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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의 자유당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가 현 노동당 정부의 ‘Indigenous Voice to Parliament’(Voice) 헌법 명시를 위한 국민투표 추진에 ‘반대’를 공식화한 후 자유당 내 분열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5일(수) 자유당 의원회의에서 ‘Voice 반대’를 밝히는 더튼 대표.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당 분열 속, 일부 의원들 지도부 결정에 ‘반발’... ‘WhatsApp’ 통한 ‘지지’ 당원 증가

 

노동당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가 새 연방정부 출범 후 가장 먼저 추진한 ‘원주민 정책자문기구’(Indigenous Voice to Parliament. 이하 ‘Voice’)의 헌법 명시에 대해 야당인 자유당의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가 공식적으로 ‘이에 반대할 것’을 밝힌 가운데 자유당 내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16일(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자유당 내 ‘Voice’ 지지자들은 이를 헌법에 명시하기 위한 개헌안이 의회 심의를 통과하고 국민투표 문안이 최종 결정되면, 국민투표에서 이를 찬성하는 자유당 지지율을 늘리기 위한 취지로 ‘Yes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전-현직 자유당 의원 및 사무처 직원들은 더튼 대표의 ‘Voice 반대’ 입장에 노골적으로 반발하면서 Voice를 지지하는 당원 목록 작성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오는 5월 15일 Voice와 관련된 의회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국민투표에서 Voice에 찬성할 것을 당부하는 ‘Liberals for Yes’라는 이름의 캠페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알바니스 총리가 추진하는 Voice 관련 국민투표에 공식적으로 ‘반대’를 표명한 자유당 지도부 결정은 당내에서 상당한 분열을 초래한 상태이다. 더튼 대표의 공식 발표 이후 원주민 출신인 켄 와이어트(Ken Wyatt) 전 의원이 자유당 탈퇴를 선언했으며 야당 내각 법무부를 담당하던 줄리안 리저(Julian Leeser) 의원도 이에 반발, 자유당 프론트벤치에서 사임했다.

현재까지 자유당 내 ‘Yes 캠페인’에 공식 지지를 밝힌 의원은 줄리안 리저 의원과 타스마니이 기반의 브리짓 아처(Bridget Archer) 하원의원 등 2명뿐이다. 하지만 더튼 대표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 한 지난 4월 5일(수), 자유당 의원 회의실에서 앤드류 브래그(Andrew Bragg), 러셀 브로드벤트(Russell Broadbent), 제니 웨어(Jennie Ware), 리차드 콜벡(Richard Colbeck) 의원은 지도부의 반대에 반발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현재 야당 내각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frontbencher) 사이먼 버밍엄(Simon Birmingham), 폴 플레처(Paul Fletcher), 마리스 파인(Marise Payne) 의원은 야당 내각 회의에서 ‘(Voice에 대한) 의회위원회가 모든 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자유당 각 의원들이 Voice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도록(찬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줄리안 리저 의원의 제안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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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2022년까지 연방 해슬럭 지역구(Division of Hasluck) 의원으로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에서 원주민부 장관직에 있었던 켄 와이어트(Ken Wyatt) 전 의원. 그는 피터 더튼 대표의 'Voice 반대' 발표 후 자유당을 탈퇴했다. 사진은 모리슨(왼쪽) 전 총리 당시 원주민부 장관에 임명된 후 총리와 악수를 나누는 와이어트(오른쪽) 당시 하원의원. 사진 : indigenous.gov.au

   

이런 가운데 Voice를 지지하는 자유당 의원 및 당원들은 ‘Voice가 행정부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두 번째 권한을 삭제해야 한다’는 줄리안 리저 의원의 제안을 알바니스 총리가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다.

현재 공개된 문구, 즉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에 추가할 내용 중 두 번째 항목은 ‘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Voice는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도서민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연방의회 및 행정부를 대표할 수 있다’(The 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Voice may make representations to the Parliament and the Executive Government of the Commonwealth on matters relating to 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 peoples;)는 것이다(한국신문 4월 7일자 ‘Indigenous Voice to Parliament, 헌법 명시 위한 국민투표 결정’ 기사 참조).

