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인내는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 행동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교육 및 유학 상담을 하면서 보면 상담 학생에 대하여 교사들이 추천서에 “인내심이 강하다”라고 쓴 것을 종종 읽을 때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는 쓰여 있지가 않아서 교사들이 학생에게서 인내심을 관찰했다면 어떤 경우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긴 수업시간 동안 동요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을까, 아니면 체육 시간이 끝나고 다음 수업 시간에 다들 더워서 부채질을 하고 있는데, 참으며 선생님의 수업 내용에 주목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을까.
 
angela.jpg
▲ 엔젤라 김
 
요즈음 세상은 도대체 인내라는 것을 배울 틈을 주지 않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나무를 구해다 불을 때서 음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필자도 그런 시대엔 살아 보지 못해서 별로 할 말은 없지만 말입니다.) 전자 렌지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됩니다. 인스턴트 시대, 스피드 시대에 길들여진 요즘 세대는 조급증에 걸린 것 같습니다. 편지를 보내 놓고 몇 일 몇 달을 답장을 기다리는 낭만(?)은 이메일로 인하여 과거 일이 된지 오래입니다. 어려서부터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에 노출된 아이들은 도무지 조금만 지루해도, 잠시의 공백 기간이 있어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부모나 교사들이 모두 산만하고, 주위 집중이 결핍된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세상 모든 일이 구글 검색처럼 클릭만 하면 모든 것을 찾아낼 수 있는 시대에 살면서 아이들에게 참고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요.

인내란 참는 것입니다. 외적인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 상관없이 동요 되지 않는 어떤 내적 평온의 능력이 인내 입니다. 인내가 기다림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게으름입니다. 인내는 오히려 능동적인 행동입니다. 참음 뒤에 있을 결과를 소망하며 계속 노력하는 적극적인 행동입니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까지 2000번의 실패를 겪었다고 합니다. 1999번 째 이젠 더 이상 못하겠다고 포기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참았으면 더 낳은 결과가 있었을 어떤 포기의 순간은 없었습니까?

그럼 우리 자녀들에게 인내라는 성품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요. 성품은 반복된 습관과 교육에 의해서 형성됩니다. 일상 생활에서 인내라는 개념을 이해시킬 수 있는 모든 기회를 포착해야 합니다.

가령, 식탁에서 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농부의 인내를 이야기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퍼즐 맞추기 게임이나 레고 만들기를 자주 하며 놀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퍼즐을 조금 맞춰 보다가 안 되면 금방 ‘못 해’,’재미 없어’ 하며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아빠나 엄마가 이런 게임을 재미있게 놀아 주고 다 만들고 났을 때의 그 성취감을 함께 기뻐하며 칭찬해 주거나 적절한 상을 주면, 아이들이 힘든 일 끝의 결과에 대해서 기대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가족들이 함께 등산을 하는 것도 좋겠지요. 아이들이 힘들어 하거나 지쳐 한다고 금방 안쓰러워 하며 안아 주거나 중도 포기하지 말고 힘든 과정을 이길 수 있도록 재미있는 말을 하거나 노래를 하거나 해서 정상에 도달했을 때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미국 생활을 하며 여러 가지 미국의 다른 문화를 배웠지만 매우 기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는 미국 사람들의 ‘여유’입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놀이 동산에 갔는데 무슨 놀이 기구 하나를 타려면 줄이 너무 길어서 어떤 것은 30분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초조하거나, 지루해 하거나, 불평하거나, 조급해 하는 기색은 전혀 없이 오히려 그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을 즐기며 앞 뒤에 줄 서 있는 처음 보는 사람들과 농담을 건네며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참 색다른 느낌을 받았던 것을 기억합니다.

인생 가운데 이런 기다림의 시간은 불가피 합니다. 어차피 겪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라면 그 시간이 고통이 되지 아니하도록 마음과 생각을 바꾸어서 그 기간이 허비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성장하고 새로워 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오히려 가치 있는 기간이 될 수 있습니다.

