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감염자 1).jpg

‘호주 국립면역연구 및 감시센터’(National Centre for Immunisation Research and Surveillance. NCIRS)와 NSW대학교 내 의료연구기관 ‘커비연구소’(Kirby Institute)의 연구 결과 지난해 12월 '오미크론'(Omicron) 변이 바이러스 파동 당시 실제 감염자 수는 당국이 집계한 것의 두 배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NCIRS-Kirby Institute 전염병 학자들의 새로운 분석, 집계 수치보다 두 배 이상

 

호주를 가장 큰 전염병 파동으로 몰아넣었던 지난해 12월의 ‘오미크론’(Omicron)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델타’(Delta) 변이에 따른 봉쇄조치가 완화된 얼마 뒤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델타에 비해 심각성은 덜 한 것으로 판단됐으나 감염자 급증을 불러와 호주는 1일 감염자 1,500명 미만에서 한 달 만에 하루 10만 명 이상을 기록하는 국가가 된 바 있다.

이처럼 한 순간 높은 감염자를 발생시켰지만, 전염병 전문가들은 당시 감염자가 당국이 집계한 것의 두 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당시 어떻게 하여 그 많은 COVID-19 감염 사례가 감지되지 않았던 것일까.

 

▲ 연구를 통해 발견한 것은= ‘호주 국립면역연구 및 감시센터’(National Centre for Immunisation Research and Surveillance. NCIRS)와 NSW대학교 내 의료연구기관인 커비연구소(Kirby Institute)의 연구원들은 올해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 헌혈자들에게서 채취한 5,185개의 샘플에서 COVID-19 항체를 찾았다.

아울러 연구원들은 백신에 의한 것이 아닌, COVID-19 감염 후 체내에서 발견되는 항체를 포함해 혈액 내 두 가지 유형의 항체를 테스트했다.

이를 통해 연구원들은 2022년 2월 말까지 호주 성인 최소 17%(약 340만 명)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었으며, 이들 대다수는 ‘오미크론 파동’ 기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감염자가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의 두 배 이상이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추정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놀라운 것이라 여길 수 있지만 NCIRS 원장인 크리스틴 매카트니(Kristine Macartney) 교수는 “그리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실시된, 이와 유사한 연구를 보면 공식 보고된 감염자 수에 비해 5~10배 많은 감염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는 것이다.

 

종합(감염자 2).jpg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 호주에서는 하루 최대 10만 명 이상의 감염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Source: Our World in Data

   

이어 매카트니 교수는 이번 항체 연구에 대해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얼마나 많이 퍼져 있는지, 그리고 지역사회에서의 전반적인 바이러스 면역 패턴이 어떠한지에 대한 더 큰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항체가 있는 성인은 퀸즐랜드(Queensland)와 빅토리아(Victoria) 주가 각각 26%, 23%로 가장 높았으며 주 경계(State border)를 가장 마지막까지 봉쇄했던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는 0.5%로 가장 낮았다.

또한 연구원들은 18세에서 29세 사이 성인의 혈액 샘플 27%에서 항체를 발견함으로써 이 연령층의 감염 가능성이 더 높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70세 이상 인구 가운데 항체가 있는 이들의 비율은 7% 미만이었다.

 

▲ 많은 감염 사례가 감지되지 않은 이유는= 혈액 샘플을 통해 추정한 것보다 적은 수의 감염자가 확인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게 연구원들의 설명이다.

우선, COVID-19에 감염된 모든 이들에게 실제 증상이 나타나거나 감염여부를 알기 위한 검사를 받는 것이 아니므로 이들의 경우 공식 감염자 수치에 추가되지 않을 수 있다. PCR 검사 또는 자가 검사를 통해 감염이 확인된 사례만 공식 집계에 포함됐던 것이다.

