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호주머니' 보다는 신뢰에 더 신경 써야
 
hong.jpg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저는 친지 몇 분과 함께 한인 타운의 유명 호텔 내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식사는 보기도 좋았고 맛도 좋았습니다.

화기애애한 가운데 점심을 잘 마친 우리는 후식으로 쌍화탕을 주문했습니다. 쌍화탕은 후식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향기롭고 한약의 미각을 충족시켜주는 쌍화탕을 한 모금 마신 후에 웨이트레스에게 제가 물었습니다. “아가씨, 이 쌍화탕에는 몇 가지의 한약재가 들어가 있고 또 우리의 건강에 좋은 어떤 점들이 있습니까?” 저는 정말 알고 싶었습니다. 저의 그런 질문에 제가 받은 대답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도 모릅니다.” 대답은 상냥했지만, 고객에게 대접하는 상품을 설명하지 못하는 그 웨이트레스와 그 식당의 경영진이 한심스러웠습니다.

저는 집에 돌아와서 인터넷으로 쌍화탕을 찾아보았습니다. “쌍화탕은 백작약, 단너삼, 당귀, 지지황, 궁궁이, 계피, 감초, 생강, 대추 등을 달여 만든 탕약이다. 기혈과 온몸을 보호하는 작용이 있어 보약으로, 앓고 난 뒤, 허손증으로 기혈이 몹시 허해진 데 쓴다. 또한, 혈기와 신정이 부족해서 감기에 잘 걸리고 또 잘 낫지 않고 오래 끌면서 기침하는 데, 지나친 성생활로 오는 몸 허약증, 식은땀이 나는 것 등에 쓴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용어의 반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런 설명을 웨이트레스로부터 받았다면 그 식당에 대한 인상이 10배로 올랐을 것입니다.

제가 유성의 한 호텔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차가 메뉴판에 적혀 있기에 웨이트레스에게 한잔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물었습니다. ”아가씨, 이게 무슨 차입니까?”

그 아가씨는 “저도 마셔보지 못했습니다. 무슨 차인지 저는 모릅니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상품을 취급하는 직원이 취급상품을 알지 못하고 고객에게 판매한다니 한심스럽지 않습니까?

제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에는 컴퓨터 전문가가 한 명 있습니다. 대만 출신인 좋은 청년입니다. 학교에서 컴퓨터 관련 강의도 하고 학교의 컴퓨터망을 유지하고 돌보는 임무를 갖고 있습니다. 이 청년에게 저는 자주 컴퓨터에 관한 질문을 합니다.

놀라운 사실은 제가 던지는 어떤 질문이라 할지라도 “모르겠네요.”라고 대답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는 컴퓨터에 대해서 깊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성심 성의껏 신속한 봉사를 합니다. 그를 모두 학교의 보배라고 부릅니다.

오래전에 저는 동포 운영의 한 전자상에 들렸었습니다. 아내에게 좀 나은 TV를 사주려고 그 상점을 찾아갔던 것입니다. 저는 25인치 정도의 TV를 살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안내하면서 설명을 하는 점원은 TV에 관한 한 박사였습니다. 각종 기능과 장단점을 속 시원하게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에게 큰 감명을 받고 우리는 예정했던 25인치 TV대신 69인치 TV를 산 경험이 있습니다. 만일 그 점원이 “글쎄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같은 대답을 했더라면 우리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그 상점을 나왔을 것입니다.

영업을 하면서 고객의 호주머니를 먼저 노리는 듯한 행동은 절대 금물입니다. 제가 경영학 교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비디오가 있습니다. 수개월 동안 미국의 한 회사가 일본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드디어 계약서에 서명하려고 일본 회사의 간부가 미국회사를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수개월 동안 흥정을 하면서 우정을 맺은 직원은 없고 그를 대체한 직원이 마중을 나오고 계약서를 내미는 것입니다. 일본인 고객은 전 직원이 어디 있느냐고 묻습니다. “딴 부서로 전근되었습니다”가 대답이었습니다.

그리고 새 직원은 계속 계약서만 내밀면서 빨리 서명을 하라는 독촉을 합니다. 일본인 고객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결국 서명을 하지않고 일본으로 돌아가고 맙니다. 만일 미국 회사가 종전의 직원으로 하여금 상대해 왔던 일본 측 대표와 구매계약을 체결하도록 인간관계에 우선적인 집중을 했었더라면 그 계약은 성립되었을 것입니다.