'고진감래'라는 고사 성어가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풀이 하면 쓴 것이 지나면 단 것이 온다는 뜻입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자끄 루소의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명언과 일맥 상통하는, 인내의 유익을 말해 주는 속담입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그들이 인생에서 누구나 겪게 될 고통과 기다림의 시간을 잘 인내해서 단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축복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엔젤라 유학/교육 컨설팅, angelagroup@gmail.com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직업에 긍지를 갖고 한 우물을 파라" file

    [이민생활 이야기] 40년 자동차 판매원 처조카를 보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지난주에 먼 곳에서 할멈 친조카 가족이 왔다. 할멈 병 문안을 위해서이다. 애틀란타에서 사는 큰 딸이 지애미를 위해 먼 거리 마다 않고 병문안 간다는 그들의 말을 듣고, ...

    "직업에 긍지를 갖고 한 우물을 파라"
  • “소녀상 가격이 얼마인가요?” file

    ‘위안부교육’의 중요성     5월의 엘에이 날씨답지 않게 쌀쌀하고 강한 바람이 부는 토요일 오후, 변함없이 묘경스님과 최재영 목사님이 나와서 두분 할머니들을 위한 기도를 해 주셨고, 미주 3.1여성동지회 회원 여러분, 중국계 커뮤니티, 지역 고등학생들이 모여 두분...

    “소녀상 가격이 얼마인가요?”
  • 개냐 고양이냐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자다가 두 번을 깼다. 2시에 한 번, 4시에 한 번. 경비실에 가니 아직 내 트레일러는 준비가 안 됐다. 꿈을 꿨다. 화물이 준비됐는데 무슨 서류 문제가 생겨 해결하려 애쓰고 있었다. 전화 소리에 깼다. 꿈인가 생시인가? 7시를 조...

    개냐 고양이냐
  • 동시전쟁 능력 없는 미국, 호기 부릴 처지 아니다

    [시류청론] 북은 고사하고 이란도 쉽게 못 이겨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뉴욕타임스>는 5월 11일, ‘국제정치 외교적 해법을 찾지 못하는 트럼프가 전쟁을 할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도 안 돼 있으면서 북한, 베네수엘라, 이란 등 3국을 길들이겠다며 분산...

    동시전쟁 능력 없는 미국, 호기 부릴 처지 아니다
  • 나는 말랄라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그래, 아직 멀었다. 冥想(명상)을 백날 하면 뭐하나, 정신 못 차리는데. 프로페셔널의 자세와 실력을 갖춘 다음에 다음 단계로 가자. 날짜만 채웠다고 자격이 갖춰지는 게 아니다.   오전 7시 약속인데 9시가 넘어서 전화가 왔다. 12...

    나는 말랄라
  • 하루종일 뭘 했길래 집안 꼴이…

    어머니날에 생각해 보는 전업 주부의 노고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집에서 살림을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바쁜지 남자들은 충분히 알지못합니다. 전업주부들에게 가장 섭섭히게 들리는 남편의 말은 “하루 ...

    하루종일 뭘 했길래 집안 꼴이…
  • 중학교는 고등교육의 발판(1)

    [교육칼럼] 수업과 교사 전문화가 가장 두드러져 (워싱턴 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중학교에 들어가면 초등학교와의 가장 큰 차이는 수업과 교사가 전문화 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즉 과목마다 가르치는 선생님이 다 다르고 결국 매일 다섯 내지 ...

    중학교는 고등교육의 발판(1)
  • 사랑마운틴 쑥버무리~ file

        초등학교 3학년 읍내로 전학하기 전까진 할머니댁에서 성장하는 과정에 봄이면 친척 아주머니와 또래 아이들과 보리밭 경사로에 따스한 봄 햇볕을 받고 그 향기를 품고 있는 쑥과 냉이 등 나물을 캔다. 등과 머리위에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저만치 보이는 봄의 아지...

    사랑마운틴 쑥버무리~
  • ‘통일기러기’ 강연과 시국 논단 file

    어떤 페북 친구들의 만남     Newsroh=로창현 칼럼니스트           '마지(摩旨)'는 부처님께 올리는 밥을 의미합니다. 사시(巳時 오전 9시30분~11시) 기도 시간에 올리는데 이는 부처님 생전에 하루에 한 번 그 시간에 공양을 한데서 유래합니다   그런데 이 마지가 상...

    ‘통일기러기’ 강연과 시국 논단
  • 띠동갑 트럭커 지망생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명당자리 잡았다. 밀레니엄 빌딩 입구 앞 밥테일 주차장에 자리가 났다. 내가 들어오는데 마침 누가 나갔다. 앗싸.   가이암과 마지막일지도 모를 배달을 마치고 돌아왔다. 갈 때는 전속력으로 올 때는 조금 천천히 달렸다. 요즘 초심으...

