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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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날짜가 예상 보다 길어졌다. 월요일 아침 카페테리에서 글렌을 만났다. 수리가 다 됐느나는 물음에 오늘 부품이 온다고 답했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다. 수리공은 오늘 수리를 할 수 있다고 했지 부품이 오늘 온다고 하지는 않았다. 글렌은 미소를 지으며 그러길 바래(hopely)라고 말했다. hope는 wish 보다는 희망적인 표현이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을 나타낸다. 글렌의 미소가 걸렸다.

 

오후가 되도록 샵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오전에 샵 서비스에 대한 설문 메시지가 들어온 것도 찜찜했다. 수리가 끝난 것으로 돼 있나? 4시 경 샵으로 찾아갔다. 내가 대기 명단에 있는 것은 맞나 확인했다. 사무실 직원 아주머니의 눈치를 보니 부품을 주문하지 않은 듯 했다. 토요일 새벽 수리를 했던 정비공이 신청을 하지 않고 퇴근한 모양이다. 직원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부품이 내일 도착한다고 했다. 언제쯤 오느냐? 정오 경에 올 것이다. 오자마자 바로 수리할 수 있나? 나는 오래 기다렸다. 도착 후 1시간 이내에 수리 가능하도록 신경 써서 챙기겠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회사 장비 고장으로 일을 못 할 경우 수당을 따로 챙겨주는 지 모르겠다. 잭 리처 소설은 다 읽어 간다.

 

다음날 (25일) 오후 2시쯤 연락이 왔다. 에어백 교체는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 간단한 작업 때문에 너닷새를 허비했다니. 글렌에게 수리가 끝났다고 알렸다. 오후 4시쯤 문자가 들어왔다. 여느 때와 달랐다. 코드 2개를 주며 어떤 트레일러를 A에서 B로 옮기라는 주문이다. 보통은 작업 할당 형식으로 들어오며 여러 개의 문자 메시지와 함께 퀄컴 네비게이션과 스마트폰 프라임 앱에 업데이트된 내용이 뜬다. 이번 경우에는 트립넘버도 없다. 코드를 확인해보니 유틸리티(Utility) 공장이다. 유틸리티는 미국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 제조사다. 프레임의 컨테이너 대부분이 유틸리티 제품이다. 오래된 트레일러 중에는 가끔 와바시(Wabashi) 제품도 있다. 배달할 곳은 허쉬 초콜릿 공장이다. 얼마 전에 가봤던 곳이다. 화물이 들었나? 공장에서 나온 컨테이너라면 빈 컨테이너일 가능성이 높다. 새 제품이거나 수리를 마친 상태일 것이다.

 

밥테일로 가야 할 거리가 480마일이다. 9시간 운전 거리다. 코스는 간단했다. I-81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다른 도로는 타지 않는다. 출발할 무렵 글렌에게서 또 메시지가 왔다. 내가 운반할 트레일러가 3대였다. 뭐지? 3대 다 운반하라는 얘기냐고 물었다. 답장은 야간 디스패처에게서 왔다. 글렌은 퇴근한 모양이다. 그렇다고 했다. 한 대씩 왕복으로 배달하라는 얘기냐? 맞다고 했다. 버지니아에서 펜실베이니아까지 왕복 세 번이라. 며칠 걸릴 작업이다.

 

가민은 i-81 도로가 막혔다고 우회로를 안내했다. 무시하고 그냥 내려갔다. 중간에 도로를 막은 모양인데 내가 갈 즈음에는 열었나보다. 길이 막혀 30분 가량 도로에 서 있었지만 계속 81번 도로를 타고 갈 수 있었다.

