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쁜 남북미 정상회담… 북미평화협정이 비핵화 지름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4월의 남북정상회담과 5월의 북미정상회담이 전격 합의되자, 미국 등 전 세계 언론이 이를 일제히 긴급뉴스로 보도, 트럼프, 문재인, 김정은 등 3국 수장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놀랄 만한 성과를 올렸다‘고 극찬했다.

3월 8일 오후 백악관에 도착 즉시 정의용 안보실장이 백악관 고위직 20명 앞에서 방북 경과 브리핑을 하고 있던 중, 원래 마지막 날 보고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대통령실에서 갑자기 ‘당장 보고하라’는 전갈이 와 정 실장은 허겁지겁 브리핑을 중단,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가 상세히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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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김현철 기자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만나 정상회담을 개최하면, 역사적인 타결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언을 듣자마자 흥분한 트럼프는 “알았다. 알았다. 북한에 내가 그렇게 한다고 전해 달라. 그(김정은)에게 ‘예스(yes)’라고 전해달라”고 했다. 이는 45분간 보고 받은 후의 역사적 결정이었다.

트럼프의 너무 급작스런 결정에 이를 옆에서 근심스럽게 지켜보던 백악관 고위관료 13명에게 트럼프는 “거봐라. 대화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는 게 미국 언론의 보도다.

특히 트럼프는 그 후 바로 평소 나타나지 않던 기자실에까지 내려가 “한국 관리들로부터 곧 중대발표가 있을 것”이니 가보라고 알려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요미우리신문> 3월 11일치를 보면, 김정은이 정 실장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제의하기 훨씬 전부터 트럼프는 유엔루트(주유엔북한대사?)를 통해 계속 대답을 주지 않는 김정은에게 회담의사를 몇 차례나 전했다고 한다.

김정은의 대답이 너무 궁금해, 정 실장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트럼프는 보고 받은 즉시 “예스”라고 답한 것이다.

북핵을 둘러싸고 전임 미국 대통령 누구도 못한 북미회담인데다 다가오는 미국 중간 선거, 러시아 및 여성 스캔들 등 국내여건을 호전시키기 위한 카드로 트럼프는 북핵 문제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막말, 돌출적인 발언, 기이한 행동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전쟁 불안으로 몰고 갔던 트럼프였다. 그런데 그가 아니었다면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남북정상회담, 세계평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을 그토록 쉽게 기대할 수는 없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 중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북한 비핵화’?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한다

 


그런데 방북특사단이 들고 온 남북 합의서 6개 조항 중 앞으로 북미 간 합의를 도출하는 데 가장 난제가 될 내용은, 바로 미국이 최근에 열망해 온 북한의 ‘비핵화’다.

6개 조항 중 비핵화 관련 내용은 ‘한반도의 비핵화도 논의할 수 있다‘는 구절인데 이를 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킬 목적 때문이었는지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이라고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했고, 이것이 그대로 트럼프에게까지 전달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 수십 년간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는 ’무조건’이 아닌 ‘대북 군사적 위협 제거, 북한 체제 안전 보장’, 즉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 후 양국 간 정식 수교라는 ‘한반도 비핵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시 말해,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의 비핵화’는 북한만의 비핵화가 아닌, 북한에 위협이 되는 한반도 주변(한국, 일본, 괌, 오키나와, 하와이 등 주둔 미군의 모든 전략자산)의 핵무력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은 2013년 4월 18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에서 분명히 제시되었고, 또 그 이전 2005년 9월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제4차 6자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 내용 중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에 포함된 것이다.

북한의 보릿고개 때 내국민 수백만 아시자가 속출하는 비극(1995~1998)까지 보며 피눈물을 흘리면서도 이를 악물고 장장 40년에 걸쳐 개발하여 이제는 더 이상 실험조차 필요 없는 완성된 핵무력은 북한엔 미국의 침략을 막을 유일한 생명줄이다.

이를 지금 북한이 무조건 폐기한다면, 결국 미국의 침략을 유도해서 스스로 제2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카다피 신세를 감수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북한은 자기네가 살기 위해서 오래 전부터 ‘비핵화’는 전 세계의 비핵화, 또는 미국의 비핵화와 동시에만 가능하다고 버텨왔고, 그 조건을 최소화시켜 위에서 말한 ‘미국의 대북 군사압력 제거와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이라는 북의 비핵화 조건을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으로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주장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앞으로 있을 북미 대화에서, 미국의 끈질긴 요구에도 북이 끝내 북한만의 비핵화를 거부할 경우, 미국은 3차대전을 승리로 이끌 능력이 없는 한, 최근까지도 ‘무조건 대화를 시작하자‘했던 자세로 되돌아가, 못이기는 척 북의 ‘핵동결‘ 조건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는 현명함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 후 북미회담이 끝나고 북미평화협정을 맺게 되면 자동적으로 정식 수교로 이어져 대북 적대시정책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따로 북의 비핵화 주장으로 시간을 낭비하느니 북미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양국이 성실한 회담을 이어가는 일이 급선무다.



세계 외교무대 화려하게 등장한 김정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인물은 남.북.미 3국 수장 중 단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라는 게 세계적인 시각이다.

젊은 지도자(34)로서 세계에 이런 큰 파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김 위원장은 최고의 승리자다. 그에 대한 국제적 인정, 북한의 위상 강화, 더해서 북한 국내의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 증진 등 그는 처음 내딛는 세계 외교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고 국내에서는 보다 튼튼한 반석위에 섰다.

이제 이들 3국 수장들의 노력으로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와 민족 통일의 길이 70년 만에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남북 공동 번영의 길을 열 소중한 기회가 마련됐다. 우리가 성공해낸다면 대한민국이 주역이 되어 앞으로 두 달 사이에 세계사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만들어지는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우리 모두 기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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