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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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달렸다. 될 수 있는 한 멀리 가려고 했다. 운전 가능 시간 11시간 중 50분 정도를 남기고 오하이오 주의 어느 트럭스탑에 멈춰야 했다. 한 10분만 시간이 더 있었으면 다음 휴게소까지 갈 수 있었다. 450마일 정도 남았다. 네이슨이 운전을 이어 받았다. 나는 침대칸에서 잤다. 중간에 네이슨이 휴식을 위해 트럭스탑에 들렀을 때 일어나 화장실 다녀오고 계속 잤다. 오후 3시경 핏스톤 프라임 터미널에 도착했다. 예정 보다 한 시간 일찍이다. 네이슨이 확실히 나보다 빠르다.

 

핏스톤 프라임 터미널은 솔트레이크시티 터미널 보다 작았다. 카페테리아 음식도 별로였다. 네이슨은 일년 전에 왔을 때는 지금보다 음식이 나았다고 했다. 하늘빛이 요상하다 했더니 네이슨은 토네이도가 올 때 하늘색이 저렇다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식당 TV에서는 토네이도 경보 방송이 나왔다. 오클라호마 출신인 네이슨은 토네이도를 많이 봤다고 한다. 한때는 토네이도 추격자였단다. 네이슨은 여기서 목요일 오전 6시에 출발할 예정이다. 그 전까지 이곳으로 돌아오거나 그 이후에는 다른 곳에서 약속을 정해 만나기로 했다.

 

약 10마일 거리의 윌크스 베어(Wilkes-Barre)에 버스터미널이 있다. 다행히 셔틀 버스가 있었다. 전화를 하니 5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리스 사무실 옆 후문에서 기다리고 했는데 나는 다른 후문에서 기다렸다. 5시가 되어도 안 오길래 전화를 하고서야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셔틀버스는 프라임 본사에서 운영하는 것보다 작은 밴이었다. 나 말고 다른 두 명이 더 탔다. 그들은 호텔로 갔다. 운전사 영감님에게 버스터미널에서 회사 터미널로 가는 마지막 셔틀버스가 몇시냐고 물어보니 24시간 운행이란다. 전화만 하라고 했다. 다만 밤에는 좀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오늘 뉴욕으로 가는 버스는 6시 5분과 8시 두 편이 남았다. 나는 혹시나 싶어 스마트폰으로 e-ticket을 미리 구입했다. 요금은 48달러였다. 왕복으로 끊으면 4달러가 할인된다. 어찌될 지 몰라서 편도로만 샀다. 운전기사는 중년의 아주머니였다. 버스 탑승객은 적었다. 서너 번을 더 선 다음 예정된 시간에 뉴욕에 도착했다.

 

뉴욕에 도착해 7번 전철을 탔다. 한 정거장 가더니 멈춘다. 한참 후에 고장이란다. 내려서 6번 전철을 타고 59가에서 W 전철로 갈아탔다. 한 정거장 간 후 내려서 7번 전철을 탔다. 아까 고장났던 그 열차인지 다른 열차인지 모르겠다. 메인스트릿에서 17번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11시다. 저녁을 먹고 면도와 샤워 후 부모님께 화상통화를 드렸다.

 

아내는 다음 주부터 새로 문을 연 반찬가게에 취업을 해 일을 나간다고 했다. 캐셔로 취직된 줄 알았더니 회계란다. 직원이 여러 명이고 규모가 되나보다. 따로 회계를 뽑다니. 아내는 회계 일을 해본 경험이 있어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주 6일을 풀타임으로 일하다보니 자신과 아이들 병원가는 시간을 어떻게 낼 것인지 궁리(窮理)가 필요하다. 급여는 뉴욕주 최저 임금 수준이었다.

 

 

 

뉴욕에서의 짧은 휴식

 

 

오늘 처리할 일은 두 가지. 지문채취와 뉴욕주 면허증 전환이다. 먼저 이민국 사무실로 갔다. 집 근처에서 30번 버스를 타니 바로 앞까지 갔다. 날짜가 이틀 지났지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문 찍고 나왔다. 원래 이런 것이었나?

