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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1일, 시드니 도심에서 ‘Keep Sydney Open’을 요구하는 시위에는 주 정부를 비난하는 다양한 내용의 피켓이 등장했다. 당시 한 젊은 부부가 들고 있던 이 피켓은 ‘Lockout Laws’ 해제 요구를 우회적으로 담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부분 ‘음주 제한’ 조치로 인한 영업부진, 매출감소에 허덕여

 

1차 산업과 함께 서비스 산업인 교육과 관광은 호주 경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버팀목이었다. 특히 국제적 관광도시인 시드니의 경우 여행산업은 비단 여행 관련 업종뿐 아니라 다양한 여흥업소 등 야간 경제를 지탱하는 강력한 버팀목이었다.

그래서 시드니 도심(Central Business Disrtict) 일부 지역, 킹스크로스(Kings Cross)는 각국의 여행자들이 시드니 여행의 강력한 추억을 만드는 장소였으며 또한 시드니사이더들에게는 젊은 열기를 분출케 하는 밤 문화의 대표적 유흥지구였다.

하지만 음주 상태에서의 속칭 ‘묻지마 폭력’으로 토마스 켈리(Thomas Kelly)와 데니얼 크리스티(Daniel Christie) 등 두 명의 젊은이가 취객의 ‘원 펀치’(One-punch)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밤 여흥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도 바뀌었고, 급기야 NSW 자유당 정부는 ‘술로 인한 사건사고를 차단하고 일반인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명분으로 술 판매를 제한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하게 됐다. 그것이 지난 2014년 2월 발효된 ‘Lockout Laws'이다. 말 그래도 술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건을 미리 잠가버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술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 하여 술을 금지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논쟁도 뜨겁게 일고 있다. 특히 주 정부의 이 조치에 대해 “공권력에 의한 사회적 통제, 개인 자유의 침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별법을 제정해 음주를 제한(그것도 일부 지역에서만)함으로서 관련 사고나 사건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도 이로 인해 드러나는 또 다른 문제는 단순히 ‘사건사고 감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호주의 유명 칼럼니스트 매트 배리(Matt Barrie)씨(Freelancer.com 대표)는 지난 2월 칼럼에서 주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성인군자 놀이”라고 지적하면서 “사실은 전혀 연관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밤 시간대에 음주의 즐거움에 빠져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우연히 발생한 몇몇 비극들(취객의 주먹에 목숨을 잃은)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게 함으로써, 모두에게 죄책감을 느끼도록 속이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의 주장은 10대 청소년이었던 토마스 켈리(Thomas Kelly)와 데니얼 크리스티(Daniel Christie)의 ‘원 펀치’(One-punch) 사망 사건 이후 시드니의 밤 여흥 규제를 위한 법들이 너무나 신속하고 급속하게 재정비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2월21일(일) 시드니 도심 일대에서 1만 명 이상이 ‘Lockout Laws’의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이 법의 폐지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인 것도 이런 배경이다.

시드니 야간 경제의 몰락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법의 시행 이후 대표적 유흥지구인 킹스크로스(Kings Cross)의 유동인구는 84%가 감소했으며 시드니사이더들에게 잘 알려진 40여개의 유명 나이트 라이프 장소들 역시 잇따라 문을 닫았다. 도시의 밤 활기가 거의 사라진 것이다.

최근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Lockout Laws’ 이후 영업부진에 허덕이다 문을 닫는 시드니 도심 및 킹스크로스 일대의 유명 업소 10곳을 언급, 이 업소들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선사했다.

특히 이들 업소는 그야말로 ‘시드니의 아이콘’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많은 이들이 밤을 즐겼던 곳이어서 더욱 아쉬움을 주고 있다. 더욱이 해외 여행각들에게 잘 알려진 명소들이어서 “국제적 조롱거리가 됐다”는 배리 매트 칼럼니스트의 지적도 지나친 말은 아닐 듯하다.

그 10개의 ‘ iconic bar’를 소개한다.