 

연료를 넣어야 되는데 트레일러도 없고, 트립번호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휴게소에서 페이스북 프라임 그룹에 질문을 올렸다. 1분도 지나지 않아 열 개 정도의 답변이 달렸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트레일러 번호는 밥테일을 뜻하는 BT를 입력하고 트립넘버는 가장 최근 번호를 쓰라고 했다. 실제 주유소에 가니 그대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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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리티 공장

 

 

유틸리티 공장에는 새벽 2시쯤 도착했다. 교대시간인지 주차장에서 승용차들이 줄지어 나왔다. 3번 게이트 경비 초소로 가니 잘 못 왔다고 했다. 새 트레일러 픽업은 다른 장소라 했다. 알려주는 곳으로 찾아갔다. 체크인 하고 야드로 들어갔다. 수 백대 어쩌면 천 대 이상의 트레일러가 놓여 있는 곳에서 내가 가져갈 트레일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야드에는 조명도 없어 달빛과 손전등을 이용해 번호를 확인했다. 1시간 가량 걸려 트레일러 3대를 확인했다. 모두 위치는 제각각이었다. 번호에 일관성을 갖고 트레일러가 놓여진 것이 아니었다. 그 중 가장 빠른 번호를 연결했다. 킹핀이 것이기는 하는데 잠기지는 않았다. 트레일러가 너무 높다. 에어백 수리했는데도 그러네. 랜딩기어를 낮췄다. 그제서야 잠겼다. 새 트레일러니 흠결이 없다.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해 운전해야겠다. 서류를 받고 나왔다. 이때가 새벽 4시였다. 시계는 2시간이 채 안 남았다.

 

트럭스탑 보다는 휴게소에 자리가 있을 확률이 높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달리다 가까운 휴게소로 갔다. 그다지 넓지 않은 곳이다. 사선 주차가 아니라 통로 따라 일직선 주차다. 공간이 한두 개 있지만 잠깐 시도하다 포기했다. 공연히 새 트레일러 옆면에 흠집이라도 낼까 염려스러웠다. 휴게소를 나오니 진입로 갓길에 공간이 있었다. 앞 뒤로 트럭이 주차해 있지만 거리가 멀어 중간에 댈 수 있었다. 차선을 넘지 않도록 여러 번 전후진을 반복했다. 아침 6시. 오후 4시에 출발할 수 있다. 허쉬 공장에 도착하면 또 밤이다.

 

정오가 지나 글렌에게서 문자가 왔다. 어디냐고 묻기에 위치를 알려주니 다른 드라이버를 보내겠단다. 리파워링을 해 내일 메릴랜드 두 곳에 배달하고 다시 버지니아로 가라고 한다. 휴게소에서는 트레일러 맞교환이 힘들어 근처 트럭스탑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아직 10시간 휴식이 안 끝났지만 오프듀티 드라이브로 가장 가까운 트럭스탑으로 갔다. 위치, 시설, 주유소 브랜드 등 모두 마이너급이다. 하지만 자체 그릴을 운영하고 있었다. 전형적인 고칼로리 트럭스탑 음식들이다. 오늘의 스페셜 메뉴인 BBQ 샌드위치를 사 먹었다. 트럭에 오니 리파워링 계획이 취소되고 원래대로 돌아갔다. 나야 상관 없다.

 

출발해서 가다가 트럭스탑에 들렀다. 트레일러를 드랍하려면 연료를 가득 채워야 한다. 절반 정도 들어 있다. 야간 디스패처에게 연료 카드를 열어 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주유소는 엄청 붐볐다. 할 수 없이 트럭스탑 내부를 한 바퀴 돌았다. 트럭스탑도 트럭들이 엉켜 진로가 막혔다. 캄캄한 밤에 복잡한 트럭스탑에서 행여 트레일러를 긁기라도 할까 엄청 신경 쓰였다. 8시도 안 됐는데 이렇게 붐비다니. 다시 펌프로 갔다. 연료 부서로 직접 전화를 해 카드를 오픈했다. 리퍼 주유하는데 거의 1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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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해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하이빔을 켰다. 가장 바깥쪽 차선으로 옮겼다. 그 차는 옆을 지나가면서 크략션을 울렸다. 이런 싸가지를 봤나. 앞으로 가서도 하이빙을 몇 번 깜박이다 가버렸다. 이상하다. 내가 특별히 운전을 잘 못 한게 없는데? 혹시나 해서 트레일러를 살펴봤다. 캄캄했다. 트레일러 불이 모조리 나갔다. 그 차는 내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한 밤 중에 컴컴한 트레일러로 달리면 위험하다. 갓길에 세웠다. 나가서 트레일러로 연결되는 전선을 만져봤는데 소용 없었다. 삼각형 반사판 3개를 트럭 뒤로 설치했다. 맨날 갖고는 다니지만 외부에 세운 것은 처음이다. RA에 연락했다. 위치를 확인하고 사람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1시간 정도 지나 트럭이 왔다. 부부인지 애인인지 반바지 입은 여자도 있었다. 전기 케이블을 새 것으로 교체하니 해결했다. 비용은 3백 달러 넘게 청구됐다. 회사에서 지불했다. 전선 갈고 300달러라. ‘이지 머니’다. 밤에 출장을 왔으니 그 정도는 받을만 하다.

