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COVID 이후 1).jpg

COVID-19 감염이 인체의 면역체계를 변화시켜 다른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증거가 속속 제시되는 상황이다. 사진 : Pexels / Polina Tankilevitch

 

그리피스대학교 감염병 학자, “SARS-CoV-2 감염 이후 부정적 영향 속속 드러나”

 

COVID-19에 감염됐던 이들 가운데 이전에 비해 손쉽게 감기에 걸린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이들의 경우 COVID가 전반적인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의심할 수 있다.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이에 대해 그리피스대학교(Griffith University) 감염병 연구 책임자인 라라 헤레로(Lara Herrero) 박사는 최근 호주 비영리 온라인 학술지 ‘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칼럼에서 “아직은 초기 단계”라면서 “하지만 현재 증가하는 증거들을 보면 COVID에 감염되는 경우 다른 전염병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면역체계의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 바이러스 감염 라운드= 이번 겨울 시즌을 보내면서 사람들은 바이러스성 질병이 계속되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여기에는 COVID-19, 인플루엔자 또는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감염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monkeypox), 소아마비(polio)와 같은 전염병의 재출현이 있다.

과연 이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는 것일까? COVID는 어떻게든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향후 다른 전염병에 더 쉽게 감염되도록 하는 것일까?

헤레로 박사에 따르면 감염성 질병이 새로운 장소에서, 또는 오래 전 사라졌다가 수십 년 만에 새로운 인구 그룹에서 다시 나타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녀는 “따라서 우리는 COVID가 이 같은 바이러스 감염을 일으켰다고 ‘단정적으로’ 결론내릴 수는 없다”고 말한다.

 

종합(COVID 이후 2).jpg

감염병 학자들은 SARS-CoV-2 감염이 면역체계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기차에서 나오는 사람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하지만 COVID-19 감염 이후 증상이 사라지고 몇 주 후 건강한 개인의 면역체계에 대한 이 바이러스의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헤레로 박사의 말이다.

 

▲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떻게 되나= 바이러스 감염 후 세 가지 가능한 결과가 있다. 첫째는 면역체계가 이 질병을 이겨내고 회복한다(가령 일반적인 감기를 유발하는 리노바이러스)는 것이며, 둘째는 인체의 면역체계가 이 바이러스와 싸워 잠복된 바이러스로 만들고, 이후 인체에 잠복해 있는 바이러스(예를 들어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 바이러스 등)로 회복한다. 마지막으로, 면역체계가 바이러스에 대항하는데, 이런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만성’(chronic) 상태로 남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복제(C형 바이러스에서 발생할 수 있음)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1 항목으로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헤레로 박사는 “우리 대부분은 COVID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를 없애는데, 이는 우리 면역체계의 다양한 부분을 사용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종합(COVID 이후 3).jpg

건강한 면역체계를 유지하고 예방접종을 받는 것은 모든 감염병에 대응하는 최상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사진 : Unsplash / CDC

   

이어 “하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나오고 있는 증거를 보면, SARS-CoV-2 감염 후 면역 세포의 변화가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 영향은 박테리아나 곰팡이와 같은 다른 병원체뿐 아니라 또 다른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우리의 면역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현재까지 나온 호주에서의 연구를 보면, SARS-CoV-2 바이러스 감염에서 회복된 이들의 경우 최대 24주 동안 인체 면역체계의 균형이 흐트러진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던 이들과 비교해 COVID에서 회복된 이들에게서는 상대적으로 면역세포 수와 그 유형에 변화가 나타났다.

여기에는 선천적 면역체계(innate immune system. 특이하지 않은 면역반응을 제공하는) 및 적응적 면역체계(adaptive immune system. 인지된 외부에서의 침입자를 표적으로 하는 특정 면역 반응) 세포의 변화가 포함된다.

또한 인체의 ‘최초 방어선’으로 간주되는 면역세포, 즉 ‘수지상 세포’(dendritic cells. 가지세포 또는 수상돌기세포라고도 함)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있다. 연구원들은 COVID에 감염되었다가 회복한 이들의 경우 순환하는 이들 세포의 수가 더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남은 세포들은 항바이러스 면역 활성화의 중요 단계인 백혈구(T세포로 알려진)를 거의 활성화시킬 수 없었다.

