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COVID 위험인 1).jpg

최근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팀이 메타 분석(meta-analysis)으로 감정 장애를 가진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비교한 결과 COVID-19 감염 가능성에서는 차이가 없었으나 감염됐을 경우 위험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Pixabay / Engin_Akyurt

 

토론토대학교 연구팀 조사... 감염시 병원 입원 및 사망률에서 차이

 

세계적 전염병 사태가 시작되면서 각국 보건당국은 COVID-19 감염을 차단하려는 다양한 조치와 함께, 이미 감염된 이들 중 기저 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심각한 위험 또는 사망이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보호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연구 결과 우울증이나 조울증(bipolar disorder) 등 감정 장애(mood disorders)를 가진 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의학저널 ‘JAMA Psychiatry’에 발표된 이 연구는 9,100명을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팀은 메타 분석(meta-analysis. 동일하거나 유사한 주제로 이미 이루어진 많은 연구물들의 결과를 객관적으로, 그리고 계량적으로 종합하여 고찰하는 연구방법)을 통해 기존에 감정 장애를 가진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비교한 결과, COVID-19 감염 가능성에서는 차이가 없음을 발견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경우 병원 입원 치료를 받거나 사망하는 수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감정 장애가 있는 이들은 COVID-19 감염시 병원 입원 가능성이 휠씬 높았으며 사망 위험도 더 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캐나다 토론토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의 로저 매킨타이어(Roger McIntyre) 교수와 동료 연구 저자는 “가능성 비율(odds ratios), 즉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면 (감정 장애가 있는 이들의 경우) 거의 두 배, 어떤 경우에는 두 배 이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매킨타이어 교수는 감정 장애에 대해 “호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흔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 대유행 속에서 사람들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요인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하나 더 추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비만이나 심장병과 마찬가지로 정신질환 또한 이미 존재하는 질환으로, 사람들이 이 끔찍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경우, 위험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우울증은 단순한

심리적 반응 아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감정 장애가 위험 증가의 직접적 원인임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설명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시드니대학교 두뇌 및 정신센터(Brain and Mind Centre)의 이안 히키(Ian Hickie) 교수는 “감정 장애가 신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울증에 대한 실수 가운데 하나는, 그것을 단지 심리적 반응으로 여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울증은 생리학적 교란(physiological perturbation)”이라는 히키 교수는 “신체는 면역계, 신경내분비계 또는 코티솔(cortisol. 부신 피질에서 생기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이나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 교감신경계, 신진대사 체계에서 교란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감정 장애가 있는 이들은 다른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랜드윅(Randwick) 소재 ‘Prince of Wales Hospital’ 내에 자리한 ‘The Black Dog Institute’ 연구원이자 삼리학자인 알렉시스 위턴(Alexis Whitton) 박사는 “팬데믹 상황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감정 장애는 평균수명이 10년에서 15년 정도 단축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종합(COVID 위험인 2).jpg

‘The Black Dog Institute’ 연구원이자 삼리학자인 알렉시스 위턴(Alexis Whitton. 사진) 박사. 그녀는 “감정 장애를 가진 이들은 심혈관 질환, 면역체계 장애, 호흡기 질환 및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으며, 이 모든 것이 COVID-19 감염으로 인한 더 나쁜 결과와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 Alexis Whitton

 

위턴 박사는 “감정 장애를 가진 이들은 심혈관 질환, 면역체계 장애, 호흡기 질환 및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으며, 이 모든 것이 COVID-19 감염으로 인한 더 나쁜 결과와 관련이 있다”면서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은 신체적 질병으로 인지되지 않고 치료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기에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물론 치료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또한 경제적 불안과 의료에 대한 부적절한 접근을 포함, 증가된 위험의 다른 가능성을 지적한다. 아울러 이전에 질병을 진단받은 이들을 기반으로 했지만 바이러스 대유행 속에서 감정 장애도 증가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히키 교수는 “또 다른 면은 전염병, 특히 장기간의 봉쇄 조치로 인해 불안과 우울증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사회적 혼란과 경제 및 기타 요인이 발생하고, 젊은이들의 교육 중단이 갈수록 더 많은 우울증 사례를 유발시킨다”고 덧붙였다.

 

감정 장애, 백신접종

순위에서 우선되어야...

 

이번 연구를 진행한 연구원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백신접종 순위에서 감정 장애를 가진 이들도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호주에는 정신분열이나 조현병을 포함해 심각한 정신 질환을 갖고 있는 16세 이상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을 자격이 있다.

히키 교수는 “호주의 경우,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누가 진정 위험에 처해 있는가’라는 것”이라며 “우울증에 대한 이 연구는 정신분열증과 같은 질병에 대한 이전 연구와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고, 이런 질환자들이 입원 및 사망 위험에 처해 있음을 알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번 연구에서 분석된 감정 장애가 더 일반적이며 종종 젊은층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턴 박사에 따르면, 이는 다른 국가들이 백신접종 전략에서 고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녀는 “많은 국가들이 연구를 통해 나온 조언에 귀 기울이고, 우울증 등 더 흔한 질병을 가진 이들을 백신접종 우선순위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가령 뉴질랜드는 주요 우울증 관련 장애나 조현병을 가진 이들을 접종 우순선위 그룹 3에 포함시켰다.

