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중미 및 북미관계 개선 여지 탐색한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실용주위자요 합리주의자인 미국의 외교 전략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만 100살의 나이에 부축을 받으며 '적국'인 중국까지 장시간 여행을 강행, 시진핑을 비롯한 중국 고위 관료들을 만났다. 특히 미국의 제재대상에 오른 국방부장을 만난 것을 보면, 다급한 미국의 안보문제 때문이었음이 틀림 없을 것이다.

기동이 불편한 키신저의 방중은 스스로 결정한 게 아니라, 바이든 또는 미국의 딥스테이트(Deep State, 군산복합체)의 불가피한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사전에 미 국무, 재무 등 고위 관료를 선발대로 베이징에 보냈으나 별무효과였던 것을 감안하면 , 그의 방문 목적이 무엇인지 윤곽이 잡힌다.

 

미중 핑퐁외교의 공로로 미국 내 친중 인사 1호로 불리는 키신저는 이번 방중에서 대통령급 환대를 받았다. 그가 중국을 떠난 후 회담 내용이 비공개 처리된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들이 논의되었음을 의미한다.

 

필자의 눈에 키신저가 방중 외교에 나선 이유는 북미 및 중미 관계의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비친다.

북한이 미국의 ‘불성실성’을 들어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터라 미국은 적국인 중국에 자존심까지 버리고 대북대화에 도움을 요청해야할 처지가 되었다.

미국은 북한군이 미중 전쟁발발과 동시에 남침을 감행할 것을 알면서도 대북 선제공격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처지다. 미 본토 보복공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다가오는 미 대선을 앞두고 여론은 트럼프에 많이 유리하다. 이를 뒤집기 위해서라도 바이든은 안보문제와 경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중국 및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안보 불안부터 해소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바이든의 '러시아 왕따' 전략, 성공할까?

그동안 바이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국력이 극도로 쇠퇴하기를 바랐으나, 1년 반이 넘도록 푸틴은 80%가 넘는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022년 세계 주요국 국내총생산 구매력 기준(GDP, PPP)은 중국, 미국, 인도, 일본에 이어 러시아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뒤를 잇고 있을 정도로 러시아는 유럽의 경제강국이다.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는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통계에서 ‘러시아군 6만2천명, 우크라군 39만명(군인과 민간인 총 140여만 사상)으로 사망 비율 1대7’이라고 밝혔다. 서방 언론의 보도와는 사뭇 다른 내용이다.

미국 내 여론도 55%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고 있어, 바이든은 어떻게든 전쟁에서 빠져나와야 할 처지다. 이 같은 상황이니 중미, 북미 전쟁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이쯤에서 키신저를 동원한 미국이 추구하는 외교를 다음과 같이 상상해 본다.

‘미국은 중국을 지지하고 대만을 포기할 테니, 대신 중국은 러시아와의 연대를 끊고 우리편이 되어 달라’, ‘북한과 평화외교로 나갈 테니 미군의 남한 주둔을 용인해 달라’, 중국이 거부하더라도 일단은 러시아를 왕따시킬 전략을 중국에 제안, 러-우크라 전을 종식시킬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

현재 극동지역 미군의 전략핵자산들은 매우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중국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양국 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은 중국과의 엄청난 무역량과 재중 미 기업체 및 미국 시민들(7만2000명)의 안전문제가 걸려 있고, 중국은 중국대로 재미 중국인들(5백만여명)의 안전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중국이 ‘러시아 왕따’ 문제를 수용하여 미국편으로 돌아서는 순간, 러시아는 더 이상 인내심을 잃고 우크라이나에 대형 전략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3차대전으로의 확전 가능성도 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 북한

하지만 북한의 경우 주미 외교관을 제외하고 이 같은 제약이 거의 없는 점이 미국을 곤혼스럽게 하고 있다. 북한의 국방상은 미국의 최근 전략핵자산들이 자주 자기네 영공을 침범할 경우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북한은 러시아 보유 최첨단 무기 6종의 개발을 뒤에서 적극 지원하는 러시아의 우방이다. 러시아는 전쟁 중임에도 북한의 7.27 행사에 쇼이구 국방상을 축하사절단을 보냈고, 북한은 그에 대해 각별한 예우로 대했다.

이래 저래 북한은 미국에게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미국의 대선 정국에서 북한 문제에 어떤 해법이 나올지 그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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