고객의 호주머니를 노리기 전에 신뢰를 쌓는 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고 판매하는 상품을 충분히 이해시키면 고객은 자진해서 그 상품을 살 것 아닙니까?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환장하게 슬픈 봄날

      [4.16 시선] 김명곤       환장하게 슬픈 봄날 탱글탱글 옥구슬이 야자수잎 미끄럼을 타고 흑나비가 끄덕끄덕 졸고 있는 환장하게 찬란한 봄날인데, 저만치 붉은장미 꽃잎에서 청량한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내리는 것은 계절을 거스르는 배신입니다. 세월호 선실벽 ...

    환장하게 슬픈 봄날
  • ‘노르즈’ 백악관 행사 취재기 file

      백악관=뉴스로 윌리엄 문 기자 moonwilliam1@gmail.com         백악관 이스트 룸에서 와인 한잔과 함께 고국의 음식들을 들면서 고국의 전통공연을 감상하면서 같은 문화권 사람들과 친교(親交)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더욱이 미국 대통령 영부...

    ‘노르즈’ 백악관 행사 취재기
  • 한인회장과 사이가 틀어지셨나요? file

    [취중진담] 어느 독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최근 두 분의 독자들께서 본보에 전화를 걸어와 “한인회장과 사이가 안 좋으십니까?” 하고 물어 오셨습니다.   한 분은 평소에 저희 신문에 관심을 갖고 여러모로 코멘트도 해 주시고 조...

    한인회장과 사이가 틀어지셨나요?
  •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자 file

      [이민생활 이야기] 책은 늙을수록 소중한 친구 (올랜도) 송석춘 = 아들 딸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는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대다수 한국사람들이 책 구입비와 책 읽는 시간을 아낀다는 것이다. 미국땅에서 코리안 아메...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자
  • 유럽을 독일로, 독일을 유럽으로 만든 사람 file

      세계사적 인물 Hans-Dietrich Genscher를 떠나보내면서   한태격=뉴스로 칼럼니스트   Hans-Dietrich Genscher  www.en.wikipedia.org     공교롭게도 독일에서 제3당 FDP (Freie Democratische Partei) 당수(黨首)를 역임하였고 부수상 겸 외무장관을 역임하였던 선, ...

    유럽을 독일로, 독일을 유럽으로 만든 사람
  • 경영전략 ‘20-80의 법칙’을 아시나요?

      경영에서 20%는 사업을 성장시키는 주요 동력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 (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저는 미약한 시작으로 창업하여 연간 30% 이상 성장해온 여러 개의 기업체를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경제침체나 둔화 현상에 아랑곳 하지 않고 승승장...

    경영전략 ‘20-80의 법칙’을 아시나요?
  • 미녀 맛사지를 즐기는 목사 file

    글 이계선 / 뉴스로     “홀라당 웃옷을 벗으세요. 허리띠는 느슨하게 끌러 놓으시고. 양팔과 양다리를 쭉 펴서 늘어뜨리고 침대에 편하게 엎드리세요. 자 이제부터 맛사지를 시작합니다”   보조개가 예쁜 남미아가씨가 이국(異國)의 언어로 속삭였다. 체구가 중학교여학...

    미녀 맛사지를 즐기는 목사
  • 안치용의 '배반의 언론' file

    (*아래 글은 '뉴욕특파원이 유엔대표부 직원? 현역기자 13명 위장 의보가입' 제하 <뉴스로> 기사에 붙인 댓글입니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뉴욕발 안치용의 '배반의 언론'     설마, 우리나라 일류 특파원들이 그랬쓰까요 대기업체 사원 월급수준...

    안치용의 '배반의 언론'
  • 정인숙사건과 육박전 file

        1970년 3월 17일 밤 11시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 근처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가장한 살해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모의 20대 여인이 총상으로 사망했고 넓적다리에 총을 맞은 운전기사는 택시 기사에게 도움을 요청해 구조됐습니다.   이것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정인숙사건과 육박전
  • 불평등: 글로벌 해결책이 필요한 글로벌 과제 file

          불평등은 진정한 글로벌 과제이다. 필자가 ‘글로벌’을 강조하는 이유는 불평등(不平等)이 선진국·개도국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진국 내 불평등이 보다 눈에 띄기는 하지만) 선진국 및 개도국 공히 하위 소득계층 50%는 종종 전체 부의 10%...

