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정찬혁

 

사상 최대의 신청자 수가 몰렸던 한국의 올리브TV '마스터 셰프 코리아 4'(이하 '마셰코4').

부트캠프로 간 참가자는 100명.

그 중 본선 무대인 '마스터쉐프 키친'은 16명이 진출했고 그 명단에 현재 호주에 거주 중인 정찬혁 씨가 있었다.

1차 미션은 20kg의 밀가루를 2시간 동안 반죽해 칼국수 면을 만드는 것, 그리고 2차 미션은 밀가루를 이용해 요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특히 1차 미션은 시즌 사상 최고 난이도였다. 20kg의 밀가루를 반죽한다는 건 웬만한 테크닉과 지구력이 아니면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2차 부트캠프 미션에서는 정찬혁 씨가 1등으로 통과했다. 당시 정찬혁 씨는 영하 23도의 날씨에 냉요리를 선보였다. 이에 김소희 심사위원은 “창조력이 좋다”며 “여름에 먹으면 진짜 맛 있겠다”는 평가와 함께 2차 미션을 통과시켰다.

이후 본선에 진출한 16인의 도전자는 꿈의 무대인 ‘마스터셰프 키친’에 입성했다.

본선 첫 번째 ‘미스터리 박스 미션’의 주제는 돼지 머리로 요리하기. 도전자들은 예상치 못한 식재료의 등장에 경악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두 번째 미스터리 박스 미션 주제는 40개의 통조림을 이용해 독창적 요리를 만드는 것.

이날 미션이 시작하자마자 모든 도전자들은 통조림의 내용물을 확인하기 시작했고, 엄청난 통조림의 양에 10분이 흐를 때까지도 통조림과의 사투를 끝내지 못한 도전자들도 있었다.

정 씨 역시 분주하게 통조림과의 사투를 벌이며 멋진 요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릴 팬을 사용해 스테이크를 만드는 세번째 미스터리 박스 미션에는 웹툰 작가이지만 요리로도 꽤 명성을 얻고 있는 김풍이 특별 출연했다.

김풍 작가 보다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들어야 하는 미션에서 실패한 도전자들을 위한 탈락 미션은 개성을 담은 치킨 요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정찬혁 씨는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선보였다는 지적과 함께 탈락했다. 

 

'돈 주고 살수 없는 값진 경험'

 

"경험과 실력이 너무 부족해서 탈락한 거 같아요. '마셰코4' 출연의 경험은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경험입니다"

시드니를 방문한 정찬혁 씨를 만났다. 그는 '마셰코4'로 자신감을 갖게 돼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고 당시 '마셰코4' 에 참여한 소회를 밝혔다.

 

지금도 가끔씩 길을 걷다 보면 “'마셰코4' 도전자 아니냐”며 같이 사진 찍자는 요청을 받기도 한다.

그만큼 TV 출연은 그에게 많은 인지도를 갖게 해줬다. 호주에서도 많은 언론과 인터뷰를 하게 됐고, 'Apron' 유투브 채널 운영 및 요리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잃은 것도 있다. 비호감으로 찍혀 한국에서 일자리를 못 찾게 된 것.

그는 방송에서 청결에 대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송훈 심사위원은 당시 정 씨에게 "요리사의 기본 자질은 청결이다"며 지저분한 키친을 지적했다.

시간을 정해서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과정들이 고스란히 촬영 된다는 긴박감으로 인해 청결에 크게 신경을 못 썼던 것 같다고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탈락 이후 한국에 이력서를 많이 냈지만 레스토랑 이미지를 실추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던 그는 다시 호주 행 비행기에 올랐다.

'마셰코4'에 신청서를 제출했을 때 정 씨는 당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에어즈락에 위치한 호텔에서 근무했었다. 다시 찾은 호주에서는 멜버른으로 거처를 정했다.

