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eme wheather 1.jpg

기후변화로 인한 인명 피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폭염과 추위, 산불, 폭우로 인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이들은 무려 9,110명을 넘어섰으며, 670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진은 호주 사상 최악의 산불인 ‘Black Summer’(2019년 말에서 2020년 초) 당시, 삼림을 삼키는 화마.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지난 10년 사이 극심한 기온, 산불, 영하의 기온으로 인한 병원 입원자 ‘크게 증가’

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보고서... 기후 상황으로 670명 사망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다. 최근 수년 사이 호주는 이 같은 상황을 직접적으로 실감하고 있다. 최악의 산불, 극심한 홍수는 더 폭넓은 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수년 사이, 피해를 입은 많은 지역은 여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상 기후로 인해 목숨을 잃는 피해 또한 만만치 않다. 여름 시즌, 간혹 엄청난 무더위가 기록되기는 했지만 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관련 기록을 보면, 지난 10년 사이 심한 무더위나 산불, 또는 급격한 영하의 기온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이들이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변화하는 기후 위험으로부터 호주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이 이달(11월) 첫 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폭염과 추위, 산불, 폭우로 인해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이들은 무려 9,110명을 넘어섰으며, 670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공보건 및 기후 전문가들은 극단적 기후 현상이 더욱 빈번, 강열해짐에 따라 이 수치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이미 지구 온도가 미지의 영역에 들어갈 정도로 치솟았다는 지구과학자들의 경고가 나온 상황에서, 특히 올해는 지난 10년간의 여름 가운데 가장 무더운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겨울 시즌이었던 6월에서 8월, 봄이 시작된 9월은 기상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따스했다. 엘니뇨(El Nino)의 강세는 대부분 예측 모델에서 2024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극단적 더위와 극심한 추위,

그 사이의 모든 것

 

폭염(extreme heat)은 호주인의 병원 입원 중 가장 큰 원인이며 지난 10년 동안 총 7,104명의 부상 입원과 293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퀸즐랜드(Queensland)와 빅토리아(Victoria) 주는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극한의 고온으로 인한 입원 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빅토리아는 고온뿐 아니라 극한의 저온으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례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NSW는 산불과 폭풍우가 병원 입원의 주요 원인이었다.

 

Extreme wheather 2.jpg

극단적 기후 상황으로 인한 사망자 수(2011년에서 2021년 사이)를 보여주는 그래프. 사망 원인이 다른 것은 그만큼 이상기후가 금식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Source: 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보건복지연구원 대변인인 헤더 스완스톤(Heather Swanston) 박사는 “지난 30년 동안 폭염과 산불, 극심한 추위를 비롯해 폭우, 홍수, 사이클론을 포함한 폭풍 관련 기상이변의 빈도 및 심각성이 증가했다는 증거가 있다”며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병원 입원과 사망에 반영되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은 치명적 위험”

 

극한 기후로 인한 사망자를 보면, 폭염 관련은 2014~2016년, 2019~2020년 등 극심한 엘니뇨 기간에 최고조에 달했다.

2000년 이래 호주에서의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빅토리아와 남부호주(South Australia)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에 집중되었다. 예를 들어 2009년 1월에는 극심한 폭염 속에서 374명, 2014년 1월에는 16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수치는 극심한 더위를 그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었던 수치이기에 실제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sation)는 지난해 여름, 유난히 더위가 심했던 유럽에서만 폭염으로 인해 6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했다.

 

Extreme wheather 3.jpg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 몇 개월간 호주 전역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Black Summer’라 명명)로 인명 피해는 물론 수십 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사라졌다. 사진은 폐허가 된 삼림에서 살아남은 코알라에서 물을 건네는 한 봉사대원.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극심한 더위, 이유는...

 

호주 환경의사회(Doctors for the Environment Australia) 회원인 SA 주 기반의 응급의학 전문의 킴벌리 험프리(Kimberly Humphrey) 박사는 호주인들이 극한의 기후에 적응했으며, 또한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에 도달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는 기상 이변으로 인해 건강 측면에서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험프리 박사는 “우리는 모든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녀는 이어 “호주 의료 시스템은 이상 기후에 따른 입원 수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수백 명이 한꺼번에 병원 도움을 구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기후위원회(Climate Council) 조사연구 책임자인 사이먼 브래드쇼(Simon Bradshaw) 박사 또한 기후변화와 관련된 건강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극한의 더위와 관련해 향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한 일이 여전히 많다”는 브래드쇼 박사는 “앞으로 10년 동안 탄소배출을 크게 줄이면 2040년경부터 치명적 폭염이 발생하는 경우는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았다.