위턴 박사는 감정 장애를 가진 이들이 보호를 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접종과 관련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이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돌보는 것뿐 아니라 이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녀는 “우울증과 함께 오는 낮은 에너지 수준은 신체건강을 돌보고, 필요한 시점에서의 건강관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친구나 가족이 부담스럽다면 관련 지원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감정 장애 관련 지원

-Beyond Blue : 1300 224 636 / beyondblue.org.au

-Headspace : 1800 650 890 / headspace.org.au

-SANE Australia : 1800 18 7263 / sane.org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COVID 위험인 1).jpg (File Size:58.9KB/Download:11)
  2. 종합(COVID 위험인 2).jpg (File Size:74.3KB/Download:1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451 호주 “높은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수치에 불구, 호주 가계들 ‘탄력적’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0 호주 RBA 로우 총재 임기, 9월 종료 예정... 호주 첫 중앙은행 여성 총재 나올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9 호주 Uni. of Sydney-Uni. of NSW, 처음으로 세계 대학 20위권에 진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8 호주 연방정부, 비자조건 위반 강요를 ‘형사 범죄’로 규정하는 새 법안 상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7 호주 시드니 제2공항 ‘Western Sydney Airport’, 예비 비행경로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6 호주 시드니 주택가격 상승 전환... 부동산 시장 반등 이끄는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5 호주 겨울 시즌에 추천하는 블루마운틴 지역의 테마별 여행자 숙소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4 호주 ‘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목록에 호주 4개 도시, 12위권 이내에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3 호주 호주의 winter solstice, 한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는 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2 호주 정치적 논쟁 속에서 임차인 어려움 ‘지속’... ACT의 관련 규정 ‘주목’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1 호주 연방 노동당 정부, 야당의 강한 경고 불구하고 ‘Voice 국민투표’ 시행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0 호주 생활비 압박 속, 소비자 신뢰도 최저치... 고용시장도 점차 활력 잃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9 호주 최악의 임대위기... 낮은 공실률 불구, 일부 교외지역 단기 휴가용 주택 ‘넉넉’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8 호주 규칙적인 낮잠, 건강한 뇌의 핵심 될 수 있다?... 뇌 건강 관련 새 연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7 호주 Like living in ‘an echo chamber’... 소음 극심한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6 호주 시드니 주택 위기 ‘우려’... 신규공급 예측, 연간 2만5,000채로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5 호주 스트라스필드 등 다수 동포거주 일부 지방의회, 카운슬 비용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4 호주 공립 5학년 학생들 사립학교 전학 ‘증가’... 시드니 동부-북부 지역 두드러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3 호주 850년 이후 전 대륙으로 퍼진 커피의 ‘deep, rich and problematic history’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2 호주 COVID-19와 함께 독감-RSV까지... 건강 경고하는 올 겨울 ‘트리플 위협’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1 호주 올 3월 분기까지, 지난 5년간 주택가격 폭등한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0 호주 높은 금리로 인한 가계재정 압박은 언제까지?... 이를 결정하는 5가지 요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9 호주 호주 경제 선도하는 NSW 주... 실업률은 지난 40여 년 이래 최저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8 호주 전례 없는 생활비 압박... 젊은 가족-임차인들의 재정 스트레스 ‘최고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7 호주 거의 7만6천 개 일자리 생성으로 5월 실업률 하락... 기준금리 인상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6 호주 대마초 관련 정당, NSW-빅토리아-서부호주 주에서 ‘합법화’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5 호주 대학졸업자 취업 3년 후의 임금 상승 규모, 직종에 따라 크게 달라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4 호주 최고의 부유층들, 대부분 시드니 동부 지역에 거주... 억만장자들, 납세기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3 호주 호주 국민가수 슬림 더스티의 히트곡 ‘A Pub with No Beer’의 그 펍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2 호주 연금 정보- 새 회계연도부터 고령연금 지급, 일부 변경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1 호주 지난해 NSW 등서 매매된 부동산의 25%, 고령의 구매자가 모기지 없이 구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0 호주 NSW 노동당 정부의 첫 예산계획, ‘70억 달러 블랙홀’ 직면... 삭감 불가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9 호주 그래프로 보는 호주 노동시장... 경제학자들, “전환점에 가까워졌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8 호주 3월 분기 호주 경제성장률 0.2% 그쳐... 현저한 GDP 둔화 신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7 호주 호주 전체 근로자 거의 절반, 부채에 ‘허덕’... 정신건강 전문가들 ‘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6 호주 4만 명에 달하는 범법 행위자 자녀들이 겪는 고통-복합적 불이익 드러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5 호주 최저임금 8.6%-근로자 일반급여 5.75% 인상, 향후 금리상승 압박 ‘가중’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4 호주 NSW 주 소재 공립대학들, 등록학생 감소로 2022년 4억 달러 재정 손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3 호주 프랑스 식민지가 될 뻔했던 호주... 영국의 죄수 유배지 결정 배경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2 호주 악화되는 주택구입 능력... 가격 완화 위해 부유 지역 고밀도 주거지 늘려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1 호주 시드니 평균 수입자의 주택구입 가능한 교외지역, 20% 이상 줄어들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0 호주 기준금리 상승 불구, 5월 호주 주택가격 반등... 시드니가 시장 회복 주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9 호주 퀸즐랜드 아웃백 여행자 11% 감소... 4년 만에 맞는 최악의 관광시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8 호주 정신건강-자살예방 시스템 변화 구축, “실제 경험 뒷받침되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7 호주 CB 카운슬의 폐기물 처리 기술, ‘Excellence in Innovation Award’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6 호주 그라탄연구소, 정부 비자개혁 앞두고 이주노동자 착취 차단 방안 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5 호주 호주 가정의 변화... 자녀 가진 부부의 ‘정규직 근무’, 새로운 표준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4 호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부동산 투자자들의 세금공제 신청,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3 호주 NSW 정부의 첫 주택구입자 지원 계획... 인지세 절약 가능 시드니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2 호주 기준금리 상승의 실질적 여파... 인플레이션 더해져 소비자들, 지갑 닫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