 

'얻는 것이 있을 때 잃는 것이 생긴다'

 

"마셰코4 본선에 오른 16명 중에 한국여권이 있는 사람은 3명 정도밖에 안됐어요. 다 외국에서 왔기 때문에 시작부터 사실 불만이 있긴 했어요"

실제로 대부분의 출연자가 해외 거주자였고 심지어 몇 도전자는 초등학교 수준의 한국어 밖에 구사하지 못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방송 중에 김훈이 셰프는 정찬혁 씨한테 "지금 맛있는 요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 정통 때문에 소시지를 안 넣나? 그리고 버터를 안 넣고 베샤멜 소스를 만들다니? 프랑스 사람들이 들으면 울겠다. 요리에 자기 색깔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김훈이 셰프의 독설 공격을 당한 정찬혁은 속마음 인터뷰에서 기죽기는커녕 "베스트 안에 든 나를 왜 그렇게 욕하는지 모르겠다. 아마 날 사랑하는 것 같다. 이 쇼 너무 좋다. '마셰코4'는 나에게 리얼 버라이어티 쇼다"라는 다소 황당한(?) 감상을 늘어놓았다.

이러한 태도로 시청자들은 점점 짜증이 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속마음 인터뷰에서 남을 깎아 내리는 발언을 일삼는 정찬혁 도전자의 모습 역시 불편하다는 반응에 심지어 빨리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반응도 나온 바 있다.

혹시 악마의 편집의 희생자인가 하는 질문에 정 씨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자신이 그렇게 행동을 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준 것 같다고 답했다.

인터뷰 내낸 정 씨는 모든 질문에 당당하고 솔직하게 답했다. 자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대단한 것 같다'고도 말하기도 하고 실수한 부분에는 '본인이 정말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비호감으로 찍혀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마셰코4'의 전 출연자를 합쳐서 정 씨에 대한 기사가 가장 많이 쏟아져 나왔고, 그야말로 '마셰코4'의 마스코트로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을게 있었기 때문에 잃은 게 생기는 것 같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으면 잃을 것도 없다. 많은 걸 얻었기에 잃은 것에도 감사하다"고 정 씨는 말했다.

 

'없으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된다'

 

"작으니까 더 커져야 한다. 가진 게 없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노력합니다"

어렸을 적부터 요리를 좋아했다 아니 해야만 했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님에 집안 형편도 좋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요리를 해야만 했다.

지금은 스타 셰프가 방송에 나오며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선망의 직업으로 꼽히지만 몇 년 전만해도 한국에서 셰프는 3D 업종과도 같은 취급을 받았다.

꼭 해야 했기에 시작했지만 점차 재미를 느꼈고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요리 학원을 등록 했다.

1년 만에 한식, 일식, 양식 자격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고3때는 지금도 고민이 있을 때 찾아 뵙는 스승님 장원재 요리사에게 '외국에 가서 요리에 대해 공부해 보라'는 조언을 받게 됐다.

외국에 간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고 영어 시험을 보면 찍느라 바빴을 정도로 관심이 없었다. 스승님의 조언을 허투루 듣지 않고 캐나다와 호주로 어학연수 겸 요리연수를 떠났다.

 

'셰프는 직업이 아니다. 삶의 전부다'

 

"한국 까르보나라는 크림이 많이 들어갔지만 정통 까르보나라는 치즈와 계란으로 만들잖아요. 이탈리아 정통 까르보나라가 그대로 한국에 전파됐다면 아마 지금처럼 이탈리아 레스토랑의 대표 음식이 될 만큼 인기 있는 메뉴가 되진 않았겠죠?"

다시 찾은 호주에서 그는 멜버른에 있는 한 일본 레스토랑에 취직했다. 일식을 배워보고 싶어서다. 호주에서 왜 일식을 배우려고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일식이 왜 세계화에 성공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키친핸드 정도의 페이지만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한 한국인 직원으로 호주식 일본 음식을 경험했다.

셰프에게 요리가 직업이 돼서는 안 된다고 그는 못 박았다.

