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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사태로 인해 병원에서 제대로 된 완화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에바 메넬로우스(Eva Menelaws)씨. 사진은 집에서의 치료 기간 동안 자녀들(8개월 된 아들, 4살의 딸)과 함께 한 에바씨. 이 사진은 Dr. Simon Menelaws가 ABC 방송에 제공한 것을 발췌한 것임.

 

팬데믹 사태 이후 40%까지 증가... “정확한 규모 분명치 않다는 점, 더욱 우려”

 

말기환자 치료(palliative care. 또는 완화 치료)에 대한 수요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시작 이후 최대 40%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환자는 물론 의료 종사자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방역을 위한 봉쇄 또는 엄격한 제한 기간,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중단되거나 지연됨으로써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 가운데 특히 많은 경우 암 진단을 받게 됐다고 우려했다. 일부의 경우, 이는 암이 더 진전되었거나 말기 단계임을 의미한다.

전염병 사태가 시작된 후 에바 메넬로우스(Eva Menelaws)씨는 완화 치료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 겨우 36세에 불과한 그녀는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그녀는 양쪽 유방 절제술, 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받았고 난소를 제거했다.

하지만 거의 1년 전, 남편인 사이먼 메넬로우스(Simon Menelaws)씨는 아내 에바를 떠나보내야 했다. 당시 아들은 8개월, 딸은 4살이었다. 그는 “처음 우리는 에바의 병세에 차도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4기 또는 전이성 유방암으로 불치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몇 달 동안 에바씨는 통증 및 피로와 같은 증상을 위해 완화 치료를 받았다. GP이기도 한 메넬로우스씨는 완화 치료가 아내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에바 메넬로우스씨에게 급성 병원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전염병이 만연해 있던 상황에서, 간 전이로 인해 아내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어느 늦은 밤 응급실에 갔지만 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방문객은 병실에 들어갈 수가 없었고, 그것이 우리에게 가장 힘든 상황이었을 것”이라는 메넬로우스씨는 “완화의료 영역이 아닌 요소가 있지만 급성 상황에서 완화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는 명확히 있다”고 말했다.

 

진단 지연의 규모,

아직 명확히 파악 안 돼

 

전염병 사태는 의료 시스템 전반에 광범위한 압력을 가했다. 완화 치료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팬데믹 이전에도 인구 고령화로 인해 호주 전역에서 완화 치료 서비스 수요는 증가하던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그 압박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말기환자 치료 전문의이자 완화 치료학회(Palliative Care Australia) 회장인 미라 에이거(Meera Agar) 교수는 “팬데믹의 결과로 18~40%가량, 최대 40%의 서비스 수요 급증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COVID 제한으로 인해 많은 환자가 가정이나 노인요양 시설 등 지역사회에서의 완화 치료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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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환자 치료 전문의이자 완화 치료학회(Palliative Care Australia) 회장인 미라 에이거(Meera Agar. 사진) 교수. 그녀는 치료 서비스 수요 증가의 배후에 명확한 수요 규모가 파악되지 않다는 점을 우려했다. 사진 : Professor Meera Agar

   

이어 에이거 교수는 진료 서비스 수요 증가의 배후에 더 우려스러운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팬데믹 사태로 인해) 지연된 진료 규모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에이거 교수는 “이는 특히 암 진단을 받은 이들에게 해당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료 시스템의 압박으로 인해 환자들이 항상 즉각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좋은 완화 치료는 필요에 따라 시기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유연한 ‘가정 기반의

완화 치료’ 옵션 필요

 

말기치료 환자 간호사이자 이들 협회인 ‘Palliative Care Nurses Australia’의 조슈아 코헨(Joshua Cohen) 부회장 또한 호주에서 완화 치료 서비스 수요가 이토록 증가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코헨 부회장은 “분명 COVID 사태의 시작과 함께 우리는 자택에서 사망하도록 지원하는 환자 및 가족의 수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을 보았으며 또한 주거형 노인요양 시설에서의 사망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지역사회 및 병원을 COVID로부터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집에서 완화 치료를 받고자 하는 이들이 증가했음을 알고 있다면서 “방역 차원의 봉쇄 또는 엄격한 제한 규정이 발효되었을 때 병원들은 ‘안전’을 이유로 방문객을 통제했는데, 이는 병원에 있는 환자는 물론 그 환자를 볼 수 없는 가족들에게는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변화로 인해 가정에서의 사망은 한 달 평균 5건에서 15, 16건으로 바뀌었다”며 나는 이것이 전국적으로 유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가 노인요양 시설에 연중무휴, 24시간 정식 간호사를 상주시키는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Palliative Care Nurses Australia’는 “해당 간호사에게 완화 치료를 교육시키는 것이, 많은 환자에게 이를 적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사이먼 메넬로우스씨는 좋은 완화 치료가 사람들의 삶의 마지막 순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완화 치료에 대해 “환자 인생의 마지막 날, 마지막 몇 주나 몇 달간 가능한 의미 있고 성취감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를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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