자유당 내 Voice 지지자들은 이 문구가 ‘정부 운영에 잠재적으로 파괴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Voice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자유-국민 연립 유권자들로 하여금 Voice 국민투표를 더욱 폭넓게 지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Voice와 관련한 의회위원회에 참여한 앤드류 브래그 의원은 “바로 이 문구를 변경한다면 자유당 의원 및 당원들의 Voice에 대한 지지를 두 배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래그 의원은 오래 전부터 Voice가 호주 헌법에 명시되는 것을 지지해 온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그는 “다수의 헌법학자들도 두 번째 항목의 단어들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문장의 내용이 좋을수록 (국민투표가)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14일(금) 의회위원회의 Voice 관련 첫 조사에 참여한 시드니대학교 헌법학자 앤 투메이(Anne Twomey) 교수는 “두 번째 항목의 문구가 보다 정확하게 수정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Voice 지지 자유당 당원들,

‘WhatsApp’ 통한 활동 증가

 

자유당 내에서의 Voice에 대한 지지 그룹도 보다 확대되는 양상이다. 사실 지난 4월 5일, 더튼 대표가 Voice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화한 뒤 몇 시간 후, 자유당 일부 의원들은 미국정보기술 기업 ‘Meta’가 만든 온라인 메신저에 ‘발키리 작전’(Operation Valkyrie)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단체대화방에 초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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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이너웨스트 지역인 연방 리드 지역구(Division of Reid) 의석을 차지했던 피오나 마틴(Fiona Martin. 사진) 전 의원은 “Voice의 경우 정당 정치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자유당 현직 의원들 및 당원들에게 ‘Voice 지지’를 촉구했다. 사진은 지난 2022년, 시드니한인회 설 이벤트에서 축사를 전하는 당시 마틴 의원. 사진 : 김지환 기자 / The Korean Herald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암살 시도 가운데 가장 유명한 ‘발키리 작전’에서 영감을 얻어 대화방 이름을 정한 자유당 당원들은 ‘더튼 대표의 결정에 반발하고, Voice를 위해 어떻게 캠페인을 전개할 것인지’ 논의하기 시작했다.

뿐 아니라 현재 전-현직 의원, 자유당 사무처 직원을 포함한 또 다른 ‘WhatsApp’ 대화 그룹이 있으며, 이들 또한 향후 단계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 세대를 위한

자유당, 정의되어야...”

 

지난 4월 5일(수), 더튼 대표의 Voice 관련 ‘반대’ 발표가 있기 전날, 자유당 일부 의원들은 전 동료였던 피오나 마틴(Fiona Martin) 전 하원의원(Division of Reid)으로부터 ‘용기를 가질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마틴 전 의원은 SNS를 통해 “행운을 빕니다. 내일(자유당 의원 회의)의 결과는 한 세대에 걸쳐 우리 당을 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 잠재력이 있습니다. 한 발짝 물러나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경청해보세요”(Good luck tomorrow. The outcome of tomorrow has the potential to define our party for a generation. Back yourself, be heard)라고 썼다. 용기를 갖고 Voice에 소신 있게 대처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마틴 전 의원은 “Voice의 경우 정당 정치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다수의 자유당 의원들은 Voice를 위한 국민투표에 반대하는 ‘미국식 공포 캠페인’(American-style scare campaign) 지지를 결정했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호주의 경우 2007년부터 지지해 온 ‘유엔 원주민 권리선언’(UN Declaration on the Rights of Indigenous Peoples)을 통해 우리는 법적인 의무를 갖고 있다”면서 “자유당 당원으로서 내가 할 일은 우리의 국제적 의무뿐 아니라 우리의 도덕적 의무를 당원들이 보고 강조하도록 그들을 격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 전 의원은 자유당이 “지역사회가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기를 원하는 정당이라는 점에서 Voice를 옹호해야 한다”는 개인적 입장도 덧붙였다.

현재 공개적으로 Voice를 지지하는 자유당 의원은 적은 수이지만 마틴 전 의원은 “앞으로 더 많은 현직 의원들이 ‘찬성’을 표하는 ‘도미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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