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포장 '라이트' '마일드', 유해성 감소와 상관 없어

 

(로스앤젤레스) 홍병식(칼럼니스트) = 미국 수퍼볼 경기에 광고를 삽입하려면 1초당 10만 달러 이상 지불해야 하는데 이와 같이 물쓰듯 광고비를 지출하는 기업들이 뭣을 광고하는지 생각해봄직합니다.

 

원칙적으로 광고란 상품의 참 가치를 알린다는 사명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홍수처럼 다가오는 광고에 진실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을까요?

 

한 제빵 회사는 자사제 식빵을 먹으면 체중이 감소된다고 광고를 했습니다. 사실을 조사해보니 그 빵의 칼로리 함유량이 경쟁사의 식빵과 같았습니다. 단 체중을 감소시킨다는 광고를 한 식빵은 경쟁사의 식빵보다 약간 얇았습니다.

 

그러니 그 식빵 한쪽은 경쟁사의 식빵보다 칼로리 함유량이 낮을 것은 당연하겠지요. 이 식빵의 광고가 진실을 알리는 광고입니까? 아니면 교묘하게 소비자를 속이는 광고입니까? 맥주나 식료품의 광고에 'Light' 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됩니다. 이 'Light' 라는 뜻이 뭣일까요?

 

특히 담배회사들은 담배의 유해성 때문에 일반 매체에 광고를 할 수 없도록 정부가 조치했습니다. 그러나 담배의 포장에는 “Light”, “Mild”, 또는 “Low Tar” 라는 용어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식품의약국의 조사에 의하면 이런 용어로 표현된 답배의 유해성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용어들이 소비자들, 특히 미성년자들을 오도한다고 해서 최근에는 이런 용어를 사용 못하도록 식품의약청이 명령을 내렸습니다. 1990년 한 해에만 해도 흡연에 관련된 질병으로 미국내에서 40만 명이 사망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흡연에 연관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연간 750억 달러가 소요되고 있다고 하는데 소비자를 오도하는 용어나 광고를 정부가 금지시킨 것은 옳은 조치였습니다.

 

소비자를 오도하는 행위는 지탄을 받아야 하겠지만 상품이 지니고 있는 위험성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는 행위는 어떻습니까? 상품을 출시할 때 상품이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을 제조사가 몰랐을 경우도 있겠지만 상품 때문에 소비자가 죽거나 다쳤으면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즉시 그 상품의 위험성을 신속히 그리고 정확하게 소비자들에게 알릴 의무가 상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잔디를 깎는 기계로 인하여 연간 7만8000 명이 응급실에 실려 가고 가정에서 사용하는 각종 도구로 인하여 응급실을 찾아가는 환자도 86만 명, 그리고 가전 제품에 감전되어 연간 200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합니다. 물론 소비자의 부주의가 큰 원인이겠지만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기업은 있을 수 있는 모든 위험성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소비자들에게 알려야 할 것입니다.

 

소비자의 안전성을 높이려면 그에 따른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사고를 100% 없애는 자동차를 설계하여 시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자동차는 한 대당 200만 달러 정도의 가격이 따르게 됩니다.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200만 달러의 자동차를 구입할 소비자가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그래도 일반 대중의 안전을 위해서 혈중 알코홀 농도가 일정수치를 넘는 운전자가 자동차를 시동할 수 없게 하는 장치는 그 시판과 장착이 허용되지만 안전ㅤㅂㅔㅌ트를 착용해야 시동할 수 있는 장치는 입법화되지 못했습니다.

 

안전 벨트를 착용해야 시동할 수 있는 장치를 소비자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취중운전을 방지하려는 취지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취중운전은 남을 해칠 수 있지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운전자 자신이 해를 입게 된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가격을 피하겠다는 것이 그런 장치 장착이 입법화 되지 못한 이유였습니다.

 

기타 어린 아이들의 심리를 작용하는 광고에도 진실을 알리도록 소비자의 압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12세 이하의 아동이 연간 500억 달러를 사용하고 십대의 청소년 소녀들이 연간 2120억 달러를 시용하는 현실인 만큼 모든 상품의 진실과 유해성을 제대로 알리라는 소비자의 요구는 더욱 강해져야 할 것입니다. 과장, 기만, 허위, 유해정보의 의도적인 누락, 등이 발을 못 붙일 기업환경이 언제 있게 될지 모르지만 그런 날을 기대해 봅시다.

