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호주 실업률은 다소 하락했지만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는 업계가 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용시장도 점차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매 및 소비재, 서비스 부분 구인광고 감소가 두드러진다.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금리인상 영향 받는 지역들, 경기둔화 ‘직격탄’... 5월까지의 구인광고 0.6% 하락
금융규제당국이 저소득층의 생활비 부담을 인지하고 있으며, 실제로 임차인들이 급격하기 치솟은 임대료로 인해 재정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금리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고용시장도 점차 활기를 잃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호주 최대 인적 자원기업 ‘Seek’가 내놓은 주요 고용시장 측정치는 지난 달(5월)까지 구인광고가 0.6%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지난 12개월 사이, 호주 전역의 구인광고는 22%가 줄어든 상태로 특히 호주 경제를 주도하는 NSW(25.3% 감소)와 빅토리아(Victoria 27.3% 감소)에서 타격이 많았다.
호주 중앙은행(RBA)의 공격적 통화긴축 정책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분야 또한 고용 약세 조짐을 보인다. 소매 및 소비재 부문 구인광고는 지난 달(5월) 3.1%가 하락했으며, 지난 3개월 사이 대도시 기반의 소비자 서비스 직종에 대한 구인광고도 거의 7%가 줄었다.
같은 기간, 일자리가 증가한 분야는 공공 부문으로, 이들 대다수는 각 주 정부가 교사와 간호사 인력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교육 및 보건 분야였다.
‘Seek Australia New Zealand’ 최고 책임자인 켄드라 뱅스(Kendra Banks) 대표는 어려운 경제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COVID 사태 이전보다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해 노동시장이 급격한 성장과 쇠퇴를 겪은 이후 시장은 계속해 안정 조짐을 보인다”면서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12개월 중 10개월 동안의 일자리 광고 당 지원자가 증가하면서 구직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BA 은행 경제학자들의 최근 예상에 따르면, 지난 4월 3.7%로 높아졌던 실업률이 경제 전반에 걸친 높은 금리 영향으로 내년 말까지 5%에 이를 수 있다.
RBA는 지난해 5월, 0.1% 수준을 이어오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12개월 사이 11년 만의 최고치인 4.1%로 올려놓았다. 이런 가운데 경제학자들은 호주 공식 금리 목표가 최소 4.35%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소비자 신뢰도는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봉쇄조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진 : ABC 방송 화면 캡쳐
이는 담보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이들의 큰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RBA를 비롯해 호주금융감독원(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 연방 재무부, 호주증권투자위원회(Australian Securities and Investments Commission)로 구성된 금융규제위원회(Council of Financial Regulators)의 최근 회의록에 따르면 각 기관들은 대부분의 호주 가계가 차입 비용(담보대출 등) 증가를 견뎌낼 것으로 확신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면서 저소득 가구가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회의록은 “소득이 낮은 가구( 많은 세입자 포함), 저축이 낮고 소득 대비 부채 수준이 높은 가구 등 일부는 가계재정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금융규제위원회의 전반적인 자신감은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ANZ-Roy Morgan’이 측정한 가장 최근의 구매자 신뢰도는 지난 2020년 4월 전염병 봉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음을 보여준다.
현재 및 미래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 주요 생활용품을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망설임으로 이달 둘째 주 소비자 자신감은 3.1포인트 하락했으며 지난 6주 동안을 보면 하락 수준은 7.2포인트에 달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이들의 신뢰도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세입자는 물론 주택을 완전히 소유(담보대출 없이)한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ANZ 은행, 애들레이드 팀브렐(Adelaide Timbrell) 선임 경제연구원은 지난 15주 동안 소비자 자신감은 약화됐지만 특히 5월 초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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