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이야기] 노인 인구 절반이 빈곤층

(탬파=코리아위클리) 신동주 = 인생의 순환은 ‘생로병사’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생로병사라는 말에서 보여 주듯이 사람이 정상적으로 살아간다면 반드시 노년기를 지나게 된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노인 문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곧 나의 이야기이다. 인생은 아름답게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기본권을 유지하며 존귀하게 삶을 마감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시작도 좋고 끝도 좋다면 금상첨화이지만 설령 삶의 시작과 여정이 고단하고 아픔이 있었다 할 지라도 마무리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러므로 노인이 행복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너무도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 노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이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다는 통계를 보았다. 노인인구 10만 명당 81.9명으로 세계 1위이다. 가슴 아픈 현실이다. 갑자기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현실이다.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노인 빈곤율은 48%로 노인 인구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극단적인 선택의 원인으로 건강악화와 우울증이 꼽히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경제적 빈곤과도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간단한 수치로 한국 노인들의 실상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국 노인들의 어두운 삶의 일면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들의 삶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노인들이 경험한다는 고통들, 즉 빈곤, 질병, 역할 상실과 소외, 고독이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픔을 느낀다. 이 중에 빈곤 문제는 주목할 만한 이슈가 되고 있다.

평생 가정과 사회를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았지만 노후의 삶은 경제적으로 또한 정서적으로 평안치 못하다. 노인의 생계를 위한 자본은 대부분 근로 소득에 의존할 뿐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적 자금이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큰 원인 중 하나이다.

즉 한국의 노인들은 건강 악화로 취업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심각한 빈곤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OECD 회원국이 노인들을 위한 연금과 공공부조를 포함한 공적자금의 공급이 한국보다 월등하다. 이 같은 사실은 노인 복지에 대한 우리의 열악한 현실에 대하여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노인이 행복한 한국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일평생 수고하며 헌신한 노인들이 좀더 평안하게 남은 노후를 행복하게 지내게 될 때 한국은 더욱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어떻게 노년기를 준비하고 보낼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인적인 측면에서 노년의 시기를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 것이다.

국가의 노인 복지를 위한 공적 자금을 다른 국가의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과 함께 각 지방자치 정부가 노년 종합 복지관을 설치해 노인들의 전인적인 건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빈곤 노인을 위한 주거 시설과 노인을 위한 집단 거주 시설들을 매우 인상깊게 본다. 심지어 노인들만 입주할 수 있는 마을을 조성하여 주택을 판매 공급하는 장소도 있다. 각 시설 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보통 소득의 3분의 1을 내면 노인 아파트에 입주가 가능하다.

스웨덴과 같은 복지 선진국은 노인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나라는 100년 전부터 연금제도를 시행한 대표적인 복지 국가이지만 1988년부터 재정 압박으로 빈곤 정도를 따져 선별적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개편했다.

한국도 선진국들의 노인 복지제도를 눈여겨 보면서 한국 상황과 실정에 맞는 노인 복지제도를 개발하면 좋겠다. 인생의 후반이 행복해야 행복한 사회 건강한 사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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