    띠동갑 트럭커 지망생
  • 북한이 최고 수준 미사일 발사 계속하는 이유

    [시류청론] 이스칸데르, 미국 압박용으로는 최적 수단?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이 5월 4일에 이어 5월 9일에도 연거푸 현장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대(TEL)에서 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 이스칸데르(마하6.2~20)를 발사했다. 지난 ...

    북한이 최고 수준 미사일 발사 계속하는 이유
  •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제 영혼을..."

    영혼의 실재를 인식하는 삶이 중하다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우선 이야기 하나를 해드리겠습니다. 중동의 한 나라에 부유한 상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회교의 법에 따라 네 명의 아내와 합법적으로 결혼을 하여 살고 있...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제 영혼을..."
  • 자녀 독립심은 일찍부터 길러라

    [교육칼럼] 부모 간섭 거부하는 사춘기를 도리어 활용할 수 있어 (워싱턴 =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부모님들이라면 자녀가 과연 대학에 가서 혼자 독립적으로 살면서 모든 책임과 할 일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할 ...

    자녀 독립심은 일찍부터 길러라
  • 오리 부부의 삶 file

    [이민생활이야기]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나는 오늘도 오리알의 부화를 돕는다며 새벽 일찍부터 집 앞 마당에 걸상을 놓고 앉았다. 옆집 큰 고양이가 우리집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긴 장대를 옆에 놓고 말이다. 이렇게 오리의 파수꾼 노릇을 한지가 10여...

    오리 부부의 삶
  • 김정은 ‘미국은 새 비핵화 해법 연말까지 내놔라’

    [시류청론] 남한은 북 식량난 타개 위한 민족애 보여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은 5월 4일 오전 10시반경 동해상에서 여러 발의 신형 다연장 로켓포(방사포)들과 전술유도무기(신형 순항미사일) 1발을 쏘는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이 미...

    김정은 ‘미국은 새 비핵화 해법 연말까지 내놔라’
  • 정치인 막말이 주요 뉴스인 사회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I-77 Ohio Welcome Center. 오후 4시,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90마일 남았다. 내일 아침 7시에서 8시 사이에 배달. 새벽 4시에서 5시 사이에 출발하면 적당하다. 더 가까이 가서 쉴 수도 있지만, 이곳의 주차환경이 쾌적하다. 전후좌우 ...

    정치인 막말이 주요 뉴스인 사회
  • 입사 1주년 기념사고를 내다 file

    마침내 얘기했다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글렌에게 정중한 메시지를 보냈다. ‘네가 엿 같은 화물만 자꾸 줘서 리즈로 갈란다’라고 쓸 리가 없잖아. CDL 취득한 지 일년이 지났고 트럭 운전도 편해져서 다음 단계로 갈 때 같다. 가까운 시일에 리즈 오퍼레...

    입사 1주년 기념사고를 내다
  • 해방후 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왜 은폐됐나 file

    100~130만명 희생..현대사 최대 비극           8.15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전후 전국적으로 자행된 민간인虐殺(학살)은 현대사의 최대비극이다. 이 엄청난 제노사이드는 권위주의 독재정권에서 철저히 은폐되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대한민국의 흑역사다. 민간인학살...

    해방후 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왜 은폐됐나
  • 스위프팅과 수퍼트럭커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오후 2시 체크인을 했다. 짐을 싣고 있으니 A17 도어 앞에서 트레일러 연결하고 기다리란다. 오후 4시 넘어 출발할 수 있었다. 뉴저지에 모레 오전 7시까지 배달이니 시간은 괜찮다.   출발이 늦어 얼마 못 가 멈춰야 했다. 트럭스...

    스위프팅과 수퍼트럭커
  • 일식집에서 한국 트롯트 노래가...

    문화적 동화보다 적응을 택한다     (로스엔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각종 인종이 섞여 살고 있는 미국, 특히 남가주에서는 문화적 동화 (Melting Pot)이라는 개념과 문화적 적응 (Cultural Salad)의 개념이 상존합니다. 타인종 동료나 ...

    일식집에서 한국 트롯트 노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