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당뇨 질환 1).jpg

10대 시절 당뇨병 진단을 받은 뒤 31세가 된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자기관리를 이어온 애쉬 번(Ash Byrne. 사진)씨. 그녀는 호주 당뇨학회 회의(Australasian Diabetes Congress)에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당뇨 임상의가 환자의 정신건강에도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Ash Byrne

 

당뇨 관리의 높은 의학적 수준 불구, 이들의 정신건강 관련 문제는 뒤쳐져...

 

지난 20여 년 동안 애쉬 번(Ash Byrne)씨는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고 혈당을 세심하게 모니터링 했으며 제1형 당뇨의 기복을 극복하고자 수없이 진료를 받아야 했다.

현재 31세인 그녀는 어린 나이에 당뇨 진단을 받은 이후 이 질병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의사를 만나 왔지만 자신이 안고 있는, 당뇨에 의한 정신건강 문제를 확인한 일은 거의 없다고 털어놓았다.

10대 시절, 번씨는 자기면역 상태를 관리해야 하는 정신적 압박감이 지속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적도 있었다.

번씨는 16세 때 제1형 당뇨를 앓았고, 집안 살림이 넉넉지 않은 편이었기에 본인 스스로 그 상황을 견뎌낼 수 없었다. 소아과 의사와 내분비 전문의로부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이 심적으로 부담스러운 어색한 나이였고, 또 지방 지역에 거주하면서 자신이 완전히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돌아갈 곳이 없는 것 같았다”는 그녀는 “어머니의 도움이 있었지만 우울증 치료를 받아야 했다”면서 “당뇨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제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고 또 시인으로 활동하는 번씨는 얼마 전 브리즈번(Brisbane)에서 열린 호주 당뇨학회 회의(Australasian Diabetes Congress)에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시 ‘Invisible’과 함께 당뇨를 안고 살아가는 삶을 공유했다.

번씨는 당뇨병 관리를 위한 의학적 수준은 그 어느 때보다 최고 상태이지만 이 질병을 가진 이들의 정신건강 관리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더 많은 의료 전문가가 환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확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번씨는 당뇨를 관리하면서 90% 이상 다음 단계를 생각한다며 “아침에 눈을 뜨고 아침 식사를 하기까지 사이에 결정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당뇨 수치를 확인하고 탄수화물을 계산하는 것에서부터 튀어나온 인슐린 펌프를 가리기 위해 또는 인슐린 펜이나 주사기가 눈에 띄지 않도록 하는 옷을 고르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번씨는 정기적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을 때 체중, 혈당 수치, 임신 계획 여부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진단들이 자신의 생각대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문제도 덧붙였다. “2년 전 만성 소화 장애(coeliac) 진단을 받았고 올해에는 당뇨병성 신장 질환(diabetic kidney disease) 초기 단계라는 말을 들었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종합(당뇨 질환 2).jpg

‘Australian Centre for Behavioural Research in Diabetes’(ACBRD) 책임자인 제인 스페이트(Jane Speight. 사진) 교수는 특히 제1형 당뇨 질환자의 경우 이로 인한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 : ACBRD

  

당뇨가 주는 심적 고통

 

호주에서 당뇨를 앓고 있는 180만 명 가운데 하나인 번씨의 경험은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췌장의 세포가 인슐린 생성을 멈추게 하는 자가면역 질환인 제1형 당뇨는 이들 전체 사례의 약 10%를, 인슐린 저항성과 생산 감소를 수반하는 제2형 당뇨는 약 85%를 차지한다.

호주 당뇨병 행동연구센터(Australian Centre for Behavioural Research in Diabetes) 책임자인 제인 스페이트(Jane Speight) 교수는 “우울증이나 불안감은 여러 문제로 발생될 수 있지만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있을 경우 이를 유발하거나 (정신건강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뇨병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지속적인 압박감이 일부 환자들에게는 당뇨 이상의 고통을 경험하게 하기도 한다”는 스페이트 교수는 “이는 지속되어야 하는 일상적 자기관리 부담을 의미하며, 당뇨병의 사회적 영향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유형별 당뇨 환자

(구분 : 제1형 당뇨 / 인슐린 치료를 받는 제2형 당뇨 / 인슐린 투여를 하지 않는 제2형 당뇨)

-당뇨로 인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 : 4명 중 1명 / 5명 중 1명 / 10명 중 1명

-중증에서 심각한 상태의 불안 증상 : 6면 중 1명 / 5명 중 1명 / 6명 중 1명

-중증에서 심각한 상태의 우울증 : 4명 중 1명 / 3명 중 1명 / 5명 중 1명

Source: Diabetes and Emotional Health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당뇨 질환 1).jpg (File Size:85.3KB/Download:9)
  2. 종합(당뇨 질환 2).jpg (File Size:69.1KB/Download:13)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137 호주 1995년 발행 ‘$5’ 희귀지폐 있으면... 일단 보관하시라!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5136 호주 높은 생활비 압박 불구하고 더 많은 호주인들, ‘개인의료보험’ 가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5135 호주 City of Canterbury Bankstown, 연례 ‘Meals on Wheels’ 시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12.14.
5134 호주 부동산 개발자 등의 지방의회 의원 출마 ‘금지’ 관련 논쟁 ‘재점화’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33 호주 NSW 주에서 허용된 ‘voluntary assisted dying’, 그 적용은 어떻게?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32 호주 기록적 인구 증가-높은 주택 임대료-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편한 진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31 호주 광역시드니 3분의 2 이상 교외지역 단독주택 가격, 100만 달러 넘어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30 호주 일부 도시 외 주택가격 ‘안정’ 추세, 아파트 임대료는 지속적 ‘상승 중’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29 호주 미환급 ‘메디케어’ 혜택 2억3,000만 달러... 환자 은행정보 ‘부정확’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28 호주 Sold to the university... 대학들, 국제학생 에이전트에 1억 달러 이상 지불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27 호주 RBA, 내년 2월 통화정책 회의까지 현 4.35%의 기준금리 ‘유지’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26 호주 ‘Shockingly poor’... 호주 학교들의 과학 커리큘럼 학업성과 ‘실패’ 원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12.07.
5125 호주 향후 40년 사이 호주인구 4천 만 명 넘어설 듯... 멜번, 최대 도시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11.30.
5124 호주 사이버 범죄자들, ‘가짜’ 은행 로그인 페이지 유포... 금융정보 빼내 file 호주한국신문 23.11.30.
5123 호주 생활비 압박 반영한 ‘Cozzie Livs’, 매콰리 사전의 ‘올해의 단어’에 file 호주한국신문 23.11.30.
5122 호주 2021 센서스 자료 분석, 시드니 주택 4분의 1 이상 ‘여분의 침실’ 2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11.30.
5121 호주 호주에서 가장 복잡한 지하 교차로, ‘Rozelle Interchange’ 개통 file 호주한국신문 23.11.30.
5120 호주 시드니 일부 유명 사립학교, 내년도 학비 인상 전망... 최대 9% file 호주한국신문 23.11.30.
5119 호주 시드니의 크리스마스 트리, “뉴욕 록펠러 센터의 그것에는 없는 ‘뭔가’가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11.30.
5118 호주 RBA가 우려하는 호주의 생산성 둔화, 단지 근로자의 게으름 때문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