  • |
  1. hong.jpg (File Size:4.1KB/Download:1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천만 신빈곤층 시대가 온다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굳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아니더라도 쉽게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도 너 따위가 무슨 근거로 이런 예견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고차원의 존재로부터 채널링으로 받았다고 해두자.   마르크스가 예견했듯이 자본주의의 대표적...

    천만 신빈곤층 시대가 온다
  • “미국 제재 계속하면 우리 갈 길 가겠다”

    김정은 신년사 핵심은 ‘평화’와 ‘경제건설’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발표된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 첫머리는 세계 각국 수반에게 보내는 인사로 장식했다. 이제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갖춘 ‘북한은 강대국들과 함...

    “미국 제재 계속하면 우리 갈 길 가겠다”
  • 마음 떨어질때는.. file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낙심’(落心) 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떨어질 낙’ 에 ‘마음 심’이니 말 그대로 마음이 떨어진다는, 떨어져 버렸다는 뜻이 의미가 될 것입니다.   내게도 요즘 마음 떨어지는 일들이 많습니다. 촛불 혁명으로 세워진 민주 정부 두 해를 ...

    마음 떨어질때는..
  • 히마찰과 마지막 운행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첫 승객과 가이암(Gaiam)         새벽 5시, 출발 준비를 했다. 남자 두 명이 찾아 왔다. 자신들은 팀 드라이버인데 한 명을 다음 주유소까지 태워달라고 했다. 나는 망설였다. 일단 규정에 어긋난다. 회사에 미리 얘기하지 않은 사람을 ...

    히마찰과 마지막 운행
  • 미국 사회가 꼽는 ‘무례 행위’ 12가지 file

    공공장소 에티켓 중히 여기는 미국인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영국인과 뿌리가 같은 미 청교도 후손들은 에티켓을 무척 중요시한다. 나름대로 전통을 중시하는 백인들이 몰려 살고 있는 동네 수퍼마켓에서는 손님들끼리 지나치며 다정한 '헬로' 를 여전...

    미국 사회가 꼽는 ‘무례 행위’ 12가지
  • 본향 그리다 file

          <시선>         본향 그리다         호월(올랜도 거주 금관시인)     내 본향은 달   달이 오르면   달을 향해 하울링^   달로 돌아가고 싶어   안타까운 마음의 소리를 낸다       야생성에 겁 먹은 인간들   위험한 동물로 취급하지만   나는 그저 생존하려고 ...

    본향 그리다
  • 자녀들을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시켜라! file

    [교육칼럼] 카운슬러 상담, 시관 관리, 변화 수용 등 다양한 해결책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요즘 십대 학생들은 스트레스가 너무 과중해 하루 종일 자기도 하고, 심하게 짜증을 부리는가 하면 최악의 경우 마약, 알콜에 빠지거나 자살을...

    자녀들을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시켜라!
  • 내가 살고있는 집, 어떻게 지어졌나? file

    기초 다지기, 외벽쌓기 등 기초공법 알면 집에 대한 이해에 도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의 단독주택은 크게 '트랙 홈'(Tract home)과 '커스텀 홈'(Custom Home), 그리고 '제조 홈'(Manufacture Home)으로 나뉜다. 이는 건물의 형태가 아닌 건축 방...

    내가 살고있는 집, 어떻게 지어졌나?
  • E-2 비자란? file

    [이민법 상담] 투자 업종 무제한, 본국 또는 제3국서도 신청 가능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위일선 변호사 = 흔히 E 비자로 불리는 투자 비자는 미국과 상호 투자 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들에게만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 비자이다. 미국과 상호 투자 협정을 체결한 국...

