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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3일 발표된 2014 연방 예산안은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의 개인 선호도뿐 아니라 연립 정당의 지지율 급락을 가져왔다.

 

노동당-연립 여당 선호도 56대44... ‘공약 불이행’ 결정적


 

지난 5월13일(화) 발표된 연방 예산안이 호주 국민들 사이에서 최근 20년 이래로 가장 혹독하고 가장 인기 없는 예산안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과 자유-국민 연립 정부의 지지율은 집권 1년도 되기 전에 급락했다.

일부에서는 지지율 회복이 다시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호주 국민들은 지난 해 9월 자유당 애보트 대표가 발표했던 공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애보트 수상과 조 호키(Joe Hockey) 재무장관의 예산안이 국가를 위해 불공정하며 나쁘다고 엄격히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안이 국가 재정의 균형을 가져 올지라도 유권자들은 정부가 저소득층과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들의 어려움은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예산안 결정은 애보트 수상의 입지와 유권자들과의 신뢰를 동시에 떨어뜨렸으며, 자유당 내에서 조차도 잠재적인 정치적 분열의 불을 지피고 있다.

 

패어팩스(Fairfax)와 닐슨(Nielsen)에 의해 지난주 목요일(15일)부터 토요일(17일)까지 전국 14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 조사에 따르면 노동당과 연립 여당의 지지도는 56% 대 44%로 노동당이 12%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동당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의 총리 선호도는 무려 11%가 증가, 40%에서 51%까지 상승했다. 이 수치는 처음으로 노동당이 애보트 수상 지지도를 앞지른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애보트 수상은 세금, 의료, 교육, 복지 예산과 관련된 공약 파기로 인해 수상으로서의 선호도가 21% 포인트 곤두박질치면서 전례 없는 하락률을 보였다.

 

애보트 수상은 또 그의 성과 선호도 조사에서도 무려 28% 포인트가 하락한 반면 쇼튼 대표는 8% 포인트 상승했다.

 

닐슨의 존 스틸톤(John Stirton) 여론조사 전문가는 “애보트 수상은 수상직을 수행한 지 불과 8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폴 키팅(Paul Keating) 전 수상을 제외하고 지지도 면에서 이전 수상들보다 더 빠르게 야당 대표에게 역전 당했다”고 설명했다.

 

노동당은 지난 일요일(18일) 황금 시간대에 TV 광고를 통해 ‘거짓말쟁이 애보트가 국민들에게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최대 상처를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애보트 수상은 같은 날, ABC 방송의 ‘인사이더즈’(Insiders) 프로그램에 출연해 선거전에 자신은 유권자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에 대해 알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에서 “유권자들은 ‘보트 피플 중지, 탄소세 폐지, 21세기형 도로 구축, 제어할 수 있는 예산안 구축’이라는 선거 공약을 기억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기에 사람들은 우리가 우리의 자녀, 손자들에게 부담을 안기지 않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예산안으로 인한 공약 파기와 공정성 부족에 대한 우려는 호주 국립대학(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의 ‘예산안이 끼치는 영향’에 대한 독립적인 분석을 통해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 분석에 따르면 고소득자나 몇몇 수입 좋은 부부들은 자신들의 수익 중에 0.9% 정도를 국가 재정회복을 위해 지출하는 등 큰 부담을 피했지만 6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한 부모 가정은 자신들의 전체 수입 가운데 약 10%를 더 부담해야 한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의 약 3분의 2가량인 63%는 이번 예산안이 ‘불공정하다’고 답했으며, ‘공정하다’는 입장은 33%에 머물렀다. 또한 응답자의 53%는 이번 예산안이 ‘호주에 득이 되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결국 예산안이 국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런 결과는 여론 조사가 실시된 이래로 처음이다.

 

야당 지지율에서 노동당의 9.5%의 인기 상승은 애보트 정부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반등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노동당 지지율은 2010년 8월 줄리아 길라드(Julia Gillard) 전 수상이 높은 지지도를 보였던 이후로 가장 높으며 연합 정당의 지지율은 2007년 3월 하워드(Howard) 정부의 마지막 달 지지율 이후 가장 낮다.

 

군소 정당의 지지율과 함께 조사된 여론 조사에서 현재 노동당의 지지율은 40%로 지난달 여론조사 때에 비해 약 6% 포인트가 증가했으며 연합 정당의 지지율은 35%로 약 5%포인트 낮아졌다.

 

녹색당의 지지율은 14%로 2013년 9월 연방 선거 당시 지지율 9%보다 상승하였지만 지난달 여론조사 당시의 17%보다는 낮아진 수치이다.

 

애보트 수상의 개인적인 지지율 하락은 연금 수급연령의 상승 및 복지 혜택이 물가 상승률 범위에서의 동결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세금의 부과와 기존 세금의 증가로 인해 유권자들이 권리를 침해당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정당의 지지율 및 수상 선호도 조사 이외에도 일부 세금 정책의 선호도도 조사됐다. 응답자의 약 절반인 49%는 탄소세에 찬성하였고 고소득자들에게만 부여되는 적자세(Deficit Tax) 역시 50%의 응답자들이 지지했다. 하지만 유류세 인상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25%만이 찬성한 반면 72%는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한편, 지난 일요일(18일) 전국 각 주 수상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의료 및 교육 부분에서 약 800억 달러의 예산이 삭감될 것이라는 이번 예산안의 내용과 관련, 시드니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애보트 수상과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같은 날 시드니와 멜번, 브리즈번, 퍼스 등 호주 주요 도시에서는 이번 예산안을 반대하는 항의 시위가 거세게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대는 ‘거짓말쟁이 애보트’, ‘거짓말의 제왕’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가두 행진을 벌이며 이번 예산안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정영혁 기자

yhchung@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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