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매매방법 1).jpg

주요 도시에서 주중 또는 주말에 진행되는 경매는 호주의 주택거래 방식 중 하나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경매를 통해 주택을 거래하는 방식은 흔치 않으며, 당사자간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호주의 경매 방식 드물어... 주택거래의 관건은 중개인의 협상 능력

 

매주 토요일, 주요 도시의 각 지역(suburb)에는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주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주택 경매가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호주와 같이 매물로 나온 주택을 공개해 예비 구매자들로 하여금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있도록 하며 이를 공개적으로 경매하는 매매 방식은 전 세계에서 많이 활용하는 거래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시드니를 비롯해 멜번 등 대도시에서 매 주말 진행되는 주택 경매는 호주의 오랜 거래 방식이며 신뢰할 수 있는 판매 방법으로 자리잡아 왔다. 다만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현재 매물을 공개하는 오픈하우스는 물론 공개 경매도 금지된 상황이다.

물론 주택매매가 경매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당사자간 직접 거래(private treaty)를 하는 것은 가장 대중적인 거래 방식의 하나이다. 호주의 주말 경매와 같이 다른 국가에서 오랜 기간 이어져 오면서 자리매김한 다른 매매 방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 뉴질랜드= 뉴질랜드는 광고된 가격, 기한 내 매매(sale by deadline), 협상 등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주택을 거래하는 경향이 있다.

주택가격 협상은 2008년에서 2017년 사이 뉴질랜드의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가열된 바 있다. 특히 오클랜드(Auckland)는 이 시기, 중간 주택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영국 기반의 부동산 컨설팅 사인 ‘나이트프랭크’(Knight Frank)는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오클랜드를 최고 부동산 호황 도시 중 하나로 평가하기도 했다.

뉴질랜드의 주택가격은 2008년에서 2017년 사이 두 배로 상승했다. 하지만 2018년, 외국인 주택구매 금지가 시행된 이후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호주와 같은 낮은 기준금리가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을 완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는 온라인 경매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브리즈번(Brisbane)에서 자가 격리 중이던 ‘Ray White New Zealand’의 최고경영자 개빈 크로프트(Gavin Croft) CEO는 시드니 소재 IT 기업의 지원을 받아 이달 첫 주, 오클랜드의 한 주택을 온라인 경매로 거래를 성사시켰다.

‘Ray White’ 사는 2016년 뉴질랜드에서 첫 부동산 온라인 경매를 실시, 주택 거래에 새 지평을 열었으며, 이후 지난 5년간 호주를 기반으로 이를 운영해 왔다.

지난 1902년 설립된 패밀리 비즈니스로 현재 4대를 이어오는 이 회사의 화이트(White) 대표는 “온라인 경매가 전국의 예비 구매자와 공급자(vendor) 사이의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시드니 또는 멜번에 거주하는 주택 소유자 또는 부동산을 구매하려는 이들을 골드 코스트의 부동산 현장까지 직접 오게 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종합(매매방법 2).jpg

뉴질랜드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높은 오클랜드(Auckland)는 호주에 비해 온라인 경매가 일찍 시작됐다. 사진은 오클랜드 도심 인근의 주택가.

 

▲ 홍콩= 홍콩 부동산 시장은 2003년 사스(SARS) 바이러스 발생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후 회복세는 매우 더디게 이루어졌지만 지난해 홍콩 주택가격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멜번(Melbourne) 기반의 부동산 회사 ‘Kay & Burton’의 로스 사바스(Ross Savas) 대표에 따르면 싱가포르, 뉴욕, 런던과 마찬가지로 리조트 스타일의 아파트인 콘도미니엄 시장이 우세한 홍콩 또한 호주식 협상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Kay & Burton’은 고가의 주택을 개인 판매 방식으로 진행하는 부동산 중개회사로, 하버드대학교에서 협상 과정을 이수한 사바스 대표는 고가 주택의 특성상 이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이나 뉴욕의 콘도미니엄 시장은 구매자와의 사전 약속과 협상에 좌우된다”면서 “우리가 다루는 주택은 흔치 않은 매물로, 판매업자에 대한 충분한 대가가 있기에 어떻게 협상을 진행하고 성사시키는가가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홍콩 기반의 부동산 회사인 ‘Juwai IQI’의 게오르그 츠미엘(Georg Chmiel) 회장은 “홍콩 정부는 미개발 토지의 경우 경매를 통해 부동산 개발회사에 판매하지만 개인 주택 거래에서는 경매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 주택은 호주처럼 부동산 중개회사에 매물로 등록하며 중개인은 구매자들과 가격 협상을 진행해 거래를 성사시킨다.

