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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 잘 도착하여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 여러분들과 보낸 시간들이 꿈만 같습니다.

 

'인공지능 시대, 재외언론의 활로 모색' 심포지엄에 이은 개막식에 많은 분들이 참가하여 격려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작년 7월 1일 출범한 통합3기 회장단은  '도전'에 대한 '응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가짜뉴스, 언론인의 정체성, 인공지능 등 시공을 초월하여 언론인에게 주어진 보다 근원적이고 실질적인 주제들입니다.

 

이제는 '역사', '역사의식'이 우리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회 개막에 앞서 10여명 이상이 이종찬 광복회장님을 만나뵌 것은 자못 의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이어진 지방 취재투어는 예측했던 것 이상으로 환상적이었습니다. 인간의 섣부른 필치로 그려내기보다는, 그저 '산은 산이고  들은 들이고, 물은 물이로다!' 정도로 마음에 담아두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종종 마음 속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해 뜨는 동해에서 해 지는 서해까지 보면 볼수록 수려한 우리땅, 이게 내 나라요, 이게 네 나라니라! 어따대고 그랜드 캐니언을 들이밀고, 옐로우 스톤을 떠올린단 말이냐! 하느님, 감사합니다"

 

이장 출신 이상익 함평천지 군수님과 군 관계자님들의 짜임새 있고 융숭.뻑적지근한  환대와 임대버스 빈 칸을 모두 채워버린 지역 특산물을 받고, '이래도 되나' 죄스러운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이색적인 황금박쥐 전시관과 엑스포 공원에 이어 다음날 들린 주포 한옥마을은 그동안 유명세를 떨쳐온 전주 한옥마을이나 서울의 북촌한옥마을 등과 결이 달랐습니다. 저 아래로 고즈넉하게 갯벌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에다, 상업화의 때가 묻지 않은 진짜 한옥마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창, 높낮음 없이 모두가 어울려 사는 대동세상을 꿈꾸던 전봉준의 고향으로, 퇴색한 고인돌과 창연한 모양성이 일품이었습니다.

 

흰옷 입은 대열이 100톤~300톤에 이른다는 돌들을 구령에 맞추어 영치기 영차! 옮기는 형상들과 방어용 성곽들을 보며 단결된 힘이 엮어낸 우리 역사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아아, 남과 북이 외세에 짓눌려온 우리땅 역사의 무게를 함께 짊어지고 함께 끌고 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이에 앞서 방문한 드넓은 고창 람사르 갯벌을 보며 다행이다 싶었고, 오래도록 잘 보존되기를 빌었습니다. 최근 황새, 저어새, 도요새 등 수십 종의 멸종위기 조류들의 보금자리인 새만금 수라갯벌이 사라지게 된 뉴스를 쓰리게 보아왔던 터입니다.  

 

특히 고창 떠나오던 날 아침, 고창 운곡마을 어머님들의 따뜻한 생태밥상을 잊지 못합니다.

  

어머님들이 손수 재배한 야채로 만든 토속 음식을 대접 받았습니다. 분색 없고 고울 것 없는 농투성이 손으로 연신 나물이며 된장국이며 퍼 나르던 고창 어머님 목소리가 가슴에 담겼습니다.

 

"군산에 간다고라? 밥심이 최고잉께, 꽉꽉 챙겨먹고 가드라고 잉!"

 

군산,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함께 그린 곳입니다.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올라탄 고군산군도 유람선의 추억은 두고 두고 잊히지 않을 듯합니다. 머리 빗긴 여인네의 모습처럼 깨끗하고 선명한 윤곽의 갈매기가 퇴선할 때까지 따라다니며 배웅한 것, 비뿌리는 선상에서 타이타닉 영화의 주인공 흉내내며 웃어제끼던 모습들, 꿈속처럼 행복해 보였습니다.

 

막판 투어지로 밀고 들어간 군산시의 환대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시정설명.간담회에서 강임준 시장님이 보여준 격의 없는 어투.어법은 긴장과 피로감을 풀어주고 '아 그려, 여기가 인심 좋고 포근한 군산이지!' 하는 느낌이 팍 들게 하였습니다.

 

일제의 수탈에 이어진 차별, 그리고 미군 기지의 근대문화가 숨쉬는 군산에서 우리는 심은하와 한석규, 장군의 아들, 말죽거리 잔혹사의 옛 친구들을 만나고, 황금박대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이성당의 단팥빵과 야채빵으로 군산의 맛을 즐겼습니다.

 

특히나 떠나오던 날, 폐교 식당 '옹고집' 2학년 1반 교실에서 함께한 우렁이 쌈밥 도시락 식사와 판소리 공연은 돌아오는 차 안의 화제거리였습니다.

 

추운 날씨에 학교 마당에서 84세의 김갑식 명창이 손수 가야금을 타며 열창한 판소리 한마당, 군산문화예술단의 화려한 고전무용과 우리민요, 정말 감명 깊었습니다.

 

강임준 군산 시장님을 비롯한 고향 죽마고우들의 환대, 두고두고 잊지 않겠습니다.

 

이번 가을대회는 김홍수 상임고문님, 전용창 직전 회장님, 이덕일 감사님, 김구정 국장님을 비롯하여, 협회의 어려운 처지를 알고 한 해 두 차례씩 수천 달러를 들여 무리하게 대회에 참가하신 분들, 그리고 한 어깨 들이밀어 단결과 조화로움의 분위기를 이뤄주신 모든 분들의 합작품입니다.

 

협회 안팎의 도전에 기꺼이 응전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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