 

 

▲ Flinders Hotel

2015년 1월 영업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당시 이 호텔의 제이슨 라이언(Jason Ryan) 지배인은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와의 인터뷰에서 “주 정부의 ‘Lockout Laws’가 이 지역 유명 업소들을 문 닫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 지역의 모든 펍(Pub)들이 수지를 맞추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주 정부는 그 어떤 보상이나 경고도 없이 시드니 야간 유흥산업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호텔이 자리한 테일러 스퀘어(The Taylor Square) 거리는 세계 3대 동성애 축제인 마디그라(Mardi Gras) 페스티벌 마지막 날의 동성애자 페레이드(parade) 구간에 자리해 있으며, 시드니 지역의 가장 유명한 게이 바가 있던 곳으로 전 세계 동성애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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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옥스퍼드 스트리트(Oxford Street), 테일러 스퀘어(The Taylor Square)에 자리해 있던 ‘플린더스 호텔’(The Flinders Hotel). 시드니 LGBTQI(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Queer or Questioning, and Intersex)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 Exchange Hotel

옥스퍼드 스트리트(Oxford Street) 상의 여러 개 업소들이 모여 있던 곳으로 지난해 9월 호텔이 한 개인 투자자에게 매각되면서 한 달 전인 8월에 문을 닫았다. 몇 개의 게이 바(gay bar)를 비롯해 ‘피닉스’(Phoenix), ‘Q 바’(Q-Bar), ‘스펙트럼’(Spectrum)은 늦은 밤 여흥을 즐기려는 시드니사이더들이 즐겨 찾던 곳이었다. 이 호텔의 폐쇄는 동성애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흥산업의 위험으로까지 간주되기도 했다. ‘시드니 동성애자 비즈니스협회’(Sydney Gay and Lesbian Business Association)의 마크 하인즈(Mark Haines) 회장은 ‘Lockout Laws’에 대해 “여흥업계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이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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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옥스퍼드 스트리트 상의 익스체인지 호텔(Exchange Hotel) 안에 있던 ‘스펙트럼 바’(Spectrum Bar). 이 호텔 안에는 여러 개의 바들이 자리하고 있던 터여서 호텔의 폐쇄는 특히 이 지역 동성애자 대상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주었다.

 

 

▲ Hugos Bar and Lounge

시드니 지역의 대표적 유흥가였던 킹스크로스(Kings Cross)의 가장 유명한 업소 중 하나였다. 바(bar), 나이트클럽(nightclub), 피자 레스토랑 등이 함께 있던 ‘휴고스 바 & 라운지’(Hugos Bar and Lounge)는 ‘Lockout Laws’ 이후 극심한 매출부진에 허덕이다가 지난해 7월 자진폐업을 결정했다(본지 1155호 보도). 이로써 이 업소에서 일했던 수많은 직원들이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됐다. 이 업소를 운영했던 데이브 에반스(Dave Evans)씨는 폐업 결정 후 페어팩스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NSW 주 정부의 강력한 음주 제한 조치 이후 80% 이상 매출이 떨어졌다고 폐업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휴고스 바가 있던 자리는 개인 투자자에게 매각됐다. 한편 ‘휴고스 바 & 라운지’ 맨리(Manly) 업소는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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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bar)와 나이트틀럽(nightclub), 피자 레스토랑이 함께 있던 ‘휴고스 바 & 라운지’는 킹스크로스의 가장 유명한 업소 중 하나였으나 극심한 매출부진으로 지난해 7월 자진 폐업했다.

 

 

▲ The Soho

킹스트로스(Kings Cross)에서 20년 넘게 운영되던 바(bar)로 2015년 6월 문을 닫았다. 이 업소 대표였던 앤드류 라자루스(Andrew Lazarus)씨는 “주 정부의 ‘Lockout Laws’가 시드니 유흥지구를 철저히 파괴했으며 우리가 그 마지막 피해자”라고 비난하면서 “이 규정으로 인한 매출 부진은 더 이상 유흥산업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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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크로스 소재, 빅토리아 스트리트(Victoria Street) 상에 있던 ‘The Soho’ 클럽. 주류제공 제한으로 인한 타격은 이 업소도 예외가 아니었다.