 

오다가 웨이스테이션 두 번 지났는데 프리패스에서 파란 불이 들어와 그냥 통과했다. 안으로 들어갔으면 티켓을 받을 수도 있었다. CB가 있으면 다른 트럭에서 지나가다 무선으로 알려주기도 하는데 나는 CB가 없다.

 

다시 출발했다. 중간에 시간을 많이 지체(遲滯)해 허쉬에 도착했을 때는 자정이 넘었다. 잘 찾아는 갔는데 경로가 낮에 가기는 어려울 듯한 코스다. 허쉬 파크 주변 관광지를 통과한다. 내일은 다른 경로를 시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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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으며 복수하기

 

 

허쉬 초콜릿 공장은 그래도 한 번 와봤던 곳이라 덜 낯설다. 트레일러를 182번 주차장에 대라고 했다. 또 지정석인가? 182번은 대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다른 트럭이 주차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후진 자체가 불가능했다. 트럭들이 빠질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세 바퀴 정도를 돌았다. 후진을 하려고 시도하는 순간 야드자키가 견인 트럭을 타고 다가왔다. 이곳은 몹시 대기 어려운 곳이다. 내가 너를 좀 편하게 해주겠다. 저쪽으로 돌아가서 98번에 대라. 거긴 쉬울 것이다. 그의 말대로 대기 수월한 곳이었다. 새 트레일러를 다칠까 전전긍긍했는데 다행이다. 어떤 사고나 접촉도 없이 트레일러를 배달했다.

 

오늘 정문 체크인하는 곳에는 중국계 같아 보이는 젊은 아시안이 있었다. 성격도 명랑하고 융통성도 있다. 내가 밥테일로 나가자 별도로 입구를 열어 먼저 나갈 수 있도록 해줬다. 같은 아시안이라서 봐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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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월마트로 갔다. 밥테일이라 부담 없이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밥테일 트럭은 앞뒤로 주차공간 두 칸만 차지한다. 그래도 멀찌감치 다른 차가 없는 곳에 댔다. 식량을 보충하고 독서용 스탠드 조명도 하나 샀다. 가격이 6달러도 하지 않았다. LED 조명이라 평생 전구 갈 일이 없다. 꽤 밝았다. 트럭 조명은 책 읽기에는 눈이 조금 침침했는데 잘 됐다.

 

오랜만에 아침까지 푹 잤다. APU도 틀지 않고 주변에 다른 트럭도 없으니 조용했다. 창문도 살짝 열고 잤다. 트럭스탑에서는 소음과 매연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없다.

 

다시 버지니아 주의 유틸리티 공장으로 향했다. 두 번째 트레일러를 배달하기 위해서다. 400마일이니 8시간 운전 거리다. 밥테일 주행도 익숙해졌다. 제한된 속도 범위 내에서지만 가끔 가속도 한다. 오르막에서는 무거운 트럭들을 추월하기도 했다.

 

버지니아 주에 들어선 이후로는 비가 내렸다. 막판에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졌다. 유틸리티 공장에 도착해서 트레일러를 끌고 나오기까지는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지난 번에 위치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트레일러를 연결할 때는 비가 약해졌다. 이때가 저녁 8시고 3시간 더 운전할 수 있지만 중간에 트럭스탑에서 쉬어 가기로 했다. 낮에 운전하는 패턴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다. 샤워도 해야 했다.

