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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가 시작한 이후 직장 내 성희롱 신고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직장 내에서 가해자와 마주치거나 직접적 위협을 받지 않기에 피해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피해사례를 제기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 : ABC 방송

 

3명 중 1명, 피해 경험... 재택근무 확대로 피해자들 불만제기 ‘적극적’

 

코로나 바이러스와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직장 내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인권위원회(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 AHRC) 등 관련 기관에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 신고가 쌓이고 있으며, 법률회사들 또한 이의 법적 처리 의뢰가 크게 늘어났다.

AHRC의 성차별 위원인 케이트 젠킨스(Kate Jenkins) 변호사에 따르면 법적으로 관심을 끄는 수많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젠킨스 위원은 최근 ABC 방송 시사 프로그램인 ‘ABC PM’에서 “직장 내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이들의 신고는 지난 6월부터 두드러지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 기반의 법률회사 ‘Mason Ledger’ 소속의 베스 로빈슨(Beth Robinson) 변호사는 성희롱 및 성폭력 사건을 담당하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직장에서의 성 관련 피해에 대한 교육을 시작한 것은 약 15년 정도 됐지만 모든 피해자들이 이 문제를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면서 “할리우드 프로듀서 하비 웨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의 성희롱 행위에 대한 불만과 유죄판결, 이와 함께 시작된 ‘#MeToo’ 운동, 최근 전 호주 대법관이었던 다이슨 헤이던(Dyson Heydon)씨가 동료들을 성추행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은 피해 여성들로 하여금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로빈슨 변호사는 이어 “그 결과 피해 경험을 가진 이들이 선뜻 나서 ‘나도 당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것이 지금과 같은 성희롱 피해에 대한 불만의 홍수를 가져왔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재택근무로 피해자들, 보다 적극 나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확대된 재택근무는 성희롱 피해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선뜻 제기할 수 있게 했다는 분석도 있다.

로빈슨 변호사는 “성희롱 피해를 제기하는 데 있어서의 장벽 중 하나는, 이를 신고한 이후에도 가해자와 같은 사무공간에서 계속 일해야 한다는 두려움”이라며 “재택근무로 피해를 당했던 공간 밖에서 업무를 이어갈 수 있게 됨에 따라 피해자들은 육체적 위협을 느끼지 않아도 되며 가해자로부터의 반발에 대한 두려움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로빈슨 변호사는 앞으로도 더 많은 피해 신고나 고용주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것으로 내다봤다.

빅토리아(Victoria) 주에서는 지난 1년 사이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건수가 6% 늘어나 각 주별 집계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다. 빅토리아 주 기회평등-인권위원회(Victorian Equal Opportunity and Human Rights Commission)의 크리스틴 힐튼(Kristen Hilton) 위원은 성희롱 문제 제기가 증가한 데 대해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빅토리아 주에서는 올 들어, 특히 지난 4~5개월 사이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불만이 크게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8% 증가한 것이며 관련 문의 또한 두드러졌다.

AHRC이 최근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에게 보고한 자료를 보면 올 3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직장 내 성희롱 신고 39건 가운데 37건은 직장 내 남성 동료에게 피해를 당한 여성의 민원이었으며 1건은 남성 동료에게 성희롱을 당한 남성의 민원, 나머지 한 건은 여성 동료로부터 피해를 입은 남성의 불만이었다.

지난 7월까지 5개월 동안 인권위원회가 공식 접수한 39건의 피해 건수가 적을 수도 있지만, 크리스틴 힐튼 위원은 “거의 대다수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성희롱을 당하지만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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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인권위원회(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가 조사한 직장 내 성희롱 보고서(Respect@Work)에 따르면 호주인 3명 중 1명이 지난 5년 사이 피해 경험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여성 폭력 방지 사회단체인 ‘Our Watch’의 패티 키너슬리(Patty Kinnersly. 사진) CEO는 피해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사진 : Our Watch 제공

 

성희롱 문제 제기 피해자,

폭주하는 메시지로 또 한 번 고통 받기도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로빈슨 변호사는 “누군가 피해사례를 신고하면 가해자는 하루 200건 심지어 300여 건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며 “이 같은 압박이 성희롱 피해자들로서는 또 다른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셜미디어에 피해여성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거나 피해자의 개인 사진이 제시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올해 초 성차별 위원인 케이트 젠킨스 변호사는 AHRC의 ‘2020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전국 조사 보고서’인 ‘Respect@Work’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3명 중 1명(여성 5명 중 2명, 남성 4명 중 1명)이 지난 5년 사이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

젠킨스 위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이에 대한 불만이 증가했으며 전국적으로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모리슨 총리에게 폭로했다”고 밝히면서 “이 조사를 통해 우리(인권위원회)는 실제로 많은 이들에게 있어 성희롱 피해가 직장 내에서의 일상적 경험이자 매우 흔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우려했다.

 

커뮤니티의 시각이 변하고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방지 활동을 전개하는 시민단체 ‘Our Watch’의 패티 키너슬리(Patty Kinnersly) CEO는 직장 내 성희롱을 포함,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 “폭압”(rife)이라는 강경한 단어로 표현하면서 “직장 내 성희롱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성적 차별과 폭력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AHRC의 ‘Respect@Work’ 보고서가 호주의 만연된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보여주는 가운데 키너슬리 CEO는 “개선의 희망이 있다”의 의견이다.

“남성들은 가해자가 되거나 폭력적이고 무례한 언어를 사용하면서 살아왔기에 결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려 하지 않는다”는 그녀는 “다른 이들 또한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기에 이들(남성)은 정말 뻔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커뮤니티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너슬리 CEO는 “불안정한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남성의) 뻔뻔한 괴롭힘에 가장 취약하다”는 우려와 함께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경우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이 일하는 부서의 관리자이거나 EPA(employee assistance program) 담당자, 1800 RESPECT 온라인(1800respect.org.au), 즉각적인 위험에 처한 경우라면 triple-0(긴급전화 000)로 연락을 취하는 등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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