    불평등: 글로벌 해결책이 필요한 글로벌 과제
  • 군림할 생각 마라 file

      <시선>   호월 (올랜도 거주 과학시인)     군림할 생각 마라 생명 활동이 머리와 심장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몸의 60 조 개 모든 세포에서 일어난다 양분을 산소와 결합하여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곳은 세포다! 중요 장기가 이 일을 도울 뿐인데 혹 정부 기관이나...

    군림할 생각 마라
  • 서울 국제마라톤을 달린 이야기 file

      아직도 아침 날씨는 쌀쌀하지만 겨우내 옷 속에 감춰져 있던 피부가 봄 햇살의 기분 좋은 도발을 충분히 즐기도록 반팔을 입고 나섰다. 그것이 어느 해인지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내 손이 아직 고사리처럼 가늘고 부드러울 때 아버지 손을 잡고 연도에 서서 이 대...

    서울 국제마라톤을 달린 이야기
  • 고용주라면 사용치 말아야 할 언행 file

      직원의 자신감 저하시키는 언행은 업체 발전 저해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직원들에게 성취의욕을 강화하지 않거나 사기를 떨어뜨리는 언행은 회사나 조직체를 해칩니다. 직원에게 사용할 적절한 언행은 무수히 많습니다. 적절...

    고용주라면 사용치 말아야 할 언행
  • 건강을 지키는 ‘인체 사용법’ file

      [이민생활이야기] 계절의 변화와 질병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 = 이젠 완연한 봄을 맞고 있다. 특히 환절기에는 앨러지를 비롯해 몸에 병이 나기 쉬운데 약국 선반을 기웃거리는 사람이 제법 많은 것이 이해가 된다.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에 걸린 사람들은 큰 걱정...

    건강을 지키는 ‘인체 사용법’
  • 대책 없는 무리한 판촉은 오히려 마이너스

      [경제칼럼] 신뢰 상실로 고객 읽으면 회복 어려워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 교수(내셔널 유니버시티) = 저는 거의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등산을 합니다. 친구들과 등산을 마치고 한인타운에서 콩나물 국밥이나 해장국 등의 식사를 하면서 각종 경영 이...

    대책 없는 무리한 판촉은 오히려 마이너스
  • 선행을 실천하는 것으로 만족하라 file

      순수한 자원봉사, 개인의 능력과 인품으로 인정받는 사회 아쉬워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 (내셔널유니버시티교수) = 켄트 M. 키스(Kent M. Keith)라는 사람이 19살이었을 때 하버드 대학교의 2학년이었습니다. 그는 학생지도자를 위한 책자에 담을 지침서...

    선행을 실천하는 것으로 만족하라
  • 나는 구김 없이 사는 사람만 채용한다” file

      [이민생활이야기]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 중소기업 사장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 = 지난해 말 우리 두 늙은이는 1박 2일 여정으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세인트 어거스틴을 향하여 차를 몰았다. 이 곳은 그간 몇 번 방문했던 곳이다. 이번에는 그동안 한번...

    나는 구김 없이 사는 사람만 채용한다”
  • 판매하는 제품에 박사가 되어야 합니다

      고객 '호주머니' 보다는 신뢰에 더 신경 써야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저는 친지 몇 분과 함께 한인 타운의 유명 호텔 내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식사는 보기도 좋았고 맛도 좋았습니다. 화기애애한 가운...

    판매하는 제품에 박사가 되어야 합니다
  • 벼랑에서 날다! file

      깍아지른 벼랑은 험하고 가파릅니다.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는 땅의 끝은 두렵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벼랑 끝에서 어떤 이는 생을 포기하고 다른 이는 주저앉아 절규합니다. 벼랑은 절망입니다. 벼랑 너머에 또 다른 대지가 보입니다. 확 트인 전경이 가히 예...

    벼랑에서 날다!
  • 시민권자도 한국 병역의무 말끔히 정리해야

      영주권자 및 시민권자 자녀의 병역 의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위일선 변호사(본보 법률자문) = 대한민국의 병역법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모든 남자는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병역의무 규정은 미국에 살고 있는 영주권자와 시민권자에게...

    시민권자도 한국 병역의무 말끔히 정리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