 

내가 선택한 곳은 Flying J였다. 인근에 Pilot이 있어 주차공간이 있을 것 같았다. Flying J와 Pilot은 한 회사로 합쳐져 적립카드를 같이 쓴다. 두 트럭스탑을 합치면 주차공간이 300대가 넘는다. 9시 조금 못 된 시간에 도착했는데 자리 여유가 많았다. 자정을 넘겨서도 자리가 있었다. 트레일러를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후진했다. 양쪽에 트럭이 없는 공간을 선택했다. 주차를 마치고 나니 다른 프라임 트럭이 내 오른쪽 공간으로 후진했다. 밤인데다 넉넉하지 않은 공간때문에 고생하길래 나가서 뒤를 봐줬다. 새 트레일러를 긁기라도 하면 큰 일이다.

 

낮에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차를 고치러 갔는데 담당자가 오늘 안 나왔다고 했다. 지난 번에도 약속한 날 다른 곳에 갔다고 해서 연기한 적이 있다. 수리할 부품에 대해서도 주인은 모르고 있었다. 차를 사기 전부터 부품을 주문했고 다음날 온다고 했다. 그 말을 믿고 차를 구입했다. 그게 14일 전이다. 매번 부품이 내일 온다. 모레 온다. 부품이 왔는데 색칠하러 보냈다. 말만 하며 질질 끌었다. 나는 그가 실제로 부품을 주문했는지도 의심스럽다. 거기다 아내는 차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심한 진동과 함께 잘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에 폐차한 차와 증상이 같다고 했다.

 

아내는 엔진오일 라이트 들어온 것만 고치고 왔다. 엔진오일이 적고 시꺼멓더라고 했다. 차 살 때 엔진오일 교환했냐고 물었고 담당자는 교환했다고 했다. 거짓말을 한 것이다. 지금까지 차에 경고등 들어온 것도 다 내가 손 봤다. 담당자는 말로만 take care 하겠다고 했지 실상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 그의 이름은 엔젤(Angel)인데 하는 짓은 데블이다.

 

나는 화를 내지 않기로 했다. 기계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과 열정적으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감정은 특정 상태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낸다. 좋은 감정은 좋은 결과를 불러오고 싫은 감정은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 감정을 섞어야 할 경우는 자기가 진짜로 좋아하는 일을 할 때다. 반면 문제는 대게 나쁜 감정을 수반한다. 그렇기에 문제 해결은 감정을 빼고 기계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화를 내면 나만 손해다.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차를 사서 나쁜 서비스를 받는 것도 억울한데 화까지 내서야 되겠는가. 나는 웃으며 복수하기로 했다. 만약 담당자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끝까지 사람을 기만한다면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수단을 다 동원할 것이다. 기계적으로, 즐겁게, 웃으며 그 가게가 망하도록 할 것이다. 그 첫 단계는 구글 업소 평점이다. 한 달 사이에 수 백 개의 별 한 개 평점과 악플이 달릴 것이다. 다른 선량한 피해자를 막기 위해 페친들이 협조하리라 믿는다. 손해액을 보상받을 길이 있다면 소액 소송을 할 것이다. 한국인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즐겁게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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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터는 가장, 트레일러는 식구

 

 

두 번째 트레일러 배달도 무사히 마쳤다.

 

오늘도 예정 출발 시간을 넘겨 푹 잤다. 어제와 달리 날씨가 화창했다. 오늘은 매크로 19에서 알려준 코스대로 가보기로 했다. I-81 exit 80으로 나가 지방도로를 5마일 가량 타는 코스다. 가민과 퀄컴 모두 펄쩍 뛰며 난리를 쳤다. 계속 다른 길을 안내했다. 무시하고 계속 갔다. 허쉬 시내를 통하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네비게이션은 이 길을 트럭이 못 다니는 길로 인식하는 모양이다. 혼자서 허쉬 시내를 통과하며 다른 트럭들은 어디로 갔나 궁금했었다. 그동안 매크로 19을 잘 보지 않고 GPS가 안내하는 대로 다녔다. 지금부터는 잘 살펴봐야겠다. 이번 경우처럼 힘든 길로 다닌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오늘은 151번 자리를 배정받았다. 151번은 난이도로 따지면 182번과 98번의 중간 정도였다. 오늘은 밝은 대낮인데다 다른 트럭도 없었다. 혼자서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갖고 후진했다. 몇 번 내려서 뒤를 확인하기도 했다.

