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편지] 스스로를 바꾸어야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 =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싱그러운 실록의 계절 6월이다. 플로리다 무더위가 다소 버거워도 이곳에서 삶을 살고 있는 가정들이 이 시기를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카네기의 인생론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하기를 원하는가? 그러면 자신을 바꾸라'. 가정을 포함한 인생의 모든 문제의 기본적 요인은 바로 인간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한국의 대기업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회사 내 기혼 남성들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는 사람 1천명을 대상으로 “살면서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인가”를 물었다. 설문 방법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 30개를 나열하고 경제적 만족감이 큰 순서대로 차례를 매기는 식이었다.

문항에는 큰 돈을 벌었을 때, 새 차를 샀을 때, 좋은 직장에 취직했을 때, 승진했을 때 등을 포함했다. 물질 만능시대이니 응답자들이 돈과 관계되는 문항을 우선으로 꼽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응답자 78%가 ‘아내와 남편 그리고 애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때’를 최고로 꼽은 것이다.

카네기의 말이 행복하려면 자신을 바꾸라고 했는 데, 자신을 바꾸는 것에는 사랑도 포함되는 것 같다.

사랑이란 감정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매우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이 호르몬은 남녀의 눈에 콩깍지를 씌우고, 세상을 다 가진듯한 포만감을 주고, 손만 잡아도 전기에 감전된 듯한 짜릿함을 유발한다. 사랑에 빠지면 눈앞에 있는 상대방만 보이기 때문에 앞뒤를 가리지 못하게 된다. 심지어 사랑을 위해 왕관까지 내려놓을 만큼 무모해 지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호르몬이 안정화 되면 눈의 깍지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떤이는 사랑의 달콤한 기간이 짧게는 3개월에서 30개월 정도라고 말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사랑 사이에 끼어드는 것이 많아지고 자신이 100%로 기댈 만했던 사람에게서 불완전함이 보이고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영원한 사랑은 없단 말인가. 사랑이 없이 한 평생 긴 시간을 지내야 한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 이때부터 진짜 사랑 혹은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행복하기를 원하면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적용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 자신까지도 희생할 수 있는 책임감, 그리고 따스한 배려는 인간 자신이 만들어 갈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동반자적인 사랑'이라고 칭하는데 서로에게 친밀함과 책임감이 가득할 때 두 사람의 관계가 변함없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동반자적인 사랑을 실천했고 그것을 통해 ‘평생’이라는 긴 시간을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양자 유체 발견 및 이론전 분석’으로 1998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로버트 로폴린 교수는 노벨상 수상 다음 해에 고등 과학원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기자회견을 가진 적이 있다. 어느 기자가 "교수님은 하루에 얼마나 연구를 하십니까?"라고 묻자 로폴린 교수는 "아내가 허용하는 시간만큼 연구합니다"라고 답했다.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는 동반자적인 사랑을 느끼게 해 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는 60세에 환갑잔치를 할 정도로 수명이 길지 않았으나 지금은 80대가 되어도 건강한 모습으로 기력을 유지하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사람의 수명과 개개인의 성격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도 많이 나와 있다. 장수하는 사람은 사랑과 배려가 많고 따뜻한 편이라고 한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이룬 부부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9년을 더 산다고 한다. 물론 오래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 가정이란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오랫동안 포근함을 느끼며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것이다.

대 문호 괴테는 "왕이든 농부든 가정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 이라고 말했다. 가정이야 말로 행복할 수 있는 요소이자 출발점이자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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