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 빚 보증, 투자 등으로 손해 보는 사람들
 

hong.jpg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딱한 사정을 저에게 호소하는 분들을 여러 분 만났습니다. 친한 친구사이기 때문에 또는 교회의 장로이기 때문에 믿고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투자액을 전부 또는 그 일부를 잃었는데 어찌하면 좋겠느냐? 가 가장 많은 고충인 것 같습니다. 정이 많은 한인들은 친한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여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보증도 서주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한 지인 사이에도 금전 거래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세익스피어도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지 말라고 했습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면 돈도 잃고 친구도 잃는 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려면 친구가 못 갚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그로부터 빌려 준 돈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는 처지가 아니면 분명한 사업자 간의 거래로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저 자신도 한 때는 친했던 지인으로부터 소식이 두절된 경험이 있습니다. 미국에 유학중인 그분의 아들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하여 학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영주권자가 아니라서 학자금 융자를 받을 수 없다는 호소와 함께 향후 10년 간의 학자금 융자를 위해서 보증을 서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었지만 그 사람의 부친은 자기의 아들을 위하여 10년 간의 융자보증을 해주지 않은 제가 몹시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그후로부터 그는 저와 일체의 통신을 단절해 버렸습니다. 새로 변경한 전화 번호도 새로 이사한 집의 주소도 저에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고국에 가보니 어떤 분은 잘 살던 큰 집에서 나와 조그만한 셋방살이를 하는 지인이 있었습니다. 좋았던 안정된 직장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사유를 알아본즉 친한 분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큰 빚을 보증해주었다가 집도 직장도 다 잃었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보증을 서주는 것은 미국에서 참고인 (Reference)이 되는 것과는 다릅니다. 많은 저의 제자들이 직장을 구하려 할 때 자기의 참고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참고인이란 재정적으로나 기타의 어떤 법적 구속력이 없고 그 사람에 관한 저의 견해와 그 사람과의 교우관계를 말해줄 수 있는 정보소스 되는 것입니다. 채용측에서 참고인에게 전화나 서면으로 직장 지망자나 입학 지망자에 관한 견해나 진솔한 평가를 해달라는 요청을 가끔 받습니다. 특히 제가 신임할 수 있는 사람들에 관한 한 좋은 평가를 해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재정적인 보증은 지불을 보장하는 신분이 되기 때문에 잘못하면 큰 손실을 볼 수가 있습니다.

작은 돈을 꾸어서 시작한 사업이 천문학적인 부를 만들어 준 경우도 종종 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빌 게이트는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컴퓨터 소프트 웨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IBM사는 사업이 부진하였고 초대형 컴퓨터를 제조판매만 해가지고는 회사의 앞날이 어둡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하여 IBM사는 평민들도 손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소위 오퍼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해줄 회사를 찾고 있었습니다.

게이트씨는 시애틀에 있는 한 회사가 그런 프로그램을 개발해 놓고 있었지만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변호사인 아버지로부터 5천 달러를 빌렸습니다. 물론 그런 돈을 자식에게 빌려준 아버지는 꼭 되돌려 받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 프로그램이 바로 도스 (DOS) 프로그램이었고 그 후에 마이크로 소프트 사는 큰 성공을 하여 빌 게이트는 지금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거부가 된 것입니다. 당시에 5000천 달러를 빌려준 아버지에게 어떤 보상을 해드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도 큰 재산을 갖고 있지 않지만 4남매의 자녀들에게 처음에 집을 사기 위한 다운페이를 다 마련해 주었습니다. 제 처는 아이들에게 그런 돈을 주면서 “이 건 꾸어 주는 거야. 너희들이 후에 갚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 자녀 중에 비교적 사업을 잘하여 터전을 단단히 닦은 아이는 그 돈을 10여년 후에 가져 오기도 했지만 나머지 아이들에게는 갚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아무리 이곳이 미국이라고 하지만 자녀들에게 준 돈을 다시 받는 다는 것이 어쩐지 저에게는 불편했습니다. 친 가족이 아닌 사이에서 돈 거래를 하려면 복잡한 감정을 극복하고 비즈니스 대 비즈니스로 정확하게 채권자와 채무자 관계를 확실히 해야 할 것입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제2의 한국전쟁이었던 바로 이 전쟁! file

    [베트남 전쟁] <1> 연재를 시작하며     Newsroh=이재봉 칼럼니스트     2018년 7월 27일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65주년 기념일이다. 한국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멈추고 있는 상태가 두 세대 이상이나 흘렀다는 말이다. 다행히 4월 27일 열린 남북정상회...