 

Extreme wheather 4.jpg

각 연도별, 무더위와 추위, 산불, 홍수로 부상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은 수치를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기후 과학자들은 탄소배출을 감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후변화가 악화됨에 따라 시드니 최고 기온은 2100년까지 26.4도에서 29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파푸아뉴기니의 포트모레스비(Port Moresby, Papua New Guinea)에서 일반적으로 경험되는 기후이다. 또 멜번 기온은 2070년까지 1.2도~3.1도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험프리 박사는 폭염의 열기가 심장, 폐, 신장기능에 영향을 미치기에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사람이 열을 조절하는 데는 꽤 능숙하지만 인체는 기능이 저하되기 전까지만 견딜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거주환경에 더 적합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 캠페인을 위해 더위가 심한 교외지역(suburb) 커뮤니티와 협력하는 시민단체 ‘Sweltering Cities’ 설립자인 엠마 베이컨(Emma Bacon)씨는 “폭염이 사람들의 생계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문제는 우리가 집을 짓는 방식”이라는 그녀는 “지금의 주택건축 방식은 점점 더워지는 기후는 물론 지금의 기후 상황에서도 적합하지 않다”며 “도시의 다른 지역에 비해 10~15도 더 뜨거운 교외지역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이컨씨는 “이 주택들은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집안에서 안전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더 많은 열 탄력성을 갖추도록 건축 법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녀는 이의 가장 바람직한 시작은 극심한 더위로 인해 병원 입원이 가장 많은 이들, 즉 고령자와 장애인 주택이어야 하고 또한 가장 더운 교외지역 거주민의 거거 건축물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베이컨씨는 “특히 이번 여름은 우리 삶에서 가장 더운 계절이 될 것이며 상황 또한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느끼게 될 전례 없는 열기는 이전에 경험해본 적 없는 것이라는 예상이 머리를 감싸쥐게 한다”며 “단지 무더위로 인해 사람이 사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treme wheather 5.jpg

연령별 극한 기후 관련 부상 및 사망 건수(2018~2022)를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이런 상황에서 정책적 차원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예를 들어 시드니, 멜번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도시 지방의회에서는 극한의 무더위 또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도시 미래를 보장하고자 적절한 계획을 수립하는 전문 부서를 만들고 난방 책임자 또는 이상 기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담당관을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베이컨씨는 “여전히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기후변화 위험,

나이도 중요하다

 