온라인은 예비 구매자들이 매물을 조사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으로, 거의 모든 예비 구매자들이 온라인에 게시된 매물을 확인한다. 홍콩 투자자들 가운데는 호주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은 편으로, 이달 초 ‘Juwai IQI’ 사가 진행한 호주 부동산 온라인 세미나는 9만3천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츠미엘 회장은 “홍콩 부동산 가격은 매우 높으며 구매자는 종종 해외 또는 중국 본토에서 오기도 한다”며 “홍콩 부동산이 향후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공급자(vendor)는 절대 서둘러 매매하려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종합(매매방법 3).jpg

홍콩 당국은 부동산 개발 부지의 경우 경매를 통해 개발회사에 매각하지만 주택은 부동산 중개회사에 매물로 등록을 하고, 중개인은 구매자들과 가격 협상을 진행해 거래를 성사시킨다.

 

▲ 스위스= 예비 구매자를 위한 오픈 하우스는 없으며 개인적으로 구매할 주택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가의 저택을 전문으로 하는 ‘Christie’s International Real Estate’의 호주지역 영업 부문 최고 책임자인 도미닉 롱크로프트(Dominic Longcroft)씨는 스위스에서 7년간 일한 사람이다.

그에 따르면 스위스의 주택 거래는 극히 개인적으로, 부동산 에이전트는 구매자와 공급자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거래는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며 공증인이 거래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종합(매매방법 4).jpg

스위스의 경우 매매 주택의 공개 오픈 하우스보다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인스펙션 기회를 제공하며, 중개인을 통한 협상 방식으로 매매가 이루어진다.

 

▲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요일 점심과 저녁 시간에 오픈 하우스를 실시한다. 롱크로프트씨는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곤란한 점이 있다”고 말한다. “한 매물에 대해 에이전트는 50회 또는 60회 이상 예비 구매자를 위해 인스펙션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7년 중반 이후 뉴욕 주택시장이 포화 상태를 보였을 당시에는 주택 인스펙션을 중개인이 대신 하기도 했다.

너무 많은 주택이 매물로 나와 있고 또 많은 주택을 인스펙션 하다 보면 예비 구매자가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공급자와 예비 구매자 사이에 가격협상이 이루어지면 수표가 전달된다. 롱크로프트씨는 “이 같은 고전적 거래 방식을 감안하면 호주의 주택매매 방식이 뉴욕이 비해 더 앞서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종합(매매방법 5).jpg

