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보류한 ‘대남군사행동계획’ 불러올 수도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은 3월 2일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최근 서욱 국방장관의 ‘미사일 발사 원점 타격'(선제타격) 발언을 문제 삼아 남측에 경고장을 날렸다.

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라면서 "참변을 피하려면 자숙하라. 우리는 이미 남조선이 우리의 주적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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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그러면서 “다시 말하여 남조선군이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격대상이 되지 않는다. (서 장관은)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함부로 운운하며 저(지)들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을 망솔한(앞뒤 헤아리지 못하는 경솔한) 객기를 부린 것이다.”라고 지적하고 “미친 놈” “쓰레기”라며 분노의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윤 당선인 인수위와 3월 23일 인수인계회의를 마쳤던 서 장관은 지난 1일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훈시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국방장관답지 않은 대북강경자세를 보여 논란이 됐다.

<조선일보> 23일치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인수위와 국방부는 인수인계회의에서 북한군의 핵무력 및 미사일능력에 ‘대처’, ‘선제타격’,‘ 대량보복’의 3축 체계 강화 등을 합의,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이 강경일변도로 치달을 것으로 보여 또 다시 한반도에 전운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3월 2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3월 24일 오후 2시 33분에 발사된 북의 화성-17형 ICBM 발사를 두고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 북한이 남쪽을 상대로 도발할 기미만 보이면 선제타격을 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했다. 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래, 할 테면 해봐. 어? 버르장머리 한번 고쳐 줘 봐! 라고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국의 복수 언론에 따르면 북 화성-17형 발사 직후 국방부가 북한에 맞대응하기 위해 미군과 함께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자고 요청했으나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미 국방부의 지시라며 이를 거절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3월 9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북한군이 한미연합군을 360도 방향에서 공격할 수 있어 걱정 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360도’란 북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리 입력된 명령대로 지구궤도를 한 바퀴 돈 후 남극상공에서 180도 회전, 최종목표인 미국상공으로 북상, 미국 방공군이 방향마저 알 수 없도록 급낙 후 목표를 강타하는 궤도폭탄(FOBS)을 의식한 발언이다. 미 요격체계는 모두 북쪽에서 날아오는 적 미사일 방어용뿐, 남쪽에서 공격하는 미사일에는 속수무책이다.

날로 증대하는 북의 미사일 역량... 미국은 여전히 '분석중'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북이 24일 오전에 화성-17형을 발사 후 공중 폭발, 그 대신 화성-15형을 발사했다고 추측성 보도를 했으나, 가장 정밀한 정보위성을 가지고 있는 미국은 2주가 되도록 한국정부의 발표에 ‘아직 분석 중’이라며 전례 없이 얼버무리고 있다. 발사 시간도 북은 비와 구름을 피해 날씨가 좋아진 오후 2시 33분에 발사했다고 했고, 남은 ‘오전’으로 두루뭉술하게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정부에 비교적 자유로운 일본 정부는 “비행고도 등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이제까지 진행된 일련의 시험발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궤도에 근거해 단순계산을 할 경우, 사거리가 1만5000km를 넘을 수도 있다”라고 사실 그대로 발표했다.

입장이 난처해진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참모장 제임스 제라드 장군은 3월 29일 민간단체인 미사일방어옹호동맹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북한이 최근 발사한 ICBM의 정확한 ‘명칭(화성-17 또는 화성-15)이 무엇이든 간에’ 이번 발사는 북한 미사일의 역량이 증대되고 있으며 북한이 역량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북 미사일 발사 성공을 인정했다.

이는 5년 전 한국 언론이, 화성-15형의 사거리를 1만3천㎞, 이번 화성-17형은 1만5천km,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ICBM을 옆 발사대로 이동 후 발사했던 것과는 달리 차량 위에서 직접 발사한 점, TEL의 바퀴가 미국에는 없는 11축 22륜으로 5년 전 9축 18륜보다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점 등을 가감 없이 평가한 발언이다.

만일 윤석열 당선인이 취임 후에도 북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할 경우, 이미 대미 무력행사 장기대책을 다짐한 김 위원장은 4년 전 북 노동당 중앙군사위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에서 북한군 총참모부가 작성, 제출 후 보류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실행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오는 4월 15일 김일성 110회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연중 최대행사를 계획 중인데, 4월 12일부터 3주간 진행될 한미연합훈련과 겹치면서 북을 또 자극, 한반도는 다시 위기국면으로 빠져들지 않을까 불안하기만 하다.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국익만을 챙기는 미국에 의지, 대북강경정책을 취할 때 우리민족에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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