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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이혼신청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이들에게 바람직한 방향을 조언하는 '이혼 코칭'이 새로운 직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Life coaching'에서 이혼 코치로 전환, 이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작가 칼라 다 코스타(Carla Da Costa)씨는 이 영역에 대해 ‘라이프 코칭'과 같은 'wellness industry'의 한 분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 Freepik / gpointstudio

 

‘wellness industry’의 한 분야로 등장, 전염병 사태 속에서 서비스 수요 증가

호주의 가족 및 지역사회 구조 변화도 한 요인, “광범위한 사회적 현상의 하나”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은 우리네 일상생활 전반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하고 있다. 이는 또한 가족 내부에도 영향을 미쳐 부부, 커플 관계를 무너뜨렸고, 이로써 이혼신청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직종(?)이 등장, 그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각자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 부부 또는 커플 중 한쪽을 대상으로 ‘헤어지는 과정’에 바람직한 길을 제시하는 ‘이혼 코치’(divorce coaches)가 그것이다.

리브 트런피오(Liv Trunfio)씨는 2021년 남편과 이혼했다. 헤어지는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을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그녀는 결혼 상담을 받아보고 변호사를 선임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지만, 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혼 코치를 만나기까지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이혼 코치’라는 것에 대해 그녀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3개월간의 ‘웨비나’(webinar. web과 seminar의 합성어, 온라인상에서 행해지는 세미나)에 등록했다.

“이혼을 결정하기까지의 확신을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고, (웨비나 과정을 통해) 명확하고 자신감 있게 이혼 결심을 굳혔다”는 그녀는 “그 이전까지만 해도 (스스로에게는) 이것이 부족했었다”고 털어놓았다.

트런피오씨에 따르면 이 웨비나 프로그램은 명상이나 일기쓰기처럼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일상적인 연습과 조언(tip)을 포함하고 있다. 그녀는 또한 자신과 유사한 경험을 하는 그룹의 일원이 되는 것으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혼 신청,

지난 10년 사이 최고 수준

 

트런피오씨는 전염병 대유행 이후 늘어나고 있는 호주의 이혼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2년 넘는 기간 동안 ‘Federal Circuit and Family Court of Australia’에 접수된 이혼신청 건수는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회학자들은 전염병 사태에 따른 봉쇄, 여러 제한 규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에 큰 역할을 했지만 다른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진단했다.

퍼스(Perth, WA) 소재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사회학자 파리다 포즈다(Farida Fozdar) 교수는 “우리의 사회적 규범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결혼생활이 잘 이어지지 않는 다양한 이유가 있음을 이해한다”는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과 (결혼 또는 커플) 상대와의 관계를 보다 일반적으로 보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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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Perth, Western Austrasli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이자 라이프 코치인 칼라 다 코스타(Carla Da Costa. 사진)씨. 지난해, 그녀에게 이혼 코칭 서비스를 요구한 이들은 이전 해에 비해 세 배가량 증가했다. 사진 : carladacosta.com

   

이어 포즈다 교수는 “이혼은 종종 사람들이 관계 내에서 개인적으로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기에 발생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그들은 기네스 팰트로(Gwyneth Paltrow)가 묘사한 것처럼 ‘화해 속의 이혼’(conscious uncoupling. 부부나 커플이 호의적인 방향으로 별거나 이혼을 준비하는 과정)을 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유명 영화배우인 팰트로는 남편 크리스 마틴과 이혼을 하기로 했을 때 자녀를 공동 양육하는 등 특정 일과 시간을 공유하면서 떨어져 사는 길을 알아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한 방법으로 이 용어를 사용한 바 있다. 팰트로와 마틴 부부는 지난 2014년 이혼했다.

포즈다 교수는 “영화배우에서 웰빙 옹호자로 변신한 팰트로는 분명 대중들의 의식에 ‘우호적 이혼’(amicable separation)이라는 개념을 심어주었다”고 평가했다. 팰트로가 처음 이 표현을 사용했을 때에는 대중으로부터 조롱을 받기도 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개념은 많은 이들에게 확산, 수용되고 있다.

 

변화된 의식,

‘이혼 코치’라는 직업 만들어

 

이혼에 대한 사람들의 변화(또는 진보라 할 수 있는)된 태도는 전문적 ‘이혼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냈다.

퍼스 기반의 작가인 칼라 다 코스타(Carla Da Costa)씨는 호주에서 이 분야를 하나의 직종(?)으로 만들어가는 데 일조한 사람이다. 그녀는 ‘이혼 코치’에 대해 “남성 또는 여성의 별거 결정 과정을 지원하며, 이혼 결정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혼 중재자, 변호사, 치료사와는 다르며, 현재 호주에서는 아직 규제되지 않는 영역이다.

일반적으로 이혼과 관련해 조언을 제공하는 것(divorce coaching)은 바람직한 삶의 길을 제시하는 것(life coaching)의 파생물이며, 이 개념이 작가인 다 코스타씨가 이를 직업화(?) 한 방식이다.

치과위생사로 일하다 지난 2017년 남편과 이혼한 다 코스타씨는 라이프 코치로 진로를 바꾸고, 관련 글을 쓰는 작가로 활동해 왔다. 그러다 한 고객으로부터 이혼에 대한 조언을 요청받은 후 이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깨닫게 됐다.

다 코스타씨는 “라이프 코칭을 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혼’에 대해 사람들이 더 많이 이야기했고, 그래서 내 사업을 바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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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사회학자 파리다 포즈다(Farida Fozdar. 사진) 교수는 이혼 코칭 서비스의 등장에 대해 "개인과 자기 노력에 초점을 맞춘 광범위한 현상의 일부로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사진 : Curtin University

   

새롭게 부상하는

‘wellness industry’

 

다 코스타씨는 “지난해의 경우 이 분야의 서비스 수요가 이전에 비해 세 배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이혼을 결심했을 때, 그녀는 이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이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에서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십 명의 이혼 코치가 스크린에 등장한다.

포즈다 교수는 이 같은 서비스의 등장에 대해 “윌빙(wellbeing) 또는 웰니스 산업(wellness industry)의 부상으로, 보다 넓은 범위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이혼 코치’라는 현상은 개인과 자기 노력에 초점을 맞춘 광범위한 현상의 일부로 본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개인주의 및 자본주의의 부상과도 관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호주의 가족 및 지역사회 구조는 예전처럼 같은 종류의 지원을 제공하지 않으며, 그런 대신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이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고 그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으로, “오늘날 이런 역할이 외부화되고 대인관계의 관심에서 벗어나 상품화되었다”는 게 포즈다 교수의 설명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다 코스타씨는 ‘이혼 코칭’ 서비스 수요가 단기간에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별거나 이혼을 “결혼생활의 실패 또는 사랑의 실패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녀는 “(이런 현상은) 사회적 측면에서의 진화 혹은 발전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연도별 이혼 신청

2013-14년 : 43,634건

2014-15년 : 45,593건

2015-16년 : 44,098건

2016-17년 : 43,846건

2017-18년 : 45,190건

2018-19년 : 44,342건

2020-21년 : 49,625건

2021-22년 : 47,016건

Source: Federal Circuit and Family Court of Australia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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