뉴욕의 주택거래는 호주의 고전적 방식처럼 중개인을 통한 협상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진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 |
  1. 종합(매매방법 1).jpg (File Size:153.8KB/Download:20)
  2. 종합(매매방법 2).jpg (File Size:124.1KB/Download:19)
  3. 종합(매매방법 3).jpg (File Size:74.7KB/Download:18)
  4. 종합(매매방법 4).jpg (File Size:125.7KB/Download:20)
  5. 종합(매매방법 5).jpg (File Size:76.6KB/Download:2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251 호주 배우 휴 잭맨, “호주의 공화제 전환, 불가피하다고 본다” 개인 의견 피력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50 호주 NSW 주 학부모들, 자녀 공립학교 등록 기피... 15년 만에 최저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9 호주 Google-Microsoft가 내놓은 AI 검색 챗봇, 아직 ‘완벽’하지 않은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8 호주 블루마운틴의 인기 여행 명소 중 하나 Zig Zag Railway, 조만간 재개통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7 호주 팬데믹 이후의 가격 성장, 지난해 시장 침체로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6 호주 올 1월 호주 실업률, 전월 3.5%에서 계절조정기준 3.7%로 소폭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5 호주 하루 약 100만 달러에 이르는 SMS 사기, 방지할 수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4 호주 “학교 내 휴대전화 전면 금지, 학업 측면에서 학생에게 불이익 준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3 호주 올해 ‘Sydney Children's Festival’, 달링하버서 개최 확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2 호주 “더 오래도록 보고 싶게 만드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공연... 아름답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2.23.
6241 호주 시드니 각 교외지역, 파트너 없이 홀로 거주하는 인구 비율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40 호주 인터넷-자본주의-왜곡된 진실... 이 시대에서 ‘풍자’는 어떻게 변하고 있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9 호주 호주 현지에서 태어난 이들, 대부분 이민자 그룹 비해 ‘만성질환’ 가능성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8 호주 임금상승 계속되고 있지만... “향후 몇 개월간은 인플레이션에 묻힐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7 호주 NSW 주 2022-23 회계연도 전반기 예산 검토... 적자 규모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6 호주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이성간 데이트 방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5 호주 심각한 교사부족 상황... 사립학교들, 높은 연봉 내세워 공립 교사들 ‘유혹’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4 호주 NSW 주 경찰의 마약 관련 수색 대상, 청소년-원주민 비율 더 높아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3 호주 모든 성인에 5차 COVID-19 접종 제공... 감염사례 없는 이들 대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2 호주 런던 자연사박물관 주관, 팬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야생동물’ 이미지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1 호주 부동산 시장 침체 속, 주택가격 하락-상승한 광역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16.
6230 뉴질랜드 오클랜드 홍수복구와 대청소 주간 일요시사 23.02.10.
6229 뉴질랜드 아던총리 욕설파문 속기록, 옥션에 붙여 10만불 기부 일요시사 23.02.10.
6228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 사임 후임총리 '크리스 힙킨스' 당선 확정 일요시사 23.02.10.
6227 호주 시드니 거주자들, ‘삶의 만족도’ 회복 중... 생활비 고통은 ‘uncharted waters’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26 호주 시드니 학부모들, 자녀의 공립 Boys' High School 등록 기피 ‘뚜렷’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25 호주 COVID-19의 ‘세계적 공공보건 비상사태’ 선포 3년... 향후 바이러스 예상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24 호주 NSW 주 정부, 도박 산업 개혁 위해 향후 3억4천만 달러 투자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23 호주 호주 ‘민주주의 수준’ 평가... 8.71점으로 전 세계 167개 국가 중 15위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22 호주 호주 중앙은행, 기준금리 3.35%로... 로우 총재, “추가인상 필요” 언급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21 호주 NSW 주 하이스쿨, 교내 휴대전화 ‘사용 제한’ 확대... 전년대비 60% 늘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20 호주 ‘Hi Mum 사기’와 함께 구직자 노린 ‘Recruitment Scams’ 주의 필요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19 호주 2023 Women's World Cup 개막 경기, ‘Stadium Australia’로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18 호주 NSW 경찰, ‘커뮤니티 온라인 포털’ 이용한 성폭력 신고 옵션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17 호주 2022년, 주택가격이 크게 치솟은 NSW 주 ‘tree-change’ 타운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16 호주 블루마운틴 카운슬, 일부 타운 및 관광 사이트 ‘유료주차’ 도입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15 호주 올해 ‘Australia's best beach’로 선정된 ‘SA3’ 지역의 주택가격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14 호주 캔터베리-뱅스타운, 불법 폐기물 투기 단속 강화... 적발 건수 크게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9.
6213 호주 연방 기술훈련부, ‘Australian Apprenticeships Priority List’ 업데이트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12 호주 텍스트 생성 인공지능 ‘ChatGPT’ 등장, 이를 활용한 학업 부정행위 ‘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11 호주 사립학교 학비 높은 광역시드니, 두 자녀 교육비 100만 달러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10 호주 재미로 보는 호주 이야기- 호주에 들어온 낙타, 건조한 지역에서 가치 입증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09 호주 심각한 도박 손실... NSW 주, 지난해 92일 만에 포커머신으로 21억 달러 날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08 호주 남부호주 ‘스톡스 베이’, 호주정부관광청 선정 ‘2023 최고의 해변’에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07 호주 2022년 출생한 NSW 주 신생아 부모가 가장 많이 선택한 이름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06 호주 2019-2022년 사이, 급격한 인구증가 기록한 교외-지방 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05 호주 ABS 공식 소비자 물가, 지난 한해 7.8% 상승... 금리인상 가능성 높아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04 호주 주택가격 하락세 ‘둔화’... 일부 도시에서는 부동산 시장 안정 추세 드러내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03 호주 NSW 경찰청, 주 전역서 가정폭력 가해 고위험자 대상의 합동작전 전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2.02.
6202 호주 “영주비자 처리 과정상의 문제로 임시 숙련기술 인력 이탈할 수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