    제2의 한국전쟁이었던 바로 이 전쟁!
  • 긍정의 삶을 산 사람 file

    [종교칼럼] 요한 크리소스톰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죽음입니까? 아닙니다. 내 생명은 하느님께 감추어져 있습니다. 내가 사는 땅에서 쫓겨나는 것이 두렵겠습니까? 아닙니다. 땅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다 주...

    긍정의 삶을 산 사람
  • 왜 축구 농구만 ‘남북교류’ 하나 file

    Newsroh=로빈 칼럼니스트     남북 통일축구대회가 처음 열린 것은 지난 90년 10월이다. 통일축구는 같은해 9월 북경아시안게임 기간중 전격 합의됐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는대로 축구대표팀과 취재기자들이 북경에서 평양으로 곧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당시 아시안게...

    왜 축구 농구만 ‘남북교류’ 하나
  • 얼떨결에 네이슨 집으로 file

    얼떨결에 네이슨 집으로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열심히 달렸다. 북동부 전역을 큰 구름층이 덮었다. 밤낮으로 비가 내렸다. 때로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세차게 쏟아졌다. 애팔래치안 산맥을 넘을 때는 속도를 줄여야 했다. 깜깜한 밤, 폭우, 구불구불...

    얼떨결에 네이슨 집으로
  • ‘월드컵 한국-독일전 현장에서’ file

    고영철 카잔연방대교수 기고 러시아 서쪽 11개도시에서 열린 월드컵         제21회 러시아 월드컵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치, 볼고그라드, 칼린그라드, 카잔, 예카테린부르크, 스토프온돈, 마라, 사란스크, 니즈니노브고로드의 러시아 지역의 서쪽 11개 도시...

    ‘월드컵 한국-독일전 현장에서’
  • 생각보다 막강한 미국의 라디오 매체

    클리어 채널 커뮤니케이션사, 전국에 1천여개 방송국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라디오가 매체로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탄할 정도입니다. 미국 내에서 라디오를 갖고 있는 가정은 99%이고 한 가정에 5.6대의 라디오를 갖고 있습...

    생각보다 막강한 미국의 라디오 매체
  • 미국 여행 경비에 ‘숨은 비용’ 바가지 조심해야

    [생횔칼럼] 호텔, 비행기, 크루즈 등 여행업들, 생소한 명칭 사용으로 수익 창출   ▲ 호텔, 비행기, 크루즈 등 여행업들은 종종 생소한 명칭 사용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사진은 캐리온 백 이라는 알기 쉬운 용어로 큰 사이즈 짐가방에 대한 부가 비용을 알리고 있는 올...

    미국 여행 경비에 ‘숨은 비용’ 바가지 조심해야
  • 미국 대학 공동 지원서 에세이 문제(2)

    [교육칼럼] 어떤 경험이 학생에게 준 영향은?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 살면서 만나는 각종 어려움으로 부터 우리가 배우는 교훈은 후에 성공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어려움, 장애, 실패등을 경험한 때를 기억해 보라. 그러한 경험이 ...

    미국 대학 공동 지원서 에세이 문제(2)
  • "이 짓 말고 다른 먹고 살 일 없나" file

    [이민생활이야기] 전주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쓴 책을 읽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1959년 12월 어느날, 나는 시카고 기차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집시 여자에게 1불 주고 손금을 보았다. 손금을 본 시간은 단 30초도 되지 않았다. 점쟁이는 "너는 입으로 하는...