 

곧바로 버지니아로 출발했다. 사고가 났는지 81번 도로가 막혔다. 구글맵을 켰다. 1시간 이상 빠른 길을 안내해줬다. 그 길로 가니 가민과 퀄컴은 모두 아니오 라고 외쳤다. 무시하고 갔다. 과연 대형 트레일러는 다닐 수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나는 밥테일이라 상관 없다. 높이 제한만 아니면 일반 승용차처럼 다닐 수 있다.

 

8시 20분 쯤 트럭스탑에 들어왔다. 트레일러를 달고 왔으면 세울 자리가 없었다. 밥테일은 자투리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다른 밥테일 트럭이 주차하고 남는 공간에 댔다. 밥테일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지금처럼 밥테일로 다닐 때 평소에는 못 갔던 맛집도 다니면 좋은데 막상 별로 먹고 싶은 것이 없다. 트럭에는 처리해야 할 음식이 가득하다. 어제 저녁에 고구마 삼분의 일 가량을 버렸다. 고구마가 썩기 시작했다. 온전한 것만 남겼다. 그래도 여전히 많긴 하다. 잘라서 8분 가량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맛있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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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테일로 다니면 홀가분하다. 트레일러를 달면 안정감이 생긴다. 트레일러가 무거울 수록 힘은 더 들지만 안정감은 늘어난다. 트레일러를 끄는 트럭이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의 모습과 비슷하다. 힘은 들지만 든든하다.

 

이번 세 대의 트레일러를 운반하는 작업은 좋은 일감이다. 발송처와 배달처 모두 24시간 오픈이라 내가 편한 시간에 가면 된다. 기다리는 시간도 없다. 평소 일주일 동안 다니는 거리를 나흘 반나절이면 끝낸다. 트럭 수리 하느라 일을 못 했다고 글렌이 나름 배려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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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의 날 이브’인가 ‘스푸키 나잇’인가

    10월 31일 할로윈 , 고대 유럽 축제가 미국식 축제로   ▲롱우드시 한 교회가 ‘잭 오 랜턴’에 사용할 수 있는 주황색 호박들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10월 31일 저녁, 검정색과 주황색으로 표현되는 할로윈 의 대표...

    ‘성인의 날 이브’인가 ‘스푸키 나잇’인가
  • 중학교에서 친구 찾기 쉽지 않다

    동네 여러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낯설기 십상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중학교에 입학하면 학생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공부가 아니라 친구 문제인 듯싶습니다. 물론 같은 동네에서 함께 초등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과 같은 중학교에...

    중학교에서 친구 찾기 쉽지 않다
  • “독감 시즌, 반드시 백신 접종 해야”

    [생활칼럼] 지난해 전국 사망자 평년 두 배, 십수년만에 가장 높아   ▲ 독감 시즌을 맞아 보건 전문가들이 일제히 백신 접종 권고에 나섰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독감 시즌을 맞아 보건 전문가들이 일제히 예방접종 권고에 나섰다. 이...

    “독감 시즌, 반드시 백신 접종 해야”
  • 남기고 싶은 말 “부끄럽지 않게 살다 간다” file

    ‘조상의 원수를 갚기 위해 미국에 왔다’는 분에게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나는 몇해 전부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스토리 속 대화 중 기억하고 싶은 짧은 말들을 작은 노트에 기록해 왔다. 노트에 적은 것 중에 ‘부끄럽지 않게 살다 간다’는 말이 있는데...

    남기고 싶은 말 “부끄럽지 않게 살다 간다”
  • 겨레의 핵을 어쩔 것인가? file

    오인동의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9)     Newsroh=오인동 칼럼니스트         2013년 3차 핵시험 뒤 3월 북미 ‘핵대핵 대결’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북은 <남북비핵화공동선언>(’92년)을 무효화했다. 2016년, 4차 핵시험(수소탄) 뒤 북은 ‘핵을 포기하는 일은 절대 ...

    겨레의 핵을 어쩔 것인가?
  • 남북 화해 무드에 찬물 끼얹은 트럼프의 ‘승인’ 망언

    [시류청론] 문 대통령, 한국 식민지 취급한 트럼프에 '노!' 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때 유일한 수행 기자 카일리 앳우드는 10월 11일 CBS 인터넷판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폼페이오의 깍듯한 예우에 관한 목격담...

    남북 화해 무드에 찬물 끼얹은 트럼프의 ‘승인’ 망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