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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가뭄이 지속되면서 NSW 주의 캥거루 개체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각 농장의 농작물 피해도 커지고 있다. 사진 : Grantourismo

 

1년 사이 거의 100만 마리 늘어,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도 갈수록 ‘심각’

 

NSW 중서부, 센트럴 웨스트 지역(Central West region)의 콘도볼린(Condobolin)에서 여러 작물을 재배하는 농부 개빈 스터키(Gavin Stuckey)씨는 지난 5년간 지속된 가뭄, 생쥐, 홍수와 싸워왔으며 지금은 캥거루 개체 수 증가로 농장의 미래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하소연 한다.

NSW 주 1차 산업부(Department of Primary Industries) 연례 조사에 따르면, 추정되는 NSW의 캥거루 개체 수는 1년 만에 거의 100만 마리가 증가했다. 지난 2021년 1,090만 마리에서 2022년 1,180만 마리가 된 것이다.

주 정부는 캥거루 개체 파악을 위해 항공 조사(aerial survey)를 이용하는데, 이는 한 지역의 캥거루 밀도를 추정하며, 여기에 관리 구역의 킬로미터 수를 곱하여 개체 수를 추정한다. NSW 주에는 이 조사를 위한 15개 구역이 있다.

최근 수치는 2016년 최고 기록인 1,700만 마리에 훨씬 미치지 못하지만, 크게 늘어난 캥거루 개체는 스터키씨처럼 중서부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스터키씨는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경험했고 극심한 홍수로 세 계절을 보냈다”며 “그 타격에서 벗어나자 이제는 캥거루들이 내 농작물의 뿌리채 거둬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 조사를 보면, 센트럴 웨스트 지역의 중심도시인 파크스(Parkes)와 스터키씨가 거주하는 콘도볼린 지역 사이의 캥거루 수는 2020년 54만 마리에서 지난해 110만 만리 이상으로 증가했다.

스터키씨는 “캥거루들은 늘 존재해 왔지만 특히 올해에는 최소한의 강우량으로 초목이 말라가자 농장으로 들어와 밀과 보리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며 “이전 3년까지만 해도 농장 외 초원이 있어 캥거루 피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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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중서부, 센트럴 웨스트 지역(Central West region)의 콘도볼린(Condobolin)에서 여러 농작물을 재배하는 개빈 스터키(Gavin Stuckey. 사진)씨. 그는 야생의 먹이가 부족해짐에 따라 캥거루들이 농장까지 침입, 농작물 피해가 많다고 호소한다. 사진 : Gavin Stuckey

   

생태계에도 ‘타격’

 

가장 최근 호주 기후에 영향을 미친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엘니뇨(El Niño)가 발생했던 시기, 캥거루 개체 수는 최대 25%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NSW대학교 생태학자 마이크 레트닉(Mike Letnic) 교수는 “이후 캥거루 개체 수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습한 해에는 주변에 먹이가 많기에 번식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이것이 건조한 시기로 지연되면서 가뭄 때면 개체수가 늘어난다”며 “수백 만 마리의 캥거루가 굶어죽은 2018-19년 가뭄에서 여전히 회복 중이기에 지금 우리가 확인하는 것은 이 같은 자연조건에 대한 반응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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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대학교 생태학자 마이크 레트닉(Mike Letnic. 사진) 교수는 “(가축의) 과도한 방목과 가뭄으로 초목이 손실되면 캥거루는 물론 모든 토착 야생동물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 Twitter / Mike Letnic

   

하지만 올해 말 엘니뇨 발생 위험이 높아지면서 다시금 캥거루의 생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레트닉 교수에 따르면 건조기 동안 생태계에서 캥거루의 개체 수는 지속 불가능하게 된다. 그는 “(가축의) 과도한 방목과 가뭄으로 초목이 손실되면 다른 토착 야생동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먹이가 고갈되는 과정에서 다른 동물들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단한 예로, 흰개미와 같은 곤충이 초목을 먹고 도마뱀이나 바늘두더쥐가 이 개미를 잡아먹지만 가뭄으로 인해 초목이 부족해지면 캥거루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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