 

 

▲ Bar Century

시드니 도심,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상에 있던 바(bar)로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도심 직장인, 젊은이들에게 사랑받던 곳이었다. ‘Lockout Laws’ 이후 늦은 밤거리의 행인 수가 줄어들면서 이 업소 또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며 다른 유명 업소와 달리 비교적 오래도록 버텨오다 올해 2월 문을 닫았다. 이 장소는 일본 스타일의 팟 호텔(pod hotel), 나이트클럽, 포키머신이 있는 게임밍 룸으로 재개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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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상에 있던 ‘Bar Century’는 저렴한 주류 가격으로 젊은이들, 도심 직장인들에게 사랑받던 곳이었다.

 

 

▲ Lansdowne Hotel

90년 넘은 호텔 건물로 이너 시드니(inner Sydney)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라이브 음악 명소로 사랑받던 곳이었으며, 공연예술 학교로 탈바꿈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심 서쪽, 치펜데일(Chippendale)의 가장 유명한 명소였던 ‘랜스다운 호텔’ 역시 ‘Lockout Laws’가 문을 닫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지난해 8월, 이 호텔의 라이브 공연 업소, 바 등이 영업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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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시티 치펜데일(Chippendale)의 유명 업소였던 ‘랜스타운 호텔’(Lansdowne Hotel). 라이브 음악을 즐기려는 젊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명소 중 하나였다.

 

 

▲ Goodgod Small Club

시드니 도심 리버풀 스트리트 상에 있던 ‘Goodgod Small Club’은 식사가 가능한 미니 클럽으로 인디 밴드 대중음악가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곳이었다. 다른 유명 업소들에 비해 ‘Lockout Laws’로 인한 매출 타격은 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클럽 또한 문을 닫은 뒤 새 이름(Plan B Small Club)으로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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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리버풀 스트리트(Liverpool Street) 상에 있는 ‘Goodgod Small Club’. 지난해 12월 문을 닫은 뒤 ‘Plan B Small Club’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했다.

 

 

▲ The BackRoom

킹스크로스 명소 중 하나였던 바(bar)였으며 ‘Lockout Laws’ 시행 8개월 후인 지난 2014년 10월, 킹스크로스를 벗어나 포츠 포인트(Potts Point)로 이전했다. 포츠 포인트의 경우 주 정부의 ‘Lockout Laws’ 적용 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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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크로스의 또 하나의 명소였던 ‘The Backroom’은 ‘Lockout Laws’의 적용을 받지 않는 인근의 포츠 포인트(Potts Point)로 옮겨 새로이 문을 열었다.

 

 

▲ The Goldfish Bar

‘Lockout Laws’ 이후 킹스크로스 지역의 많은 유흥업소들이 영업부진에 허덕이고 건물 임대료 지불조차 어렵게 되자 건물주들이 속속 주거지 개발 등을 목적으로 개발업자에게 건물을 매각하는 와중에 2015년 7월 ‘골드피시 바’(The Goldfish Bar)도 문을 닫았다. 이 건물이 부동산 개발회사에 매각됐기 때문이었다. 물론 골드피시 바 역시 새 음주법 이후 킹스크로스 지역의 인구 급감과 함께 매출부진에 허덕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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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DJ가 고정적으로 출연, 젊은이들에게 사랑받았던 ‘골드피시 바’(Goldfish Bar). 이 건물이 부동산 개발회사에 매각되면서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다.

 

 

▲ Beach Haus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던 나이트클럽으로 킹스크로스의 명소 중 하나였으나 ‘Lockout Laws’ 이후 나이트클럽을 접고 ‘The Haus’라는 이름으로 좀더 고급스럽게 레스토랑 및 칵테일 바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 업소도 새 음주법 발효 이후 60%가량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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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을 닫고 ‘The Haus’라는 이름으로 고급 레스토랑 및 칵테일 바로 새로 문을 연 ‘Beach Haus’.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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