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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인구성장이 이어지고 임대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 9월 분기, 임대 시장에 나와 있는 목록 수는 연간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여 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로, 이에 따라 임대료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한 임대주택 ‘Open Home’ 알림판. 사진 : 사진 : Nine Network ‘Today’ 프로그램 화면 캡쳐

 

PropTrack 9월 분기 데이터... 신규 임대목록 연간 5.7% 감소, ‘사상 최저’ 수준

 

지난해부터 급격한 인구성장이 이어지고 임대주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신규 공급이 제자리 수준을 보이면서 공실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차인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임대료 또한 상승세를 멈추지 않는 상황이다.

부동산 관련 ‘REA Group’의 시장 데이터 분석 부서인 ‘PropTrack’ 데이터에 따르면 9월 분기 신규 임대목록은 연간 5.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여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신규 공급 부족으로 인해 9월, 임대 가능한 총 주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가 감소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전국 공실률 또한 역대 가장 낮은 1.1%로 떨어졌다.

PropTrack 분석 책임자인 캐머론 쿠셔(Cameron Kusher) 연구원은 지속적인 주택 부족 상황에서 임대 수요가 더욱 늘어남에 따라 임차인들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측면에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나는 현지 가구로, 자녀가 성장하여 독립함에 따라 임대주택이 필요하게 되고, 여기에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높은 이주율로 신규 임대주택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임대 경쟁은 9월 분기 3개월 동안에만 전국 평균 주(a week) 임대료를 3.8% 높여, 중간 임대료가 550달러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간 중간임대료는 14.6% 급등했다는 게 PropTrack의 집계이다.

그런 한편 쿠셔 연구원은 계속되는 수요와 제한된 수의 임대주택으로 인해 각 대도시에서 높은 임대료 환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외 도시 및 지방 지역에서는 완화될 조짐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적은 공급과 높은 수요로 인해 주요 대도시 임대료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그는 “이외 지역에서는 임대료 상승세가 둔화되고 임대주택 부족 상황이 완화, 공실률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크게 치솟은 임대료로 인해 잠재적 주택 구매자들의 담보대출(mortgage) 보증금 비축이 어려워지고, 게다가 이자율 인상과 부동산 가격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서 대출능력은 감소, 부동산 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악화된 시장 환경,

점점 더 ‘최악’의 상황으로

 

쿠셔 연구원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주요 대도시에서 지난 12개월 사이 그랬던 것처럼 임대료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면서 “치솟은 임대료로 인해 일부 임차인들은 도심에서 더 먼 교외지역(suburb)으로 이주하거나 주거지 규모를 축소하며 또는 공유주택을 선택하는 등 보다 저렴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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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pTrack’ 분석 책임자인 캐머론 쿠셔(Cameron Kusher. 사진) 연구원. 그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임대 가능한 총 주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가 감소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전국 공실률 또한 역대 가장 낮은 1.1%로 떨어졌다. 사진 : REA Group

   

앞서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도 향후 임대료는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RBA 총재는 최근 상원위원회에서 연간 임대료 상승이 향후 6개월 이내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최근 내놓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보면, 9월 분기 임대료 인플레이션은 7.6%에 달했다. 이는 2009년 이래 가장 높은 연간 상승률이다.

쿠셔 연구원은 ABS 데이터와 RBA 예측 모두 지난 수개월 동안 임대주택 시장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 임대료 상승률이 두 자릿수에 달했다”는 그는 “다음 분기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12월로, 이 상승 수치는 광고된 임대 공간에서 확인하는 것보다 12개월 뒤처진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임차인들이 느끼는 고통이 더욱 클 것임을 암시했다.

이 같은 집계에도 불구하고 임대료 인상은 이미 우려 수준인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이다. ABS는 9월 분기 인플레이션 1.2%포인트 상승의 주요 원인이 임대료 상승 때문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 국내경제 분석 책임자인 가레스 에어드(Gareth Aird) 연구원은 “임대 인플레이션 급등은 임대주택 수요와 공급 가능한 수 사이의 불일치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거용 건설이 인구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공실률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이는 임대료 상승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견해를 전제로 “임대시장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 배경으로 “인구성장 속도가 한 동안 완화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임을 덧붙였다.

낮은 공실률과 높은 임대료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 많은 주택을 건설, 임대 공급을 늘리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진단이다. 임대시장 균형을 위해 필요한 수의 주택을 건설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건축비용이 높고 활용 가능한 노동력 또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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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임대료 상승은 9월 분기에도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이어진 주요 요인이었다. 사진은 시드니 서부 외곽의 한 신규 주거지역. 사진 :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현재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2~3%)으로 되돌리는 데 집중하고 있는 RBA는 “물론 지금 당장은 확실한 것이 아니지만, 너무 많은 주택건설이 또한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는 입장이다.

 

임대주택 부족,

해결책은 있나...

 

ABS는 9월 분기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내놓으면서 연방정부가 9월 20일부터 시행한 임대료 지원 최대 비율 15% 인상이 없었다면, 임대료 인플레이션은 더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9월 분기 후반에 적용되었지만 임대료 상승은 2.2% 수준이었다. ABS는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 수치는 2.5%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쿠셔 연구원도 “이 같은 정부 개입이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저소득 계층의 임대주택 마련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지원이 아니면, 소득이 낮은 이들이 이용 가능한 임대주택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만약 저소득 계층이 최저임금의 30% 이하를 임대료로 지출하는 경우 올해 8월을 기준으로,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전국 임대 부동산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또 소득의 절반(50%)을 임대료로 지출한다(비이상적인 경우) 해도 이들이 가질 수 있는 임대 재고는 20%를 넘지 않는다.

쿠셔 연구원은 “따라서 저소득 가구의 경우 사회주택은 물론 공동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연방 임대지원(Commonwealth Rental Assistance)이 바로 그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임대시장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쿠셔 연구원은 “점차 더 많은 주택이 건설됨에 따라 임대료 지원 조치의 가용성을 높이고 첫 주택구입이 가능한 이들을 장려하는 것이 더 적절한 해결책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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