    E-2 비자란?
  •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광고, 얼마나 진실한가 file

    담배 포장 '라이트' '마일드', 유해성 감소와 상관 없어   (로스앤젤레스) 홍병식(칼럼니스트) = 미국 수퍼볼 경기에 광고를 삽입하려면 1초당 10만 달러 이상 지불해야 하는데 이와 같이 물쓰듯 광고비를 지출하는 기업들이 뭣을 광고하는지 생각해봄직합니다.   원칙적...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광고, 얼마나 진실한가
  • 나는 왜 글을 쓰는가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오전 9시, (동부시간 10시)에 월마트에서 출발했다. London은 동부시간대에 속한다. 1시간 20분이면 도착할 줄 알았던 런던 월마트는 두 시간 넘게 걸렸다. 국도 최고 속도가 55마일로 제한인데다 가파른 언덕이 많았다.   월마트를 지나 ...

    나는 왜 글을 쓰는가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갑질 file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갑질’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Wikipedia'에서는 ’갑질‘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Gapjil (Hangul: 갑질) refers to the arrogant and authoritarian attitude or actions of people in South Korea who have positions of power ...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갑질
  • 소소한 배려가 이웃을 행복하게 한다 file

    한 UPS 배달원의 배려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신형주(한의사) = 내 사무실엔 일주일에 한 두 번씩 UPS로 물품이 배달된다. 물론 내가 주문한 물건들이다. 배달원 A는 항상 웃는 표정으로 사무실을 들어온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그는 물건을 사무실 뒤쪽까지 옮겨 놓...

    소소한 배려가 이웃을 행복하게 한다
  • 타로카드를 뽑았더니 file

    남녘은 가을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남쪽은 가을이다. 단풍도 그대로다. 추웠다가 따뜻해지니 봄이 온 것 같다.   일어나니 다들 떠나고 남아 있는 트럭은 몇 대 안 된다. 어제 남은 밥으로 미음을 끓였다. 오전 10시, 다시 출발했다.   I-24번 고속도로. 몇...

    타로카드를 뽑았더니
  • 2019년은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

    60년만에 돌아와, 온화한 성격과 유순함, 의식 풍족함이 특징   ▲ 한국 우정사업본부가 2019년 황금 돼지해를 맞아 발행한 기념 우표. 눈 맞는 아기 돼지 모습(왼쪽)과 설빔 입은 아기 돼지(오른쪽)   (올랜도) 최정희 기자 =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돼지'의 해다. 7...

    2019년은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
  • 치매가 은근히 걱정되는 나이에는…

    운동, 혈당 조절, 스트레스 관리 등 예방에 나서야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 교수) = 저는 대학원 학생들을 가르치며 그들의 논문을 지도하는 등 분주하고 바쁜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80대 상반에 접어들면서 분명히 기억...

    치매가 은근히 걱정되는 나이에는…
  • 십대 자녀의 흡연, 어떻게 다룰까(2)

    [교육칼럼] 먼저 흡연 위험성 진지하게 파악해야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마약의 경우는 제재도 강력하고 한 번 걸리게 되면 여러 가지 선도 프로그램이 있지만 담배는 별로 강한 제재를 가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손을 대는데 사...

    십대 자녀의 흡연, 어떻게 다룰까(2)
  • 미국은 진정 ‘한반도 비핵화’ 의지 있나?

    [시류청론] 패권주의 포기가 해결책… 새해엔 남북자유왕래 길 열리길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19일 후보 때의 ‘해외주둔미군철수’ 공약대로 시리아 주둔 미군 전원과 아프간 주둔 미군 절반을 우선 철수하겠다고 언론 공개 전에 전...

    미국은 진정 ‘한반도 비핵화’ 의지 있나?
  • 아버지의 칼자국 file

    우리의 자부심은 어디에 있나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아버지의 오른쪽 엄지손가락에는 다섯 개의 선명한 칼자국이 있다. 학도병(學徒兵)으로 끌려가 훈련을 받던 중 동상에 걸리셨던 것이다. 하지만 일본 군의관은 곪은 것으로 알았다. 전쟁 말기 후방인 평...

    아버지의 칼자국
  • 딸이 만든 성탄카드 file

    Newsroh=이계선 칼럼니스트     “12월이 됐는데도 아빠가 크리스마스카드 만들 기미가 통 안 보이는 군요. 전같으면 벌써 카드를 보내어 11월부터 크리스마스 기분이였는데...”   “피곤하구나. 엄마 말대로 금년에는 돈 주고 몇장사서 보내고 말련다”   “돈 주고 산 카드...

    딸이 만든 성탄카드