 

그 다음은 DMV(차량국)로 갔다.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내 앞에 선 사람이 스무 명 가량. 번호표가 있는데 왜 줄을 세우는지 모를 일이다. 나중에 나 바로 뒤부터는 번호표를 받았다. 별 문제 없이 사진 찍고 뉴욕주 면허증을 회복했다. 예전 번호와 같았다. 수수료 127달러가 들었다. 종이로 된 임시면허증을 받았다. 원본은 집으로 배달된다.

 

빨래방에 있는 아내와 만나 빨래를 끝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아내가 다음주부터 일한다는 반찬 가게로 갔다. 단순 반찬 가게가 아니고 캐터링 서비스 위주였다. 여사장님을 만나 인사를 했다. 예전에 고기 도매상을 크게 했단다. 뉴저지에 현재 가게가 있고 뉴욕에 새로 여는 것이다. 아직 세팅이 되지 않아 무척 분주했다. 아내는 주 6일 근무가 힘들어 하루 이틀 휴가를 낼 수 있냐고 물어보려고 나와 같이 간 것인데 얘기도 못 꺼내고 돌아 나왔다. 사장님은 지금껏 남편과 인사하러 온 사람은 처음이라고 좀 놀라워했다.

 

집에서 쉬다가 저녁에 아내와 마트에 가서 네이슨에게 줄 선물과 트럭에서 먹을 식품을 샀다. 오늘 저녁 강주희 전도사님이 설교를 한다는 교회로 갔다. 예배를 마치고 근처 다이너에서 음료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 11시 버스는 시간이 촉박해 포기하고 12시 30분 버스를 타기로 했다. 아내가 지하철역까지 태워줬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시간이 지나도록 버스가 안 왔다. 한참 후에 게이트가 바뀌었단다. 부랴부랴 가보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는 1시간 10분이 지나서야 왔다. 타이어 바람이 빠져 교체하느라 2시간이 더 걸렸다고 했다. 버스는 예정시간 보다 1시간 늦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오면서 셔틀버스 기사에게 전화를 하니 45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네이슨은 좀 전에 프라임 터미널에 도착해 주차했다고 연락이 왔다. 버스 터미널 문이 닫혀 있어 밖에서 기다렸다.

 

 

매운음식킬러 네이슨

 

 

셔틀버스가 늦게 왔다. 그래도 나 한 사람 태우려고 와준 것이 고맙다. 프라임 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다. 네이슨은 자고 있었다. 깨워서 출발해야 하지 않냐고 물으니 더 있다 가도 된단다.

 

어제 내가 집에서 볼일 보는 동안 네이슨은 가까운 거리 배달을 나갔다. 짐을 내리는데 4시간이 걸려 돌아오다 하루 업무 시간이 끝났단다. off-duty 운전으로 1시간 달리고 세웠다가 자장 넘어 off-duty 운전으로 다시 1시간 달리는 식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발송처에 전화하니 오후 4시30분에 준비가 된다. 오늘 오전에 집에서 출발했어도 됐다. 트럭에서 쉬다 어제 마트에서 산 즉석 떡볶이를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지금까지 트럭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매웠다. 네이슨은 맵다고 하면서도 쉽게 해치웠다. 인정한다. 네이슨은 나보다도 매운 것을 더 잘 먹는다. 그것도 즐기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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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에서 쉬다 출발하려니 빈 트레일러가 없다. 한참을 기다리다 밥테일로 출발하려던 참에 한 대가 나왔다. 연결하고 보니 트레일러 타이어에 공기압이 낮다는 경고 메시지가 퀄컴 단말기로 계속 들어왔다. 확인해보니 이상은 없다. 센서 문제인 듯 하다.

 

다음 운행 제안이 미리 들어왔는데 대박이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캘리포니아로 가는 화물이다. 지금 운반할 화물은 펜실베이니아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간다. 나는 어제 뉴욕에서 출발했으니까 연결하면 거의 coast to coast 대륙횡단이다. 물론 태평양을 볼 일은 없겠지만. 총 거리가 무려 3,500마일. 며칠을 달린다. 중간에 리파워 되지 않는다면 가장 먼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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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게서 연락이 왔다. 차가 고친 지 얼마 안 됐는데 또 이상 증세를 보인다고 했다. 나는 수리하지 말라고 했다. 더 이상 그 차에 돈을 쓰기 싫다. 다음 달에 뉴욕 돌아가면 폐차하고 소형차라도 리스해야겠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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