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개같은 날의 오후
<5.18 시선>
김명곤
희극같은 요설이 판치는 세상
전씨가 ‘신동화’ 인터뷰에서
12.12 쿠테타를 묻는 기자에게
“12.12가 뭐죠?” 되묻고는
'예우해주면, 망월동 참배 가겠다’ 그랬답뎌
아하, ‘망각’도 ‘각’이라
전두환 선사의 도는 갈수록 깊어가고
야당놈들은 진상을 밀쳐둔 채
‘님을 위한 행진곡’에 목마르고
공의의 역사를 외치던 젊은놈들은
스펙쌓기에 혼이 빠져버렸겠다?
‘광주’ 진실을 어떻게 밝혀?
모든 역사는 '오늘의 역사'라고?
그렇다면 '오늘의 심판'은 어딜갔나?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 그거 말이야
불쾌 분노 불편의 순환 감정을 거치더니
어제는 기념비 속에,
오늘은 행진곡 속에,
시나브로 사라지고 있잖은가
전씨를 심판하자고?
허허 그 무슨 개풀 뜯는 소리더란 말이냐
아서라, 찬물 들이켜고 정신 차리거라
역사란 힘센 놈들이 차리는 밥상이란다
그놈들의 상아래 떨어지는 부스러기라도
부지런히 부지런히 긁어 모으거라
쁘띠 브루조아 질탕한 단내음이 풍기지 않더냐
에헤라 좋구나! OECD 선진조국 대 한 민 국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우리나라 천세!
언죽번죽 전두환 선사, 광주항쟁 비웃으며
금남로 한복판 걸어서, 광주도청으로 오는구나
5.18 광주 시퍼런 역사, 피울음 쿨럭이며
목빼고 기다리고 있었더니라
상상만으로도 몸서리쳐지는
2016년 5월, 개같은 날의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