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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도심 요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콘 비돌카스(Con Vithoulkas)씨. 경전철 공사 시작 후 고객이 줄어 어려움을 겪어온 가운데 애초 계획보다 완공이 지연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고 하소연 했다.

 

도심 조지 스트리트 구간... 완공 예정 기한 두 번째 연기

 

21억 달러가 투입되는 시드니 도심-동부 지역 경전철 라인 공사 가운데 도심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구간 공사의 완료 기한이 또 다시 연기되면서 주변 상가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18개월 전 경전철 라인 공사가 시작된 이래 매출이 크게 떨어진 도심 상가들이 또 다시 수개월의 공사 지연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금주 월요일(5일)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지난해 이미 한 차례 공사 연장이 결정되었음에도 최근 완공 예정일을 앞두고 조지 스트리트 10개 구간 공사 중 7개 구간이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심각한 영업 타격을 받고 있는 지역 상가들의 우려와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조지 스트리트의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 구간에 문을 열고 있는 건강 및 미용숍 ‘오로골드’(Orogold) 측은 “사람들이 공사 구간을 피해가기에 지난 6개월 사이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오로골드’ 운영자인 존 레오나도스(John Leonardos)씨는 “주변의 모든 업소들이 폐업 할인을 벌이고 있으며, 우리 또한 영업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통부 직원들은 크리스마스까지 공사가 완료될 것이며, 빠르면 10월에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며 그로부터 반년 가량 공사가 계속되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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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구간의 경전철 공사 현장. 아직 사용되지 않는 자재들은 이미 완공되었어야 할 이 구간 공사가 또 한 번 지연되었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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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칸막이 하나가 설치되어 있는 공사 현장과 소규모 비즈니스들. 이들은 소음과 먼지, 좁아진 인도로 인해 고객들도 크게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NSW 주 교통부는 공사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라인 상에 1천 개가량의 지하 설비, 케이블 등이 설치되어 있어 이에 대한 조사와 설계도 변경은 물론 지하수 배관, 가스, 전기 등을 담당하는 각 기관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통부는 조지 스트리트 상의 3개 구역 중 첫 번째 토목공사가 올해 중반 완공될 전망이지만 보다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교통부는 “경전철 전체 공사는 2019년 초 완공될 것이며, 각 구역의 공사는 일정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해 왔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지 스트리트 상의 ‘Oakley’ 매장 벡 베니테즈(Bek Benitez) 매니저는 “공사 중단으로 인해 매장 방문 고객이 크게 줄었다”면서 “절망적”이라고 표현했다.

12킬로미터 구간의 시드니 경전철 공사를 건설하고 운영을 맡기로 한 ‘ALTRAC’ 컨소시엄은 모든 건설 구간에서 공사가 지연될 경우 그에 따른 상당한 재정 부담을 떠안게 되어 있다.

하지만 주 정부 교통부는 ‘ALTRAC’이 공사 지연과 관련된 계약위반 범칙금을 지불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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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도심-동부 지역간 경전철 노선도.

 

서리힐(Surry Hills)과 켄싱턴(Kensington) 안작 퍼레이드(Anzac Parade) 상의 소규모 비즈니스들 또한 영업 손실은 마찬가지이다. 서리힐의 데본샤이어 스트리트(Devonshire Street) 상에서 8년간 문을 열어 온 유명 카페 겸 레스토랑 ‘Book Kitchen’은 공사가 시작된 이래 고객이 크게 줄어 지난 달 아예 문을 닫았다.

남편과 함께 이 카페를 운영하면서 주방 일을 해온 ‘Book Kitchen’의 아멜리아 버크(Amelia Birch)씨는 “공사가 지연되면서 대략 1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매출이 줄어 가게 임대료조차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그녀는 “결국 가게를 접을 수밖에 없었으며, 부모 집으로 들어가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SW 야당 내각의 교통부 담당인 조디 맥케이(Jodi McKay) 의원(노동당)은 “주 정부가 이런 사업자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경우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게 맥케이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 해 11월, NSW 주 감사원(Auditor-General)은 이 공사 과정에서 5억4,900만 달러가 허비된 이유에 대해 정부가 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난성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조지 스트리트 소재 비보 카페(Vivo Cafe) 운영자인 콘 비돌카스(Con Vithoulkas)씨 또한 경전철 공사가 시작된 이후 매출은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재앙”이라고 표현한 그는 “이곳 카페 임대료와 제반 공과금을 내기 위해 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했다”면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비돌카스씨의 카페는 시드니 CBD의 프리미엄 요지로 연간 임대료만 40만 달러에 달하지만 공사 시작과 함께 먼지와 소음으로 고객이 크게 줄었다. “이는 그저 견딜 만한 문제가 아니라 아주 큰 난관”이라는 그는 “건물주에게 구걸을 해야 할 형편”이라며 “이제는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다”고 털어놓았다.

신문은 경전철 공사가 두 번째 지연되면서 이로 인해 영업 손실을 입은 지역 소규모 비즈니스들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교통부는 세 번째 선로, 신호등, 역 장비 설치, 라인 설치를 위한 작업 등 주요 토목공사가 점차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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