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사(하늘밭교회)

사랑의교회 교인들 96%가 오정현 목사의 위임 투표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기사를 보았다. 정말 ‘오호 통재라’이다. 이런 현실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가.

사람들은 늘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을 한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자기 생각에 절대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사람은 늘 판단을 한다. 물론 자기 생각이 옳다고 여기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 부분이 유연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면 다른 이의 생각도 옳을 수 있다.

그것이 다를 때 어떻게 하느냐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라고 말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글을 쓰며 나는 늘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 글이란 생각의 표현이다. 따라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은 내 글에 항의의 댓글을 단다. 교양과 수양의 정도에 따라 그 표현의 방법과 정도가 차이가 있지만 신랄함과 조롱이 들어있기 마련이다. 그런 댓글을 읽으면 내 마음도 평정심을 잃는다. 그 마음을 그대로 쏟아놓으면 어떻게 될까. 바로 그럴 때 나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한다.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여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본뜻이다."

황금률이다. 요즘에는 ‘금강률’이라는 말도 있지만 황금률이란 최고의 율법이라는 말이다. 사실 이 말씀이 황금률이라는 것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유대 랍비 가운데 가장 유명한 두 랍비는 힐렐과 샴마이다. 이교도 한 사람이 샴마이를 찾아와 한쪽 다리로 선 채 자신에게 토라전부를 가르쳐주면 유대교로 개종을 하겠다고 말했다. 샴마이는 몽둥이를 들고 그 사람을 쫓아냈다. 토라를 모독하는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 이교도는 힐렐을 찾아가 똑같은 질문을 하였다. 그러자 힐렐은 잠시 생각한 후에 “당신이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마십시오. 이것이 토라가 말하는 전부이며 나머지는 해설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가서 토라를 공부하십시오.”

이후로 힐렐의 말을 황금률이라고 칭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은 힐렐로부터 한 걸음 더 나간다.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남에게 원하는 것을 먼저 남에게 해주라신다. 가히 황금률 중의 황금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황금률이야말로 자신과 다른 생각 가진 이들을 대할 때 그리스도인들이 취해야 할 마땅한 태도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이 황금률을 따를 때 최소한 복음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그러면 황금률을 따라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도저히 해줄 수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이 범죄 하거나 불의를 행하는 경우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먼저 해주기란 불가능하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 속에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명성교회의 세습이나 오정현의 거짓과 불의를 대하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따를 수는 없다.

이럴 때 나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도 골방에 가서 기도나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글이나 말로 그것을 알릴 수 있다. 글이나 말로 불의를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들을 찾아가 항의하거나 싸우지 않는다. 하나님 나라는 폭력이 없는 평화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솝 우화에서 볼 수 있듯이 나그네의 모자를 벗길 수 있는 길은 강력한 바람이 아니라 따듯한 햇살을 비추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자신의 옳음을 주장하기 위해 폭력적이 되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되지 않는다. 그것이 가능했다면 예수님께서 체포되시기 전, 열두 군단이 넘는 천사들을 부르셨을 것이다.

그러면 그리스도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없는 것인가.

있다. 나는 그것을 요셉에게서 보고 배웠다. 그의 아내 마리아는 자신과 동침하기 전에 임신을 하였다. 그것은 돌로 쳐 죽여야만 하는 중대한 범죄였다. 그러나 요셉은 그것을 알게 된 후 그 사실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마리아를 돌로 쳐 죽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현실을 용납하지도 않았다. 그는 가만히 끊고자 하였다. 그렇다. 그것은 조용하지만 불의에 항거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나는 명성교회와 사랑의 교회에 단 한 사람도 예배를 드리러 오는 사람들이 없어 김하나와 오정현이 설교를 못했다는 뉴스를 보고 싶다. 주께서 명성교회와 사랑의교회 성도들은 물론 김삼환과 오정현이 불의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분들에게 요셉과 같이 가만히 끊을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시기를 기도한다. 주님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이 기도에 동참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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