10시간이 넘게 좁은 공간에서 뜨거운 불과 함께 있는 직업은 셰프는 고된 직업 중 하나.

그래서 요리사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직업 5위 안에 항상 들곤 한다. 그는 요리를 정말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

"셰프는 집에서 요리를 안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실재 유명한 셰프들을 보면 손에서 칼을 놓질 않는다"고 설명했다.

늘 끊임없이 요리를 해보고 연구한다는 뜻이다.

최근 유명한 스타 셰프들의 인기에 셰프 지망생 역시 늘고 있다. "만약 중국 요리 셰프가 방송을 통해 인기가 있으면 모두 중국요리를 하겠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며, "힘든 직업일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요리를 좋아하는지 충분히 고민한 뒤에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경험을 유투브 채널 'APRON'에 담고 있다. 마스터셰프의 본선 진출 자에게만 수여되는 앞치마를 받았던 그 순간을 늘 기억하기 위해 APRON(앞치마)라고 이름을 정했다.

영어로 인사만 겨우 할 줄 알았던 그는 영어로 요리를 설명하고 호주인들과 인터뷰도 진행한다.

그의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은 호주 현지인들이 한국 음식을 알까?하는 궁금증에 인터뷰 형식으로 제작된 'Do you know Korean food?'이다.

"많은 잘못된 정보들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셰프 지망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유투브 채널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설명했다.

그는 '자신은 현재 세계 요리여행 중'이라 말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음식을 접하며 세계 요리를 품길 원하는 그의 여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인터뷰 내내 궁금해 졌다.

 