또 다른 연구는 T세포와 B세포(항체 생성에 관여하는)로 알려진 다른 유형의 백혈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해준다. ‘SARS-CoV-2 감염 후의 상태’에 대한 연구에서 이러한 세포 중 많은 수가 활성화되어 ‘소진’되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 이는 세포가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뒤이은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 적절히 대항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SARS-Cov-2 감염 후 이 면역체계의 지속적인 활성화는 다른 염증성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종합(COVID 이후 4).jpg

그리피스대학교(Griffith University) 감염병 연구 책임자인 라라 헤레로(Lara Herrero. 사진) 박사. 그녀에 따르면 COVID에 감염되는 경우 다른 전염병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면역체계의 변화가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 : Griffith University

   

한 연구에 따르면 COVID-19 감염에서 회복된 이들은 다양한 유형의 B세포에 변화가 있다. 여기에는 세포의 신진대사 변화가 포함되며, 이는 이 세포들이 기능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B세포가 항체 생산에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확신할 수 없다. 즉 이 연구에서는 ‘인체가 SARS-CoV-2 항체를 생성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바이러스, 박테리아 또는 곰팡이 병원균 항체를 생산하는 인체의 능력에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해 아직은 단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면역체계 변화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헤레로 박사는 “현재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이러한 변화가 다른 감염에 대응하는 면약체계의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또는 변화가 악화되거나 다른 만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지 여부”라면서 “이 때문에 SARS-CoV-2 감염이 인체의 면역체계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이 같은 면역체계 변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 그리고 면역체계가 회복되는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또 SARS-CoV-2가 만성피로증후군(근육성 뇌척수염)과 같은 다른 만성 질환을 유발하는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한 연구 또한 진행 중이다.

그러면서 헤레로 박사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건강한 면역체계를 유지하고 예방접종(해당 백신이 개발되는 경우)을 받음으로써 모든 감염에 대항하는 최상의 기회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COVID 이후 1).jpg (File Size:92.7KB/Download:14)
  2. 종합(COVID 이후 2).jpg (File Size:71.1KB/Download:13)
  3. 종합(COVID 이후 3).jpg (File Size:61.1KB/Download:8)
  4. 종합(COVID 이후 4).jpg (File Size:66.2KB/Download: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277 호주 알바니스 총리, 차기 호주 총독에 법조인 겸 사업가 사만타 모스틴 지명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6 호주 NSW 운전자 대상, 도로 통행료 환급신청 접수 시작... 클레임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5 호주 연방정부, 5월 예산 계획에서 가계 재정부담 완화 방안 제시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4 호주 유닛을 구입하고 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요 도시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3 호주 새로 적용된 학생비자 입안자, ‘노동당 정부의 대학 단속’으로 악용?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2 호주 심각한 주택부족 상황 불구, 시드니 지역 ‘빈 집’ 2만 가구 이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1 호주 시드니 전역 유명 사립학교 학부모가 되기 위한 ‘대기자 명단 전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70 호주 ‘Hambledon Cottage’ 200년 주년... 파라마타 시, 관련 기념행사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9 호주 ‘주택위기’ 해결의 또 하나의 어려움, ‘baby boomers의 고령화’?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8 호주 파라마타 시, ‘Arthur Phillip Park’ 재개장 기해 야외 영화 상영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7 호주 계속된 생활비 부담 속, 수백 만 명의 호주인 저축액 1천 달러 미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6 호주 Express. Empower. Get Loud!... CB City, ‘청년주간’ 행사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4.04.11.
5265 호주 팬데믹 이후 호주 인구 ‘급증’ 속, 가장 큰 영향 받는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4 호주 투자 부문의 최고 ‘인플루언서’, “고령화 위기 대비하려면 호주 본받아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3 호주 주택을 구입할 때 침실 하나를 추가하려면 얼마의 급여가 필요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2 호주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적 확산 추세 따라 해당 비자 제공 국가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1 호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대학원 과정은 ‘건강’ 및 관련 분야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60 호주 늘어나는 신용카드 사기... 지난해 호주인 손실, 22억 달러 규모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9 호주 월별 CPI 지표, 3개월 연속 3.4% 기록... “하향 추세 판단, 아직 이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
5258 호주 주택시장, ‘인상적 성장세’ 지속... 1년 사이 중간가격 6만3,000달러 ↑ file 호주한국신문 2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