    "이 짓 말고 다른 먹고 살 일 없나"
  • 세 남자의 향기 file

    단군의 조선 카자흐스탄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78-79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나는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을 보면 가슴이 설레인다. 나는 언제나 사랑에 목말라하고 사랑에 마음 졸여할 줄 안다. 푸른 풀들이 서로 엉켜 바람에 대지 위를...

    세 남자의 향기
  • 집에 오니 좋구나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밤새 달렸다. 될 수 있는 한 멀리 가려고 했다. 운전 가능 시간 11시간 중 50분 정도를 남기고 오하이오 주의 어느 트럭스탑에 멈춰야 했다. 한 10분만 시간이 더 있었으면 다음 휴게소까지 갈 수 있었다. 450마일 정도 남았다. 네이...

    집에 오니 좋구나
  • 별나라 형제들 이야기 (46) file

    외계인을 만난 사람들 46-47     29. 감춰진 진실 금지된 지식   이제 매우 흥미로운 책“ 감춰진 진실 금지된 지식”( Hidden truth forbidden knowledge)을 통해 이제까지 와는 상당히 다른 정보와 관점을 얻어 보자.   저자(Steven M. Greer. Phd)는 외과의사다. 17세에...

    별나라 형제들 이야기 (46)
  • 미국민은 북핵 공격 위협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시류청론] ‘비핵화’ 아닌 ‘상호 핵군축’ 싱가포르 합의 공개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의 유력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가 7월 2일치 단독보도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유엔총회 무렵인 오는 9월 뉴욕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

    미국민은 북핵 공격 위협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 우상과 이성 그리고 신비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 리영희 선생은 자신의 책 『우상과 이성』의 머리말 '읽는 이에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잘 알려진 노신의 글 가운데, 빛도 공기도 들어오지 않는 단단한 방 속에 갇혀서 죽음의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

    우상과 이성 그리고 신비
  •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우리 선조의 발자취 file

    까레이스키와 함께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유라시아의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 76-77     Newsroh=강명구 칼럼니스트         우즈베키스탄은 아직도 우리에서 낯선 나라이다. 그러나 친근감이 가고 신비하고 호기심을 유발(誘發)하는 나라이다. 세계의 지붕이라...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우리 선조의 발자취
  • 뉴욕에 갈수 있을까 file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트럭 운전을 시작한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멤피스 한식당에서 너무 많이 먹었나? 뉴저지를 지나 뉴욕주에 들어선 무렵부터 배가 아팠다. 근래 변비는 아니지만 화장실에 자주 가지 않았다. 밀린 ...

    뉴욕에 갈수 있을까
  •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 항상 있다

    지인에 빚 보증, 투자 등으로 손해 보는 사람들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딱한 사정을 저에게 호소하는 분들을 여러 분 만났습니다. 친한 친구사이기 때문에 또는 교회의 장로이기 때문에 믿고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 투자액을 ...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 항상 있다
  • 대입 공동 지원서 에세이 문제(1)

    [교육칼럼] 학생에게 중요한 것 묻는 광범위한 질문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지난 1월에는 2019년도에 대학입학하는 학생들을 위한 공동지원서 에세이 문제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가을에12학년이 되는 학생들에게는 곧 돌아올 여름 방...

    대입 공동 지원서 에세이 문제(1)
  • 미국 독립기념일, 무엇을 기념할까?

    영국 식민통치에 반기, 혁명과 독립선언으로 이어져   ▲ 필라델피아 주 리버티 벨 파빌리온에 보관중인 '자유의 종'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독립이 되기 전까지 미 동부 13개 식민지(13개 주로 당시엔 식민지였음)는 영국지배하에 있었다. 당시 영국, ...

    미국 독립기념일, 무엇을 기념할까?
  • 서둘러야 할 연합방체제 file

    오인동의 ‘밖에서 그려보는 통일조국’ (4)     Newsroh=오인동 칼럼니스트     남북 경제공동체 운영의 제도화를 합의하고 연합방 경제체제 청사진 따라 운영하면 남북 우리 겨레는 민족사 최고의 부강번영을 이룰 수 있는 앞날을 3장에서 보았다. 이런 기적 같은 일들이...

    서둘러야 할 연합방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