보건복지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극심한 기후로 인한 병원 입원 및 사망은 더 많았다. 이에 대해 베이컨씨는 “극한의 기후는 단지 고령자의 문제만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무더운 열기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그녀는 “그런 이들 중에는 노인, 장애인뿐 아니라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 임신 상태의 여성 등이 있다”며 “호주만 보더라도 아마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Extreme wheather 1.jpg (File Size:62.0KB/Download:6)
  2. Extreme wheather 2.jpg (File Size:58.0KB/Download:5)
  3. Extreme wheather 3.jpg (File Size:77.5KB/Download:7)
  4. Extreme wheather 4.jpg (File Size:39.3KB/Download:8)
  5. Extreme wheather 5.jpg (File Size:20.1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701 호주 NSW 주, 호주 내 경제 부분에서 ‘선두’ 달려 호주한국신문 14.05.01.
6700 호주 호주 내 마약 압수 및 사용자 체포 크게 늘어 호주한국신문 14.05.01.
6699 호주 킹스크로스 유흥업소들, 도심으로 눈 돌려 호주한국신문 14.05.01.
6698 호주 NSW 주 강력한 법질서 정책으로 재소자 급증 호주한국신문 14.05.01.
6697 호주 호주 해군, 케냐 해안에서 1톤가량의 헤로인 압수 호주한국신문 14.05.01.
6696 호주 호주인들, “양부모 가족은 아이 성장에 필요” 호주한국신문 14.05.01.
6695 호주 시드니 부동산 경매 낙찰률, 4주 연속 80% 이하 기록 호주한국신문 14.05.08.
6694 호주 시드니 어퍼노스쇼어 지역, ‘100만 달러 클럽’ 진입 호주한국신문 14.05.08.
6693 호주 시드니한인회, ‘인종차별법 개정 반대’ 포럼 개최 호주한국신문 14.05.08.
6692 호주 평통, 북한의 현 정세와 한반도 주변 상황 분석 호주한국신문 14.05.08.
6691 호주 김봉현 대사, 서부 호주 광산개발 시찰 호주한국신문 14.05.08.
6690 호주 NSW 빅터 도미넬로 장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애도 호주한국신문 14.05.08.
6689 호주 호주 두 젊은 재벌의 대낮 난투극은 미란다 커 때문? 호주한국신문 14.05.08.
6688 호주 경기회복 신호탄, 4개월 연속 구인광고 늘어 호주한국신문 14.05.08.
6687 호주 호주 입국 난민 희망자들, 평균 대기기간 9개월 호주한국신문 14.05.08.
6686 호주 NSW 주 교통부 장관, ‘자전거 라이센스’ 도입 검토 호주한국신문 14.05.08.
6685 호주 사커루 핵심 수비수 루카스 닐, 월드컵 선발서 제외 호주한국신문 14.05.08.
6684 호주 Australian Teen Sex Survey... ‘섹스팅’, 청소년 교제의 한 형태로... 호주한국신문 14.05.08.
6683 뉴질랜드 선거 앞둔 국민당, 외국인 이민문호개방 역설 file 굿데이뉴질랜.. 14.05.09.
6682 뉴질랜드 작년 19,237명 혼인신고, 동성결혼도 146건이나 file 굿데이뉴질랜.. 14.05.09.
6681 뉴질랜드 2014 세계한민족축전 굿데이뉴질랜.. 14.05.09.
6680 호주 차고(Garage) 유무, 부동산 가격에 상당한 영향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9 호주 강해연의 이유 있는 카타르시스 밀어들(20)- 44번 버스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8 호주 호주인 선교사들이 남긴 한국의 근·현대 모습은...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7 호주 재외공관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서' 발급 서비스 시행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6 호주 호주 구세군, 새 예산안에 심각한 우려 표시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5 호주 전환기, 호주의 장애인 복지제도는...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4 호주 마이클 커비,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교훈’ 강의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3 호주 재미한국학교 북가주협의회, ‘한국 역사 표준 교육과정’ 개발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2 호주 어번 시티 도서관, “도서관 예산 감축 막아 달라” 호소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1 호주 호주 월드컵 대표팀, 예비 엔트리(30명) 발표 호주한국신문 14.05.15.
6670 호주 경찰, 시드니 서부 일대 폭력조직 체포작전 전개 호주한국신문 14.05.15.
6669 호주 제임스 패커-데이빗 긴젤, 각 500달러 벌금 호주한국신문 14.05.15.
6668 호주 연방 경찰, NAB 직원에 자료 유출시킨 ABS 직원 체포 호주한국신문 14.05.15.
6667 호주 결혼생활의 스트레스가 조기 사망 부를 수도... 호주한국신문 14.05.15.
6666 호주 Budget 2014... 애보트, “세금 인상은 없을 것” 선거공약 파기 호주한국신문 14.05.15.
6665 호주 Budget 2014... 새로운 예산안이 미치는 부문별 영향은 호주한국신문 14.05.15.
6664 호주 Budget 2014... 애보트 정부, “국민 기만한 것” 호주한국신문 14.05.15.
6663 호주 동해안 지역, 대량의 수중메탄가스 저장발견 file 굿데이뉴질랜.. 14.05.17.
6662 호주 4월 주택 판매가는 상승, 거래량은 대폭 감소 file 굿데이뉴질랜.. 14.05.17.
6661 호주 Korean Food Show in Wellington file 굿데이뉴질랜.. 14.05.17.
6660 호주 에어뉴질랜드 항공기 납치범, 뉴질랜드 영주권 취득 사실 알려져 file 굿데이뉴질랜.. 14.05.22.
6659 호주 렌 브라운 “2021년까지 오클랜드 관광 소득 72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 file 굿데이뉴질랜.. 14.05.22.
6658 호주 시드니 고급 부동산 시장, 거래량 증가로 가격 상승 호주한국신문 14.05.22.
6657 호주 한국 근•현대 사진전, ‘Korea: Then and Now’ 개막 호주한국신문 14.05.22.
6656 호주 ‘북한인권주간’ 개막... 다양한 행사 펼쳐져 호주한국신문 14.05.22.
6655 호주 재외동포재단, 두 번째 사진 공모전 개최 호주한국신문 14.05.22.
6654 호주 구세군 ‘2014 레드쉴드 어필’ 모금운동 전개 호주한국신문 14.05.22.
6653 호주 대학생 수천 명 ‘예산안 반대’ 가두행진 벌여 호주한국신문 14.05.22.
6652 호주 애보트 정부의 초긴축 예산안, ‘지지율 급락’으로 호주한국신문 1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