매카트니 교수는 “감염 사례의 최대 약 30~40%는 무증상일 수 있으므로 사람들은 자신이 감염됐다는 부정적 부작용이나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므로 이들 대부분은 검사장을 찾아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시 빠른 항체검사(Rapid Antigen Test. RAT) 키트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았다는 점, PCR 검사시설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 있었음을 감안, 일부 사람들은 검사를 받지 못했던 이유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감염자 3).jpg

‘National Centre for Immunisation Research and Surveillance’의 크리스틴 매카트니(Kristine Macartney. 사진) 교수. 그녀는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실시된, 이와 유사한 연구를 보면 공식 보고된 감염자 수에 비해 5~10배 많은 감염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크게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커틴대학교 공공보건대학원(Curtin School of Population Health)의 자야 댄타스(Jaya Dantas) 교수 또한 “가벼운 증상을 느끼는 이들은 ‘독감’이라 생각하고 COVID 검사를 원하지 않았거나, RAT 기기를 이용할 수 없었기에 검사 시기를 놓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여전히 감염자 수는 적게 보고되는 것일까?= 그럴 수 있지만 정확하게 그 수는 불분명하다. 연구원들은 두 번째 혈액 샘플 표본이 수집되는 향후 몇 주 안에 이를 조금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카트니 교수는 “두 배에 이를 수도 있지만 (샘플 혈액을) 테스트를 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 첫 번째 연구를 수행할 즈음, 감염의 증거가 많지 않은 호주의 새로운 지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계속 전파됐다”고 덧붙였다.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공공보건 조치가 완화됐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이들은 여전히 COVID-19를 크게 경계하고 있다. 아직도 호주 전역에서는 하루 최대 2만 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기도 한다. 커틴대학교 댄타스 교수는 “감염을 조심해야 하지만 크게 놀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호주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폐기했고, 독감 시즌을 보내고 있기에 앞으로 3개월 정도는 하나의 시험기간이라 할 수 있다”는 댄타스 교수는 “모든 이들이 감염에 주의를 기울임은 물론 우리 주변에 취약한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서로가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감염자 1).jpg (File Size:86.5KB/Download:11)
  2. 종합(감염자 2).jpg (File Size:20.1KB/Download:10)
  3. 종합(감염자 3).jpg (File Size:58.3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551 호주 호주 주택위기 심화... 구입 경제성,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50 호주 올해 겨울 시즌, ‘호주 기상 기록상 가장 따뜻한 계절’... 기상청 확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49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카운슬, 태양열 패널 설치 주민에 자금 지원 file 호주한국신문 23.09.08.
6548 호주 ‘Intergenerational Report 2023’... 주요 그래프를 통해 보는 호주 미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7 호주 NAPLAN 평가의 근본적 개편 이후 NSW 3분의 1 학생, ‘기준 충족’ 미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6 호주 호주 다수 지역들, 올해 봄 시즌 높은 수준의 ‘심각한 산불’ 경보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5 호주 성적 괴롭힘 관련 ABS 전국 조사, 젊은 여성 35% 이상 ‘피해 경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4 호주 보건-의료 부문에 매월 5천 명 신규 인력 추가... 그럼에도 직원부족 이유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3 호주 주택담보대출 상환 스트레스... 대출자들에게서 종종 보이는 실수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2 호주 “생활비 압박에 따른 ‘식품경제성’ 위기, 괴혈병-구루병 위험 높인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1 호주 단 7주 만에 수백만 달러... ‘돈세탁’에 이용되는 NSW 최악의 펍과 클럽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40 호주 캔터베리 뱅스타운 지역사회 지도자들, 폭력 문제 해결 위한 ‘한 목소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31.