©TOP Digital

http://www.topdigital.com.au/node/4388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701 호주 ‘천정부지’ 호주 전기세의 숨겨진 내막 톱뉴스 17.08.18.
1700 호주 정신 나간 호주 맥도날드, 이틀 연속 구더기 발견 톱뉴스 17.08.18.
1699 호주 최고의 무대 - 호주 오페라 지평 넓힌 ‘파르지팔’ 톱뉴스 17.08.18.
1698 호주 재부각되는 시드니 홈리스 실태…부익부 빈익빈 시드니의 민낯 톱뉴스 17.08.18.
1697 호주 원내이션 당 폴린 핸슨 당수, 부르카 착용하고 상원 출석 ‘깜짝쇼’ 톱뉴스 17.08.18.
1696 호주 연방정부, 아동 예방접종 권장 캠페인 발진 톱뉴스 17.08.18.
1695 호주 줄리안 리서 연방하원의원, 대북 규탄 동의안 발의 톱뉴스 17.08.18.
1694 호주 라이징 골프 스타, 그레이스 김 톱뉴스 17.08.18.
1693 뉴질랜드 포드 뉴질랜드, 화재 위험 연료 탱크 문제로 리콜 중 NZ코리아포.. 17.08.18.
1692 호주 연방대법원, 동성결혼 위헌소송 9월초 심리 톱뉴스 17.08.17.
1691 호주 연방의원 이중국적 파문 뉴질랜드로 확산 톱뉴스 17.08.17.
1690 호주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23, 24일 방한 톱뉴스 17.08.17.
1689 뉴질랜드 공중화장실 훔쳐가려다 버리고 가버린 도둑 NZ코리아포.. 17.08.17.
1688 호주 바나비 조이스 연방 부총리, 뉴질랜드 ‘이중국적’ 드러나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7 호주 자녀의 디지털 기술 적응력-안전을 위한 10가지 팁은...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6 호주 Australia's best country and outback festivals(2)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5 호주 시드니 '메트로 웨스트 프로젝트', 지역 고층화 촉진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4 호주 멜번 야라카운슬, ‘Australia Day 명칭 변경’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3 호주 시드니, ‘테러 공포’로 ‘살기 좋은 도시’ 순위서 밀려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2 호주 NSW 주 총리, “한국과의 협력 촉진, 기대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1 호주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Spring Festival’ 계획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0 호주 8월 2주 경매, 지난 2개월 만에 최고 낙찰률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79 뉴질랜드 존키 전 총리, 명예 훈장 수락 후 기사 직위 받아 NZ코리아포.. 17.08.17.
1678 호주 멜버른 카운슬,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거부’…정부, ”카운슬의 도 넘은 정치 행위” 톱뉴스 17.08.16.
1677 호주 시드니 홈부쉬 아파트 개발단지 난맥상…선분양자 80명 ‘망연자실’ file 톱뉴스 17.08.16.
1676 호주 글로벌 자원 기업이 눈독들이는 WA 그린부시스 광산 마을 톱뉴스 17.08.16.
1675 뉴질랜드 6월말 현재 NZ 총인구 479만명, 작년에 10만 4천명 증가 NZ코리아포.. 17.08.16.
1674 뉴질랜드 교통사고 사망자 중 3백 명 넘는 수, 안전벨트 미착용 NZ코리아포.. 17.08.16.
1673 호주 케빈 러드 전 총리, 대북 군사 대응 주장 말콤 턴불 총리에 “독설” 톱뉴스 17.08.15.
1672 호주 한국문화원, 한국의 차 문화 선보인다. 톱뉴스 17.08.15.
1671 호주 호주 연방부총리는 뉴질랜드인…? 톱뉴스 17.08.15.
1670 뉴질랜드 남태평양에서 신혼여행 중이던 NZ 여성 아동작가, 말 사고로 사망 NZ코리아포.. 17.08.15.
1669 뉴질랜드 노숙자 증가, 10년 이내 임대주택 건설 추가 필요 NZ코리아포.. 17.08.15.
1668 뉴질랜드 키위 67% 비디오 게임 즐겨 NZ코리아포.. 17.08.15.
1667 뉴질랜드 뉴질랜드 지난 분기, 소매 매출 늘어나 NZ코리아포.. 17.08.15.
1666 호주 ‘첩첩산중’ 한국전력공사 바이롱 탄광 프로젝트 ‘오리무중’ 톱뉴스 17.08.14.
1665 호주 계속되는 호주 달러화 강세에 RBA “경제성장, 고용전망에 부담” 톱뉴스 17.08.14.
1664 뉴질랜드 많은 키위들, 부채에 대한 우려 NZ코리아포.. 17.08.14.
1663 호주 호주 “북, 미국 공격시 ANUS 즉각 발동” 톱뉴스 17.08.12.
1662 뉴질랜드 칼 휘두르며 담배 강탈한 여성 강도 NZ코리아포.. 17.08.11.
1661 뉴질랜드 세계 최고의 12층 목재 사무실 고층빌딩 “웰링턴에 들어선다” NZ코리아포.. 17.08.11.
1660 호주 ‘법의 사각지대’ 마틴 플레이스 홈리스 텐트촌 …주정부-시드니 시청 힘겨루기 격화 톱뉴스 17.08.11.
1659 호주 연방상원, 동성결혼 국민투표안 재부결… 자유당, 우편국민투표 실시 강행 톱뉴스 17.08.11.
1658 호주 QLD 해안가 추락 미 해병 ‘오스프리’ 수송기 추락 지점 확인…해병대원 3명 실종 톱뉴스 17.08.11.
1657 호주 마피아 두목과의 롭스터 만찬… VIC 야당당수 “구설수” 톱뉴스 17.08.11.
1656 호주 호주 육상 ‘올림픽 금메달 소녀’ 베티 커스버트 별세…향년 78세 톱뉴스 17.08.11.
» 호주 마스터 셰프 오스트레일리아를 꿈꾸는 한인청년 톱뉴스 17.08.11.
1654 호주 11주간 야외 낮잠 진행한 호주 유치원…"감기 등으로 결석 1% 미만" 톱뉴스 17.08.11.
1653 호주 끝이 안보이는 시드니 부동산 시장 열기 톱뉴스 17.08.11.
1652 호주 호주인, 일본 방문 급증…평창올림픽 앞둔 한국은? 톱뉴스 17.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