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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 등에서 고액권 지폐가 범죄에 활용되기 쉽다는 점에서 이 지폐를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호주에서도 엄청난 발행에도 불구, 시중에서 잘 유통되지 않는 100달러 고액권 지폐를 없애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문가 경고... 유럽연합, 500유로 고액권 폐기 검토 밝혀

 

유럽, 미국 등에서 범죄 목적으로 악용되는 고액권을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호주에서도 최고액권인 100달러 지폐의 상당 부분이 범죄자들 손에 들어가 유통되지 않고 있으며, 이 고액권이 탈세에 활용되기도 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of Australia. RBA)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행된 100달러 지폐는 3억 달러로, 5달러 지폐 1억6,500만 달러, 10달러 지폐 1억1,600만 달러, 20달러 지폐 1억5,700만 달러와 크게 비교된다.

호주 지폐 가운데 100달러보다 많이 발행된 지폐는 50달러짜리로, 6억800만 달러이다.

지난 주 금요일(19일) 전문가들의 언급을 인용한 ABC는 “그러나 100달러짜리 지폐는 시중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스윈번대학교(Swinburne University)의 스티브 워싱턴(Steve Worthington) 부교수는 “추측컨대, ATM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100달러 지폐는 조세회피 또는 범죄에 사용되고 있다”면서 “현재 RBA가 시중에 유통 중인 100달러 지폐보다 더 많이 찍어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고액권이 탈세를 하려는 이들에게 이용되거나 또는 재산은닉을 꾀하는 범죄자들에 의해 비축되어 있다고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교수는 이어 호주 왕립조폐소(Royal Australian Mint)에는 5센트 동전 유통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100달러 및 500유로 고액권 폐기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호주에서도 100달러 지폐 문제를 재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워싱턴 교수는 “심지어 이런 고액권이 테러 활동자금으로 사용된다는 지적도 있다”며 “단순한 범죄에서가 아니라 테러 조직들은 실제로 현금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학도 최근 연구를 통해 은행 시스템 이용을 피하는 가장 인기 있는 지폐들, 즉 미화 100달러 지폐, 500유러 지폐, 1천 스위스프랑(호주화 약 1,500 달러), 영국 50파운드 지폐 등을 폐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행된 100달러 고액권 지폐 1조 달러의 3분의 2가 미국 외 국가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에서 지난 2002년 도입한 500유로 지폐는 크기와 휴대 간편성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하경제 범죄자들이 애지중지하는 지폐가 됐다. 또한 실제액면가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 ‘빈 라덴’(Bin Laden)이라는 오명이 붙어 있기도 하다.

하버드대학 연구원들은 “이 같은 고액권 지폐는 운반과 통용이 쉽고 또한 익명으로 유통 기록이 남지 않는 불법 활동자금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다드 차터드(Standard Chartered) 은행 피터 샌즈(Peter Sands) 전 은행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전자결제 방식이 늘어나면서 고액지폐들은 점차 시대착오적 유물이 되고 있기에 시중에서 고액권 지폐를 없앤다 해도 합법적인 사업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 고액권을 없애는 것은 조세회피, 금융범죄, 테러자금 및 부패를 어렵게 만들 수 있 있으며,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엄청난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총재는 지난 주 월요일(15일, 현지시간), 그 동안 범죄에 악용되어 온 500유로 지폐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전 미국 재무부 래리 서머즈(Larry Summers) 차관이 미 중앙은행에 새 고액권 지폐 발행 중지를 요청한 것과 때를 같이 하고 있다.

 

호주, 무현금 거래보다

적은 규모는 현금 거래로

 

전자결제 시스템, 신용카드 지불 방식이 선호되고 있음에도 불구, 워싱턴 교수는 호주의 경우 현금이 불필요한 사회(cashless society)보다는 적은 규모의 경우 현금 지불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현금 없이 거래가 가능한 좋은 점을 이야기하지만 아직은 약간의 현금을 손에 쥐고 있어야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는 진단이다.

그는 이어 “어떤 이들(조세회피, 금융범죄자 등)은 현금 사용을 더 선호한다”면서 “100달러 고액권 지폐가 사라지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 은밀히 비축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제 불확실성 시대에 이런 현상은 매우 가능성이 높다”는 그는 “현금으로 부를 축적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교수는 “거액을 숨기거나 소유하기에는 고액권 지폐가 확실히 유용하다”면서 “사용자를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어떤 이들은 바로 현금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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