의 보석을 불허했다.

종합(테러 3).jpg

이사스 칸의 테러 공격에 중상을 입은 웨인 그린할프(Wayne Greenhalgh)씨. 리버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그는 다소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세영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테러 1).jpg (File Size:52.6KB/Download:42)
  2. 종합(테러 2).jpg (File Size:51.9KB/Download:47)
  3. 종합(테러 3).jpg (File Size:41.5KB/Download:45)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877 호주 기후변화 심각... 2030년까지 25가구 중 1가구, 주택보험 가입 불가능할 수도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876 호주 2022-23 회계연도, 변경되는 규정은 어떤 것이 있나...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875 호주 Sydney's gangland...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얻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874 호주 Census 2021- ‘이너 시드니’ 경제 수준, 호주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22.07.07.
873 호주 밀레니엄 세대의 지방 지역 이주, 지난 5년 사이 최고치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72 호주 시드니-멜번 부동산 시장 위축 불구, 12개월 사이 가격 상승한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71 호주 2019-20년도 호주 전역 ‘여분의 침실’ 1,300만 개... 더 나은 용도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70 호주 IT 분야의 빠른 기술 발전 불구, NSW 주는 19년 전 강의 계획 ‘그대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69 호주 COVID-19 4차 접종, 7월 11일부터 가능... 알아야 할 사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68 호주 ACMA, 이동통신사에 ‘문자메시지’ 관련 새 규정 적용... 사기행각 차단 위해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67 호주 호주 소비자들의 ‘Buy now, Pay later’ 지출, 119억 달러로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66 호주 국가 성별 임금격차 분석... 여성 근로자에 ‘암울한 그림’ 보여준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65 호주 NSW 주,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 중 가장 많은 인구 순손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64 호주 호주인들, 이전보다 더 장수하지만 만성질환 안고 있는 이들도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2.07.14.
863 호주 시드니 지역 주택 임대료,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19%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862 호주 NSW 주 정부, 스몰비즈니스-NFP 단체 대상으로 홍수피해 지원금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861 호주 COVID-19 감염자 다시 확산... 정부, 실내 마스크 착용 강력 ‘권장’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860 호주 NSW 주 정부, 취약 지역사회 대상 RAT 키트 무료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859 호주 6월 종료된 COVID-19 병가 보조금 지급, 9월 말까지 연장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
858 호주 하루 필요한 양의 야채 섭취하는 호주 성인, 10명 가운데 1명도 안 돼 file 호주한국신문 22.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