6539 호주 40년 후 호주 인구, 거의 1,400만 명 추가... 총인구 4,050만 명 이를 듯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8 호주 허위 고교 졸업장-영어평가서로 대학에... 시드니대, 상당수 ‘부정입학’ 적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7 호주 “연방정부의 주택 계획, 향후 10년간 임차인들 320억 달러 절약 예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6 호주 “2023년의 ‘Matildas’, 여자축구-스포츠 이벤트의 ‘게임 체인저’로 기억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5 호주 ‘off-market’ 주택 거래... “일반적으로 매매가격 낮추는 경향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4 호주 Sydney Royal Wine Show 2023... 국내외 전문가가 선택한 최고의 와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3 호주 NSW 각 학교 학생들의 교내 ‘베이핑 문제’ 심각... 교육부, 실태파악 나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2 호주 SA 주 연구원들, 대변검사 없이 대장암 여부 확인하는 ‘조작’ 박테리아 설계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1 호주 지속되는 생활비 위기... ‘기후변화 행동’ 지원 호주인 비율, 빠르게 하락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30 호주 캐나다베이 카운슬, 오랜 역사의 이탈리안 축제 ‘Ferragosto’ 개최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9 호주 7월 호주 실업률 3.7%... 일자리 14,600개 실종-실업자 3,600명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8 호주 CB 카운슬, 예술가-지역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거리 예술’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8.25.
6527 호주 호주 여자축구, 사상 첫 월드컵 4강에 만족해야... 결승 진출 좌절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6 호주 호주 각 대학에서의 ‘표현의 자유’ 위협, 2016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5 호주 시드니 시, 헤이마켓에 한국-중국 등 아시아 문화 및 음식거리 조성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4 호주 인플레이션 수치, 호주 중앙은행 목표인 2~3% 대로 돌아오고 있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3 호주 NSW 주 정부, 신규 주택 위해 시드니 11개 교외 공공부지 재조정 알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2 호주 수천 명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온라인상에서 각 지역의 잊혀진 역사 공유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1 호주 호주 전역 대도시 주택가격 오름세 보이지만... 상승 속도는 더디게 이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20 호주 라이프스타일-대도시보다 저렴한 주택가격이 ‘지방 지역 이주’의 주요 요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9 호주 CB 카운슬, ‘War on Waste’ 관련 무료 워크숍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8 호주 그림을 통해 보여주는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의 양면성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7.
6517 호주 생활비 압박 속 ‘생계유지’ 위한 고군분투... ‘multiple jobs’ 호주인 ‘급증’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6 호주 대학 내 만연된 성폭력 관련 ‘Change The Course’ 보고서 6년이 지났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5 호주 획기적 AI 혁명, “수용하거나 뒤처지거나”... 전문가-학계-기업 관계자들 진단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4 호주 No dance, No gum, No 방귀! 10 of the silliest laws around the world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3 호주 공실 늘어가는 시드니 도심의 사무 공간, 주거용으로 전환 가능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2 호주 일단의 정신건강 전문가들, 장기간의 실직과 자살 사이의 ‘인과관계’ 확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1 호주 시드니 부동산 시장 회복세 ‘뚜렷’, 주택가격 치솟은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10 호주 “NSW 주 ‘유료도로 이용료 감면’ 대신 ‘바우처’ 도입해 통행량 줄여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9 호주 NSW 전역 캥거루 개체 크게 증가... 과학자들, 생물다양성 문제 경고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8 호주 “뜨개질 그룹에서 치매-손 떨림 예방하고 새 친구들도 만나보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3.08.10.
6507 호주 2022-23년도 ‘금융’ 부문 옴부즈맨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 9만7천 건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6 호주 ‘메트로 웨스트’ 기차라인 건설 지연, NSW 주택건설 계획도 ‘차질’ 위험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5 호주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가격 2.3% 상승... 일부 교외지역 성장세 두드러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4 호주 호주에서 가장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은 누구...? 노년층 아닌 중년의 남성들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3 호주 새로운 계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초기 단계 환자에 ‘효과 가능성’ 보여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
6502 호주 올해 6월까지 12개월 사이, 광역시드니의 임대료 최다 상승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